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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14] 부산에 부는 '차이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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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14] 부산에 부는 '차이나' 바람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0.03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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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Q 용원중기자] # 장면 1. 해운대 중심부에 101층 규모의 관광리조트 ‘엘시티’ 부지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5월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 도입 이후 세계 1위의 중국 건설기업 CSCEC(China Construction Engineering Corp)가 ‘엘시티’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일정 지분을 투자하는 계약이라 부산항 개항 이후 최대 민간투자사업이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3조4000억원에 이르는 시공권이 중국 업체에 넘어감으로써 향후 중국 자본의 부산행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 장면 2.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대만영화 ‘군중낙원’. 폐막작은 홍콩영화 ‘갱스터의 월급’. 유례없이 개폐막작이 모두 중화권 자기장 안에 들어갔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중국 여감독 허안화에게 돌아갔다. 2일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국내 톱스타들이 아닌 최근 김태용 감독과 결혼한 중국 여배우 탕웨이였다.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군중낙원'의 감독 및 배우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인 부산에 부는 ‘차이나 바람’이 매섭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진출한 영화 4편 가운데 중국영화가 절반에 이른다. 장이모우 감독의 ‘5일의 마중’과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는 문화대혁명 등 정치적인 격변기가 배경인 중국색 짙은 작품들이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는 중국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쿠와 MOU를 체결하고, 신인감독을 육성하는 ‘아시아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시작한다. 인재 발굴부터 영화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협업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인 및 기성감독 4명씩 총 8명을 선정해 단편영화 제작 기회를 제공하며, 유쿠는 완성작 중 한 편을 선정, 장편 제작을 지원한다.

중국 대중문화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유쿠의 동영상 플랫폼이 결정적 역할을 했기에 부산영화제 측은 유쿠의 파급력에 한껏 기대를 걸고 있다. 유쿠 웨이밍 회장은 MOU 체결을 위해 부산을 찾았다.

양국의 영화 제작진이 합작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오기환 감독의 ‘이별계약’은 지난해 중국에서 1억9000만 위안을 벌어들였으며 안병기 감독의 공포영화 ‘필선’ 시리즈도 중국에서 큰 흥행성적을 거뒀다. 이어 장윤현 감독이 '평안도'를 중국에서 촬영해 올 하반기 개봉을 준비하고 있으며 김상진 감독도 중국 프로젝트를 가시화하는 등 한국 감독의 중국 진출은 점차 확산하는 중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실력을 입증했던 감독들이 국내 투자자를 찾지 못해 몇 년씩 ‘공치는’ 현실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눈길을 끄는 중이다.

▲ 부산국제영화제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배우 성동일-성준 부자가 중국판 '아빠 어디가'인 영화 '아빠의 휴가'(감독 왕웨룬) 출연진과 개막식에 참석했으며, 4일 열리는 ‘차이나 미츠 코리아 인 부산’은 한·중 영화 제작진이 모이는 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강제규 감독에게 전쟁 블록버스터 ‘동극대영구’ 연출을 제의한 중국 둥하이영화그룹은 부산을 찾아 자사가 준비 중인 작품을 소개한다.

중국 영화 '5일의 마중'으로 내한한 장자오 프로듀서는 "부산은 아시아 영화의 허브다. 이곳에서 한국영화의 발전상을 확인했다. 앞으로 중국과 한국간 영화산업에 있어서 활발한 교류를 모색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영화시장 규모는 막대해졌지만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위상을 가진 영화제가 하나도 없기에 '부산'에 적극 관심을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한 영화인 역시 “한국의 세련된 콘텐츠와 인적 네트워킹, 축적된 노하우와 중국의 자본이 결합함으로써 양국 영화계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서로 윈윈하는 과정을 밟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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