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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마음고생 날린 LG트윈스 유강남, 악으로 만든 결승홈런·허프 쾌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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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마음고생 날린 LG트윈스 유강남, 악으로 만든 결승홈런·허프 쾌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0.16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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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3차전 데일리 MVP, "정성훈 선배 조언, 팬 환호 듣고 넘어간 것 알아"

[잠실=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유강남의 속은 타들어갔다. 선배 정상호만 나오면 LG 트윈스의 경기력이 좋았는데 자신이 선발 마스크만 쓰면 졌다. 전의를 불태웠다. 그리고 해냈다.

유강남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0-0이던 4회말 때린 투런포가 결승타였다.

유강남은 가을야구 들어 정상호와 비교를 받은 부분에 대해 “부담스러웠고 힘들었다. 다른 투수들이나 선수도 보기 때문에 포수로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악으로 깡으로 임했다. 그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지더라도 후회 없이 하자. 구종 선택할 때도 허프와 나를 믿고 안 맞는다 확신하고 승부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허프와 환상호흡을 자랑했기에 기회를 받았다. 그는 “분석하느라 새벽 3시에 잠들었다”며 “일어났는데 개운하질 않더라. 계속 몸을 풀고 움직이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찰떡궁합은 가을야구에서도 유효했다. 유강남과 허프 배터리는 7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빠른공과 체인지업 투피치 위주인 허프라는 걸 알면서도 넥센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유강남은 “패를 까니까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온다. 허프는 몰리는 공을 던지지 않는다”며 “카운트가 유리해서 투수가 이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패턴을 오히려 역이용한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허프는 “유강남에게 더 원하는 건 없다. 지금까지 잘 해왔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특별한 주문사항이 없다”고 파트너를 치켜세웠다.

본업인 안방 업무를 훌륭히 수행한 유강남은 타석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MVP를 수상한 그는 부상으로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뱅크 타이어 교환권을 받았다.

유강남은 “첫 타석인 전 타석 득점권에서 제 스윙을 못 했다”며 힘을 100% 못 쓰고 어이없게 물러났다“며 선배 정성훈에게 공을 돌렸다.

유강남은 “선배님이 한가운데 슬라이더 실투성 공을 왜 못 쳤나 그러시더라”며 “어차피 못 치는 데 후회 없이 돌리자. 초구부터 돌리자고 생각했다”고 홈런 상황을 떠올렸다.

“맞았을 때 타구가 나가더라. 외야수가 뛰어가기에 안 넘어가나 해서 빨리 뛰었다”는 유강남은 “넘어간 줄도 몰랐는데 환호 듣고 넘어간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간 느꼈던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한 마디도 덧붙였다.

“(다이아몬드를) 도는데 울컥하면서 힘들었던 게 생각났다.”

경기 종료 직후 잠실에는 유강남의 응원가가 수차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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