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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상향평준화 프로농구 '냉정과 열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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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상향평준화 프로농구 '냉정과 열정 사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0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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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11일 팡파르] 모비스·LG·SK 우승후보 거론…나머지 7개팀이 다크호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힘을 합쳐 금메달을 따낸 기쁨은 여운으로 남기고 이제 각자의 소속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2014~2015 KCC 프로농구가 11일 드디어 개막을 알린다.

올 시즌 프로농구 역시 팀당 54경기, 모두 270경기에 걸쳐 내년 3월까지 6개월의 대장정 페넌트레이스를 보낸 뒤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특히 이번 시즌은 토종 빅맨들의 득세와 자유계약선수(FA)의 이동, 금메달 주역의 병역 혜택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 서울 SK 등은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나머지 팀들이 모두 다크호스로 평가될 정도로 전력이 고르게 상향 평준화됐다.

그러나 어느 팀에나 약점은 있는 법이다. 상대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팀이 있다면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진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대혈전을 치를 10개 팀들의 강점과 아킬레스건을 분석한다.

▲ 울산 모비스는 양동근과 함지훈 등 기존 챔피언 멤버들이 모두 팀에 있기 때문에 호흡과 조직력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진=KBL 제공]

◆ 모비스 - 우승 주역 그대로, 유재학 감독 공백 변수

모비스의 강점은 우승 주역들이 대부분 남아 있다는 것이다. 벌써 KBL에서 아홉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백전노장이 된 가드 양동근(33)과 파워 포워드로 골밑 싸움까지 책임져주는 함지훈(30)이 건재하다. 모비스에서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보내는 문태영(36) 역시 탁월한 득점 감각이 여전하다.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5) 역시 2012~2013 시즌부터 모비스에서 뛰며 모비스에 최적화된 선수가 됐다. 그러나 한 번도 모비스에서 뛰어본 적이 없는 아이라 클라크(39)가 얼마나 해줄지가 관건이다. 클라크는 KBL에서 네 시즌을 뛰었지만 득점력은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다. 나이도 적지 않아 주로 교체 선수로 뛸 전망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바로 유재학(51) 감독이다. 유재학 감독은 농구 대표팀을 지도하느라 거의 5개월 가까이 팀을 떠나 있었다. 김재훈(42) 조동현(38) 코치 등 코칭스태프들이 유 감독을 대신해 팀을 이끌었지만 유 감독의 뜻대로 100% 조련됐을지는 알 수 없다.

◆ LG - 김종규 위력 여전, 문태종 체력 괜찮을까

LG의 강점은 믿을 수 있는 토종 빅맨 김종규(23). 지난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LG에 입단해 소속팀을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김종규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올 시즌 역시 기대를 모은다.

또 지난 시즌 LG를 함께 이끌었던 두 외국인 선수 크리스 메시(37)와 데이본 제퍼슨(28) 역시 건재하다. 자유계약선수(FA)였던 문태종(39)과 재계약을 맺은 것 역시 안심된다.

하지만 문태종은 강점이기도 하지만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벌써 문태종의 나이가 39세로 우리나라 나이로 40대에 들어섰다.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로 유명하긴 하지만 농구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을 맞춰 컨디션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가 컨디션과 체력이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

◆ SK - 김선형·최부경 호흡 여전, 변기훈 공백 숙제

SK도 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가드 김선형(26)과 토종 빅맨 최부경(25)의 호흡은 이미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벌써 세 시즌째 됐으니 이젠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됐다.

또 박상오(33)와 주희정(37), 김민수(32) 등 기존 국내 선수와 애런 헤인즈(33), 코트니 심스(31) 등 외국인 선수 역시 든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에 SK의 전력 누수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변기훈(25)이 상무에 입대한 공백이 커 보인다. 지난 시즌 3점슛상을 받았을 정도로 탁월한 외곽슛 능력을 갖고 있는 변기훈의 결장으로 SK는 당장 슈팅가드 한명을 더 구해야 했다. 문경은 감독은 신재호(23)에게 이 자리를 메워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변기훈만큼 활약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 창원 LG는 지난 시즌 신인왕 김종규가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사진=KBL 제공]

◆ 전자랜드 - 조직력 앞세운 팀 컬러 전통, 골밑은 더욱 약화

인천 전자랜드는 전통적으로 유도훈 감독의 지도력 아래 조직력을 앞세운 팀 컬러를 갖고 있다. 전자랜드에는 특출한 선수가 없지만 언제나 끈끈한 경기 내용을 보여준다.

다만 전자랜드가 트레이드로 찰스 로드(29)를 보내고 테렌스 레더(33)를 데려온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이었는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레더가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이긴 하지만 골밑 싸움에 있어서는 얼마나 최고의 활약을 해줄지 미지수다. 로드가 지난 시즌 벤치 외국인 선수로 뛰었음에도 경기 평균 5개 이상의 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켜줬기 때문에 가뜩이나 골밑에 약점을 보이고 있는 전자랜드로서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 KT - 전창진 감독과 로드의 '애증 관계' 득 또는 실

전창진 감독은 시즌 개막 직전 트레이드를 통해 로드를 데려왔다. 그러나 전 감독과 로드는 애정과 애증의 관계를 오고갔다.

정규시즌을 치르면서는 로드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을 주면서도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로드에게 호통을 치고 혼을 내는 전창진 감독의 모습이 많이 목격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창진 감독은 "모두가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에 혼내는 것이지, 관심이 없고 발전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혼도 내지 않는다"고 말한다.

로드가 전창진 감독의 뜻대로 움직여준다면 그동안 골밑에서 큰 약점을 보였던 KT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로드가 또 다시 전창진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중도 퇴출도 각오해야 한다.

◆ 오리온스 - 이승현 골밑 강화, 신인으로서 아직 불안감

고양 오리온스는 최진수(25)의 상무 입대로 생긴 공백을 신인 이승현(22)에게 맡긴다. 이승현은 대학농구리그에서 고려대를 무적으로 이끈 주역이었다. 특히 올해는 3점슛 능력까지 장착해 내외곽을 넘나드는 파워 포워드로 변신했다.

하지만 이승현에게 약점은 역시 신인이라는 점이다. 루키는 가능성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활약을 펼쳐줄 수도 있지만 자칫 프로농구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면 오리온스에게 크나큰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

◆ KCC - 하승진의 복귀, 체력·경기 감각·김태술과 호흡 주목

전주 KCC의 가장 큰 호재는 역시 하승진(29)이 복귀했다는 점이다. 하승진이 들어오면서 골밑은 10개 구단 가운데 최강이 됐다.

그러나 하승진이 2년 동안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자신할 수 없다. 2년을 쉬었기 때문에 체력과 컨디션도 최상으로 맞춰질지가 의문이다.

물론 김태술(30)과 호흡도 중요하다. KCC는 하승진의 복귀에 때 맞춰 최고의 포인트가드인 김태술을 전격적으로 데려왔다. 전태풍(34)과 하승진의 찰떡궁합을 보이며 KCC를 무적으로 이끌었듯이 김태술과 호흡이 잘 맞는다면 KCC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 전주 KCC는 하승진이 2년만에 프로농구 무대에 복귀한다. 그러나 아직 김태술과 호흡 문제와 경기 감각이 관건이다. [사진=KBL 제공]

◆ 삼성 - 최고의 외국인 선수 영입, 골밑 보강은 부족

서울 삼성은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리오 라이온스(27)와 키스 클랜턴(24)을 데려왔다. 라이온스의 경우 206cm에 115kg의 탄탄한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는데다 슛 감각도 좋아 삼성의 공격력을 배가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단 이상민(42) 감독이 첫 지도자로 출발한다는 것은 분명 불안한 점이다. 이상민 감독이 선수 현역시절 뛰어난 포인트가드였다고 해도 지도자는 또 다른 얘기다.

또 이상민 감독이 기대했던 골밑 보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송창무(32)를 데려오긴 했지만 그는 LG에서 다섯 시즌을 뛰면서 철저한 식스맨이었다.

◆ KGC - 오세근의 전격 합류, 강병현 제몫 해줄까

오세근(27)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으면서 다음 달 팀에 복귀한다. 골밑을 지켜줄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오세근의 합류는 천군만마와 같다.

하지만 안양 KGC는 김태술을 잃었다. 김태술의 리딩 능력으로 KGC는 2011~2012 시즌 정상에 오를 수 있었지만 이젠 탁월한 포인트가드가 팀 내에 없다.

강병현(29)이 대신 들어오긴 했지만 그는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닌 슈팅가드에 가깝다.

◆ 동부 - 노장 김주성의 맹활약과 나이 걱정 '양면의 동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인 김주성(35)은 장점이자 약점이다. 원주 동부를 지탱해왔던 8할 이상이 바로 김주성이었다. 그러나 김주성도 이제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 체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김주성은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에 종종 부상을 당하곤 했다. 실제로 최근 다섯 시즌 동안 54경기 모든 경기를 나온 적은 한 번도 없고 40경기 미만을 뛴 경기가 세 차례나 된다.

그런 만큼 골밑에서 든든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동부에게 김주성의 맹활약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나이가 적지 않다는 점은 숙제로 남는다. 김주성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동부의 성적은 다시 한 번 바닥을 헤맬 수밖에 없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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