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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사 선수단 집단반발 "더 이상 이 팀에서 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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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사 선수단 집단반발 "더 이상 이 팀에서 뛸 수 없다"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1.28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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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밀리고 지원 열악해, "정 사장 신뢰할 수 없다...운동 포기할 각오로 나와"

[스포츠Q 박현우 기자] 스폰서 중단으로 운영난에 빠져 있는 남자 실업핸드볼 코로사 선수단이 구단의 처우에 정면으로 반발하며 "신뢰를 잃은 팀과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코로사 선수들은 28일 장인익(47) 전 감독과 함께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부속고등학교 옆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사에서 뛰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인익 전 감독은 기자회견 두 시간을 앞두고 코로사 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구단과 상의 없이 선수들과 함께 기자 회견을 연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인익 전 감독과 주장 김장문(32)을 비롯한 15명의 선수들은 "핸드볼을 포기하더라도 코로사에서는 뛸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장인익 감독이 28일 서울 성북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코로사 선수단의 기자회견에서 팀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 전 감독은 "월급이 수시로 밀리고 선수단에 대한 지원이 열악하다"며 구단의 행태에 화살을 겨눴다. 그는 지난 7일 지급되어야 할 월급이 연체되고 식당 식대가 밀려있는데 정명헌(55) 코로사 사장이 이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선수들의 유니폼, 훈련복, 신발 등을 가지고 나와 보여주며 "저급의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에는 숙소까지 개방하며 코로사 선수들의 열악한 실태를 공개했다.

또 두 곳의 스폰서를 확보했다고 하면서 정작 스폰서를 공개하지 않는 등 계속해서 구단의 운영에 대해 말을 바꾸는 정 사장에 대해 "신뢰를 잃었다"며 그와 같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장 전 감독과 함께 이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특히 웰컴론의 스폰서 지원 중단을 지난 21일 보도로 확인한 것에 대해 "정 사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월급이 밀리는 점과 구단 예산 운용 등에 대해 정 사장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선수들은 웰컴론과 경남체육회로부터 받은 지원금 등에 대해 "지원금이 사장님에게 가는데 거기에 대해 전혀 모른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아울러 "우리에게 들어오는 지원이 우승팀에 대한 지원이 맞는 건지 보여드리고 싶다"고 구단의 지원에 불만을 표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장인익 감독이 기자들에게 지급된 옷들을 보여주며 구단의 지원을 비난하고 있다.

정수영(29)은 "저와 다른 선수를 트레이드한다는 얘기가 나와 전날(27일) 만났을 때 스폰서를 구해서 트레이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사장님께 들은 소리와 주위에서 들리는 소리, 언론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르다"며 정 사장에 대해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에도 이런 일을 겪었는데, 그때도 고액연봉자 트레이드 등의 얘기가 지금과 똑같다"며 2009년 코로사의 위기를 언급했다.

이어 "지금 스폰서를 구하면 2,3년은 가겠지만 결국 또 이런 사태를 겪을 것 같다"며 팀의 장래에 대해 확신이 없다고 밝혔다.

장 전 감독과 선수단은 "구단이 임의탈퇴를 건다고 해도 코로사에서는 뛰지 않겠다"며 현재의 입장이 확고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어 "운동을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찾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선수생명을 걸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코로사 구단 관계자는 장 전 감독과 선수들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는 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장 전 감독 주도의 단독행동"이라며 불법행위라고 규정했다.

또 장 전 감독을 포함해 이미 계약이 끝나거나 곧 끝날 김장문, 박중규 등 5명의 선수들에 대해 "팀과 상관없이 자유로운 인물들이 왜 이런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코로사 팀 내 최고참 선수인 백원철(오른쪽에서 두번째)이 팀의 상황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있다.

코로사는 올해까지 네이밍 스폰서인 웰컴론의 지원으로 팀을 꾸려왔으나 웰컴론이 계약 만료에 따른 후원 중단을 선언해 운영난에 빠졌다. 이에 코로사 정명헌 대표와 장 전 감독은 지난 25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후원자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선수단 전원이 갑자기 불참해 이상 기류가 감돌았는데 3일 뒤 장 전 감독과 선수단만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구단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반발행동을 보였다. 구단과 선수단간의 깊어진 갈등은 더욱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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