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2 09:45 (목)
[캐릭터Q]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고세원, 능력도 없고 눈치도 없고 찌질해서 웃픈 백수 사위
상태바
[캐릭터Q]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고세원, 능력도 없고 눈치도 없고 찌질해서 웃픈 백수 사위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1.16 0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재벌 회장님이나 재벌 2세 후계자도, 능력 넘치는 대기업 본부장님이나 실장님도 등장하지 않는 철저한 서민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도 유독 찌질하고 불쌍해서 웃음을 자아내는 캐릭터가 있다. 주인공 김현숙의 제부로 등장하는 백수사위 고세원이다.

2007년 첫 시즌을 방송한 이후 10년 동안 15개의 시즌을 거치며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의 위엄을 자랑하고 있는 tvN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주인공 이영애(김현숙 분)의 동생 이영채(정다혜 분)의 남편, 즉 이영애의 제부인 김혁규(고세원 분)는 '막돼먹은 영애씨'에서도 단연 손에 꼽는 장수 캐릭터이자 인기 캐릭터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막영애15) [사진 =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막영애15) 방송화면 캡처]

그동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15개의 시즌에 모두 출연한 배우는 주인공 이영애를 연기한 김현숙과 이영애의 부모님으로 등장하는 김정사와 송민형(이귀현 역), 그리고 낙원사의 영업과장 윤서현 등 네 명이 전부다. 그 뒤를 이어 여동생 이영채를 연기한 정다혜와 고세원, 그리고 낙원사의 정지순까지 세 명이 15개의 시즌 중 13개의 시즌에 출연해 그 뒤를 잇고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에 나오는 인물들 중 누구 하나 애달프고 찌든 삶의 사연 하나 안 간직한 사람은 없지만, 그 중에서도 고세원이 연기한 '김혁규'는 유난히도 찌질하고 애달픈 캐릭터다. 대학생 때 덜컥 정다혜와 사고를 쳐서 임신하는 바람에 결혼은 했지만, 취업도 못하고 능력도 없다보니 매일 집구석에서 장모 김정하에게 온갖 구박은 다 받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래도 고세원은 '막돼먹은 영애씨' 초반에는 자유영혼을 가진 인물로 나름의 '멋'이라도 있었지만, 시즌을 거듭하며 등장인물들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구차하고 서글퍼지고 있다. 이미 공무원 시험도 오래전에 그만뒀고, 특히 지난해 방송된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4'에서는 중국에 아버지 친구 사업을 도우러 간 일도 실패하고 돌아와 공인중개사 시험을 고시처럼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처형인 김현숙을 따라 제주도에 일을 도와준다고 갔다가 사기를 당해 김현숙하고 제주도에서 거지 신세로 지내기까지 했다.

고세원의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울로 돌아온 후에도 여전히 백수 신세는 면치 못하고 있고, 장모 김정하의 구박은 날이 갈수록 더욱 강도를 더해가기만 한다. 제딴에는 냉장고에 남겨놓은 갈비찜을 처형 김현숙 몫이라고 안 먹고 참은 뒤 냉장고 구석에 있던 자투리 야채로 볶음밥이나 해먹겠다고 했지만, 아이 이유식하려고 다져놓은 야채를 먹는다고 구박을 듣고, 딸을 보육원에 데려다주라는 말에 아침드라마 봐야 한다고 말했다가 온갖 욕을 다 듣는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막영애15) [사진 =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막영애15) 방송화면 캡처]

15일 방송된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6회에서는 게다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인 남자로서의 자존심마저 부러지는 일대 사건이 벌어진다. 출산 후 경력단절로 역시 백수로 지내던 아내 정다혜가 겨우 헬스클럽 트레이너 자리를 구해 일을 나갔지만, 아내에게 따뜻한 사골국물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아내가 착 달라붙는 운동복을 입고 '호박고구마' 권혁수 등 늑대같은 사내놈들 앞에서 처녀 행세를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만 것이다.

게다가 딸아이 기저귀값이 너무 비싸다고 나름 지갑사정을 생각해 싼 기저귀를 샀다가 아내에게 "싼 기저귀 썼다가 저번처럼 습진 생기면 어떻게 하냐? 기저귀 값 하나에 벌벌 떠는 그 심정을 아냐?"며 자존심이란 것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처절하게 짓밟힌다.

그래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는 지난 시즌부터 '막영애'의 '불쌍함'과 '찌질함'을 홀로 담당해오던 고세원의 반격이 시작되는 시즌이기도 하다. 다음주 방송될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7회에서 고세원은 처형인 김현숙과 이승준의 몰래연애 현장을 발견하면서 이를 무기로 김현숙과 같이 낙원사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된다. 

물론 고세원은 예고편에서부터 낙원사의 싸가지 사장 조덕제에게 아부를 떠는 것 같다가도 조덕제의 성격을 벅벅 긁어대고, 처형인 김현숙과 연애중인 이승준에게는 "인정할 수 없다"며 콧바람을 부는 등 파란만장한 직장생활이 예고되고 있다. 

그래도 사고쳐서 애는 낳아놓고 취직도 못 하고 집에서 아침드라마나 보며 뒹굴거리던 백수남편이 드디어 일자리를 구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이 찌질하고 웃픈 캐릭터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찬스가 온 것 같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아주 조금은 흐뭇하고 마음이 놓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