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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한국시리즈 시구, 난리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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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한국시리즈 시구, 난리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10.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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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주현희 기자]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족을 따뜻하게 안았던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두산 베어스와 KIA(기아) 타이거즈간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IA 포수 김민식을 향해 공을 던졌다. 경쾌한 폼으로 와인드업하더니 원 바운드로 정확하게 시구를 마쳐 많은 박수를 받았다.

▲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 문재인 대통령.

당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는 김응용 대한소프트볼협회장. 해태 타이거즈 감독 재임 시절 한국시리즈 9회 진출, 9회 우승의 대업을 이끈 야구 원로 ‘코끼리’ 김응용 회장이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한국시리즈의 서전을 알린다는 게 의미가 깊었다.

예정대로 장내 아나운서가 김응용 회장을 호명했다. 바로 뒤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도 외쳤다. 국가대표 점퍼를 입고 마운드에 오른 그를 향해 챔피언스필드 관중들이 전부 기립, “문재인! 문재인!” 환호성을 내질렀다. 투구를 마치고 홈으로 걸어오는 그가 포수 김민식의 등을 두드리자 또 한 번 탄성이 나왔다.

김응용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문 후보의 전문가 지지그룹인 ‘더불어포럼’ 창립식에 전 해태 타이거즈 감독으로 호남 표심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지난 4월 광주 중심가 충장로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는 제자인 김성한 전 KIA 감독과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구를 미리 예상한 이도 일부 있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투표참여리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민들이 투표 인증샷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후 응원하는 프로야구팀을 고르면 인증 1위를 차지한 지역에서 시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전제 하에서였다.

광주를 안방으로 쓰는 KIA가 5217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페넌트레이스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서 문 대통령의 시구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소통을 우선 가치로 여기는 문재인 정부인 데다 광주는 여권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역. 한국시리즈 시구가 환영받기에 최적인 환경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구광이다. 대선후보 시절 선거 유세 때 광주에서는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부산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착용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한다. 2012년 대선 때는 김성근 당시 고양 원더스 감독을 찾은 적도 있다.

이달 초 ‘국민 타자’ 이승엽의 은퇴식에 맞춰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승엽 덕분에 우리 국민이 좋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 고맙다”며 “야구팬으로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전설’ 고(故) 최동원이 1988년 프로야구선수협회 결성을 주도했을 때 변호사로 법률 자문을 맡은 경력도 있다. 최동원과 이대호를 배출한 ‘야구 명문’ 경남중-경남고 출신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한국시리즈 시구는 이번이 네 번째이며 인물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세 번째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4년 태평양 돌핀스-LG 트윈스 1차전과 1995년 롯데 자이언츠-OB 베어스 1차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 3차전 때 공을 던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올스타전에서 시구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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