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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윤석민 대신 kt위즈 정대현-서의태' 넥센히어로즈, 4번타자 내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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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윤석민 대신 kt위즈 정대현-서의태' 넥센히어로즈, 4번타자 내준 까닭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0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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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유망한 좌투수 영입, kt 듬직한 4번타자감 수혈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4번타자 윤석민(32)과 이별했다.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에서 정대현(26)과 서의태(20) 좌투수 2명을 받아왔다.

넥센과 kt는 7일 오전 전격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트레이드는 상호 이해관계로 인해 이뤄진다.

넥센이 4번타자를 내줘야 하는 이유, kt가 잠재력이 있는 좌투수 2명을 한꺼번에 내준 이유는 무엇일까.

▲ 윤석민이 7일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kt에서 중심타자로서 활약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윤석민의 올 시즌 타율 0.325(292타수 95안타) 7홈런 47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넥센이 팀 타율 0.301로 KIA 타이거즈(0.308)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홈런 8위인 넥센에서 팀 내 4번째로 많은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에서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럼에도 넥센이 트레이드를 결단한 것은 팀 운영 방침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넥센은 미래 가능성에 집중하는 팀으로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두산 베어스를 잇고 있다. 올해만 해도 야수 이정후와 허정협, 투수 최원태가 주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젊은 좌투수 2명을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하겠다는 명확한 생각이다. 2010년 두산에서 프로 데뷔한 정대현은 2015년 kt 유니폼을 입고 매 시즌 가능성을 보였지만 명확한 한계를 나타냈다. 올 시즌도 선발로 시범경기부터 4연승을 이어갔지만 이후 6연패를 당하며 구원으로 보직을 옮겼다. 서의태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로 입단해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투수다. 195㎝, 120㎏의 돋보이는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넥센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육성시스템에 대한 자신감도 과감한 트레이드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지난해 신재영, 올해 최원태를 듬직한 선발 투수로 육성시켰고 최근엔 금민철과 김성민까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좌투수 자원이 부족한 넥센에 이들은 미래를 기대케 만드는 유망한 자원이다.

▲ 두산과 kt를 거치며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한 정대현은 넥센의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 [사진=스포츠Q DB]

고형욱 넥센 단장은 “두 명의 좋은 좌완투수를 얻게 됐다. 둘 모두 좋은 투수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구단의 육성시스템을 통해 가다듬는다면 팀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여기에 윤석민을 과감히 내줄 수 있었던 이유가 박병호의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에서 타율 0.243(218타수 53안타) 4홈런 25타점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t로서는 트레이드의 이유가 보다 명확하다. 극심한 타격 부진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탈꼴찌를 목표로 내건 kt는 시즌 초반 선두권에 자리하기도 했지만 결국 최하위로 추락했다. 타격 지표 전반에서 바닥을 기고 있다. 팀 타율 0.264, 홈런 53개, 33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02. 홈런만 9위로 꼴찌를 면했고 나머지는 모두 가장 밑에 자리하고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을 넘어서는 타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심우준이 0.280(243타수 68안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있다. 윤석민은 kt에서 타율 1위, 홈런 3위, 타점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윤석민과 김진욱 kt 감독의 각별한 인연 또한 이번 트레이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감독은 2012~2013년 두산의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윤석민을 팀의 중심타자로 성장시켰다. 김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2013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시즌이 종료된 뒤 감독직을 내려놓게 됐다. 윤석민을 트레이드로 넥센에 내준 것에 대해 구단과 마찰을 일으킨 게 유력한 이유로 꼽혔다. 아끼는 제자를 다시 품에 안은 김진욱 감독이다.

다만 kt 팬들은 ‘박세웅 사태’가 재발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kt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1차로 뽑은 박세웅을 롯데에 내주고 포수 장성우를 받아왔다. 장성우가 제 역할을 해주고는 있지만 kt로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박세웅이 9승 2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윤석민 영입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임종택 kt 단장은 “윤석민은 우리 팀에 필요한 중장거리 타자”라며 “팀 중심 타선 강화를 통한 후반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트레이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바로 새 팀에 합류한다. 윤석민은 kt 유니폼을 입고 수원 홈구장에서 KIA를 만나고 정대현은 대구로 내려가 삼성 라이온즈전을 준비한다. 서의태는 8일 화성 히어로즈(넥센 2군)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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