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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토트넘 손흥민과 레버쿠젠 치차리토, 운명의 장난 같은 '7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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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토트넘 손흥민과 레버쿠젠 치차리토, 운명의 장난 같은 '7의 전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18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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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쿠젠, 손흥민 토트넘 이적자금으로 치차리토 영입…UEFA도 양팀 최전방 공격수 출전 예상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별로 큰 상관이 없을 것처럼 보였던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바이어 레버쿠젠)의 인연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둘 다 팀내 중요한 위치를 상징하는 '7번'을 달고 맞붙는다. 이른바 '7의 전쟁'이다.

손흥민과 치차리토는 19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3차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정면 대결을 펼친다.

양 팀의 결정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의 중요한 분수령이다. 현재 AS 모나코가 1승 1무(승점 4)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1승 1패, 승점 3)과 레버쿠젠(2무, 승점 2)이 2, 3위를 달리고 있다. 

만약 토트넘이 레버쿠젠을 꺾는다면 승점 6이 돼 승점차를 4로 벌릴 수 있다. 여기에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릴 레버쿠젠과 두 번째 맞대결에서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승점차 4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데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 조 2위 굳히기가 수월해진다.

◆ 바이 아레나로 돌아온 손흥민, 친정팀 환대는 없다?

역시 승리하려면 골이 중요하다. 물론 승리와 우승을 위해서는 탄탄한 수비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그래도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는 역시 골잡이다. 

토트넘과 레버쿠젠의 중심에는 단연 손흥민과 치차리토가 있다. 모두 올 시즌 팀내 득점 1위를 달릴 정도로 상승세이기 때문에 두 골잡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UEFA 홈페이지는 18일 양팀 라인업 예상에서 손흥민과 치차리토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별한 부상이 없는한 UEFA의 예상이 빗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부진을 완전히 털어버렸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 이적설이 있었지만 지금은 '손흥민이 독일로 이적했다면 토트넘이 어쩔뻔 했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골을 넣으며 이미 지난 시즌 EPL에서 넣었던 골과 타이를 이뤘다. CSKA 모스크바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넣어 시즌 5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손흥민은 함부르크SV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2013~2014 시즌에는 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골까지 터뜨리며 영웅이 됐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친정팀으로 돌아온 소감이 특별하다. 

손흥민은 경기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2년 동안 뛰었던 팀이기에 이번 경기가 특별하다"며 레버쿠젠으로 돌아가는 것이 흥분된다. 팬들과 선수 코치를 보는 것이 행복할 것 같다. 골을 넣어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레버쿠젠이 손흥민을 마냥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이적하는 과정이 다소 매끄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손흥민의 옛 팀 동료인 하칸 찰라노글루도 손흥민에 대한 아쉬운 감정이 섞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손흥민이 레버쿠젠을 챔피언스리그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며 "라치오와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앞둔 훈련에서도 아무런 이적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손흥민이 바이 아레나에서 '돌아온 영웅' 대접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 레버쿠젠의 새로운 7번이 된 치차리토, 골잡이 대전쟁

치차리토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레버쿠젠 공격의 중심이다. 손흥민이 떠나가면서 득점력 저하를 걱정했지만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은 치차리토가 모든 고민을 해결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7골을 넣는 등 모두 26골을 폭발시키며 레버쿠젠의 리그 3위를 이끈 치차리토는 올 시즌도 분데스리가 5골,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골, 챔피언스리그 1골 등 모두 7골을 성공시켰다.

소속팀 레버쿠젠은 3승 1무 3패로 분데스리가에서 10위로 밀려나 있긴 하지만 마인츠05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분데스리가의 강호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손흥민과 치차리토 인연의 끈은 바로 이적에 있다. 토트넘이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인 3000만 유로(374억 원)로 손흥민을 데려왔고 이 금액을 받은 레버쿠젠이 치차리토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200만 유로(150억 원)에 영입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치차리토는 손흥민이 레버쿠젠에 남기고 간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고 바이 아레나로 돌아와 친정팀 레버쿠젠과 만나는 손흥민과 손흥민의 등번호를 그대로 물려받아 맨유에서 설움을 딛고 독일에서 화려한 비상의 나래를 펼친 치차리토의 골잡이 맞대결로 UEFA 챔피언스리그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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