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30 07:02 (화)
아듀! 인천의 밤, 도전을 도운 '등 뒤의 사람들' 기억하며
상태바
아듀! 인천의 밤, 도전을 도운 '등 뒤의 사람들' 기억하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04 2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안게임 폐회식 현장] 한국 5회 연속 종합 2위, 중국 1위-북한 7위로 대회 마감

[인천=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이상민 기자] 45억 아시아인을 스포츠 축제로 들뜨게 만들었던 인천의 성화가 꺼졌다. ‘한류 콘서트’라는 오명을 남긴 개회식과는 달리 폐회식에서는 ‘등 뒤의 사람들’을 조명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19일 화려하게 막을 올렸던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이 4일 인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성대한 폐회식을 갖고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제 4년 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시아의 축제가 열린다.

폐회식의 테마는 ‘아시아는 이제 인천을 기억할 것입니다’였다.

주인공은 아시안게임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해온 선수들의 등 뒤에서 선수보다 더 선수를 아끼고 사랑했던 감독과 코치들이었다. 임 감독은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음에도 늘 조연이었던 지도자들의 노고에 초점을 맞췄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한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선수와 임원 36개국 1만5000여 명이 함께 했다.

▲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대장정을 뒤로 하고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79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84개로 5회 연속 종합 2위에 올랐다. 중국이 금 151, 은 108, 동 83으로 9회 연속 종합 1위에 오른 가운데 톱 10을 목표로 했던 북한은 금 11, 은 11, 동 14으로 전체 7위에 올라 목표를 달성했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가 정홍원 국무총리,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VIP석에 자리해 참관했다.

45개 물줄기로 아름답게 솟구치는 모습을 나타냈던 성화는 국립무용단의 학춤과 함께 소화됐다. 물과 불이 공존했던 분수 성화가 꺼지며 16일간 아시아를 뜨겁게 달궜던 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다문화 어린이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이 앙증맞은 율동으로 관객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 폐회식의 시작을 알린 김승규의 등번호 ‘1’ 

본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7시가 다가오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 수를 상징하는 45초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대회 기간 내 선수들의 등번호, 36개 종목 경기장 내의 시설물 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숫자가 하나씩 줄어들며 폐회식의 개막이 다가왔다.

42초에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 홍성무, 31초에는 맹타를 휘둘렀던 손아섭의 백넘버가 나왔다. 가장 중요한 1번의 주인공은 한국 축구를 28년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으로 이끈 수문장 김승규였다. 임창우의 득점에 환호하는 김승규의 백넘버가 사라지며 공식 폐회식이 시작됐다.

◆ 달라진 위상 임창우, 최고 인기 스타는 역시 손연재 

퍼펙트 연기로 아시아를 제패한 ‘체조요정’ 손연재(20·연세대), 볼링 4관왕 이나영(28·대전시청), 양궁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이특영(25·광주시청), 사격 여자 스키트에서 정상에 오른 김민지(25·KT)가 여자 선수 대표로 기수로 나섰다.

▲ 손연재를 비롯해 이나영, 이특영, 김민지, 임창우, 이대훈, 여호수아, 조호성 등 8명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28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작렬한 임창우(22·대전), 태권도 남자 63㎏급 금메달리스트 이대훈(22·용인대), 28년만에 육상 단거리에서 메달을 따낸 여호수아(27·인천시청), 아시안게임 5회 출전에 빛나는 조호성(40·서울시청)이 남자 대표 기수로 입장했다.

이나영과 여호수아, 이특영, 김민지가 소개되자 가벼운 박수를 치던 관객들은 임창우가 호명되자 환호를 더했다. 예쁘장한 외모의 이대훈이 소개될 때는 여성팬들이 환호했다. 최고 스타는 역시 손연재였다. ‘요정’의 얼굴이 전광판에 잡히는 순간 열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 국적-입장 순서가 무슨 상관, 하나된 아시아 

10개국 이상의 다문화 어린이 30여 명으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이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나와 ‘아름다운 나라’와 ‘내일이 찾아오면’을 열창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어린이들의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 각국 선수단은 하나되어 씨엔블루의 공연을 즐겼다.

명승부와 감동을 선사했던 45개 참가국 선수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회 운영에 힘써준 자원봉사자들이 순서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밝은 표정으로 입장했다.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일정한 리듬으로 타악기를 치며 흥을 돋웠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방글라데시 선수들은 드러머들의 채를 집고 직접 북을 두드리며 리듬을 탔다.

◆ 한국을 알리는 퍼포먼스들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이 높이 뛰어올라 격파 행진을 시작했다. 관중석에서는 놀랍다는 듯한 탄성이 나왔다. 공중제비를 돌고 점프를 거듭하며 송판을 깨는 퍼포먼스에 관객들의 시선이 한데 모였다.

관중석에서도 들리는 100명의 우렁찬 기합소리, 주먹과 발을 내지르는 절도 있는 동작 하나하나는 한국 국기 태권도의 용맹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국립무용단의 창작무용 ‘천상화’와 소고춤은 한국 특유의 흥과 신명을 보여줬다.

▲ 국기원의 태권도 시범에는 관객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 자카르타에서 만나요! 

김영수 대회 조직위원장은 “큰 잔치의 뒤끝이 그렇듯이 막상 환희와 열정으로 가득했던 무대의 막을 내리려니 아쉬운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며 “아시아의 평화와 우의를 굳게 다진 2014년 인천의 힘찬 함성을 기억하자“며 폐회 공식 연설을 마쳤다.

이어 세이크 아마드 알파드 알사바 OCA 회장이 단상에 올라 “장관을 만들어낸 선수들을 만났고 그들의 실력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며 “제17회 아시안게임의 폐회를 선언한다.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4년 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되는 다음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만나자”고 당부했다.

▲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제18회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태극기 옆에 인도네시아 국기가 게양됐다.

인도네시아의 국기가 게양됐다. OCA 회장이 리따 수보워 인도네시아 체육회 회장에게 대회 성화봉과 대회기를 이양했다. 자카르타 주지사는 1회 대회기를 받았다. 이어 인도네시아 공연단이 준비한 축하공연 ‘경이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 하기노 고스케, ‘별중의 별’ 

박태환과 쑨양(중국)을 제치고 수영에서 금메달 4, 은메달 1, 동메달 1개의 메달을 목에 건 하기노 고스케가 이번 대회 최고의 별로 선정됐다. 말끔한 양복차림으로 스타디움에 들어선 하기노는 대회 공식 주관사인 삼성전자로부터 상을 받았다.

하기노는 지난 사흘에 걸쳐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진행된 기자단 투표에서 1600여 표 중 364표(23%)의 지지를 받아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 하기노 고스케(오른쪽)이 대회 MVP로 선정됐다. 세이크 아마드 알파드 알사바 OCA 회장이 박수를 쳐주며 축하하고 있다.

야오진난(중국·체조), 김은국(북한·역도), 피찬 수리얀(태국·세팍타크로), 차오 이페이(중국·사격), 김재범(유도), 남현희(펜싱)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친 탄생이었다.

17번째, 한국에서 세번째로 열렸던 인천 아시아드 스포츠 축제는 스타들의 환호와 탄식, 그리고 그 등 뒤에서 땀흘린 지도자들을 기억하며 4년 뒤 자카르타의 재회를 기약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