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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사 선수단 "고기 먹기 위해 굶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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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사 선수단 "고기 먹기 위해 굶어야 했다"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1.28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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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구단 처우에 집단반발..."아침 먹을 돈 아껴야 고기 먹어, 이 상황 부모에게 말할 수 없었다"

[스포츠Q 박현우 기자] 월급이 밀리고 아침은 김치찌개, 원정 숙소는 장급 여관. 고기는 아침을 안먹고 아낀 돈으로 먹을 수 있었다. 남자 핸드볼팀 코로사의 현실은 생각보다도 더 열악했다.

28일 서울 성북구 모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장인익(47) 전 코로사 감독과 코로사 선수단은 그동안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을 해왔다고 토로했다.

장 전 감독과 선수들은 먼저 급여 체불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본인도 월급이 밀린 적이 있는 장 전 감독은 "지난 7일 월급을 받았어야 하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다음달 5일에도 월급이 나와야 되고 숙소 식당에 식사비도 밀려있는데 이것을 그냥 넘길 것인가"라고 정명헌(55) 코로사 사장을 비난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장인익 전 감독이 28일 서울 성북구 모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진호(28)도 이에 동조했다. 그는 "월급이 두 달째 밀려 있다"며 "가정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회사는 어려운 상황이니까 기다려달라고만 한다"고 미루기만 하는 회사를 원망했다. 아울러 "제대로 된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종민은 "저도 아이가 있고 처자식이 있다. 야구처럼 80억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큰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2월까지 급여가 나온다는데 그 이후는 불투명하다. 급여가 나오는게 당연한데 이런 걱정을 하는게 답답하다"고 근심을 숨기지 못했다.

원정 숙소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코로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3일은 리조트에서 보낸 후 나머지 기간은 장급 여관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우(29)는 이에 대해 "이유를 모르겠다"며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에 그쳤지만, 이는 지원이 나쁜 것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용민호(26)도 "190cm의 큰 선수들이 작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잤다"며 원정 숙소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 [스포츠Q 박현우 기자] 코로사 선수단 숙소 4층에 위치한 선수들의 옷방은 벽이 바깥과 연결돼 있어 비가 오면 쉽게 습기가 차 곰팡이가 스는 환경이었다.

운동선수에게 중요한 식사에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선수들은 "회식 한번 없었다"고 주장했다. 용민호는 "아침은 김치찌개였다. 고기는 아침을 몇 번 안먹고 아낀 돈으로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거주하는 숙소는 덩치 큰 선수들이 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보였다. 3개의 숙소 중 이번에 공개된 숙소는 빌라 3, 4층의 두 개 숙소로 구단이 월세로 확보한 곳이었다.

3층은 거실과 방 두 개, 화장실과 세탁실로 구성돼 있다. 4층은 주방과 큰 방, 옷방이 있다. 방 크기도 선수들이 거주하기에 작아 보였다. 4층 옷방은 비가 오면 쉽게 습기가 차 곰팡이가 피는, 좋지 않은 환경으로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도시공사에서 코로사로 이적해 온 용민호는 "이 정도인지 몰랐다. 부모님도 이런 환경에서 생활하는지 모르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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