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현우 기자] 월급이 밀리고 아침은 김치찌개, 원정 숙소는 장급 여관. 고기는 아침을 안먹고 아낀 돈으로 먹을 수 있었다. 남자 핸드볼팀 코로사의 현실은 생각보다도 더 열악했다.
28일 서울 성북구 모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장인익(47) 전 코로사 감독과 코로사 선수단은 그동안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을 해왔다고 토로했다.
장 전 감독과 선수들은 먼저 급여 체불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본인도 월급이 밀린 적이 있는 장 전 감독은 "지난 7일 월급을 받았어야 하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다음달 5일에도 월급이 나와야 되고 숙소 식당에 식사비도 밀려있는데 이것을 그냥 넘길 것인가"라고 정명헌(55) 코로사 사장을 비난했다.
정진호(28)도 이에 동조했다. 그는 "월급이 두 달째 밀려 있다"며 "가정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회사는 어려운 상황이니까 기다려달라고만 한다"고 미루기만 하는 회사를 원망했다. 아울러 "제대로 된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종민은 "저도 아이가 있고 처자식이 있다. 야구처럼 80억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큰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2월까지 급여가 나온다는데 그 이후는 불투명하다. 급여가 나오는게 당연한데 이런 걱정을 하는게 답답하다"고 근심을 숨기지 못했다.
원정 숙소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코로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3일은 리조트에서 보낸 후 나머지 기간은 장급 여관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우(29)는 이에 대해 "이유를 모르겠다"며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에 그쳤지만, 이는 지원이 나쁜 것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용민호(26)도 "190cm의 큰 선수들이 작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잤다"며 원정 숙소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운동선수에게 중요한 식사에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선수들은 "회식 한번 없었다"고 주장했다. 용민호는 "아침은 김치찌개였다. 고기는 아침을 몇 번 안먹고 아낀 돈으로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거주하는 숙소는 덩치 큰 선수들이 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보였다. 3개의 숙소 중 이번에 공개된 숙소는 빌라 3, 4층의 두 개 숙소로 구단이 월세로 확보한 곳이었다.
3층은 거실과 방 두 개, 화장실과 세탁실로 구성돼 있다. 4층은 주방과 큰 방, 옷방이 있다. 방 크기도 선수들이 거주하기에 작아 보였다. 4층 옷방은 비가 오면 쉽게 습기가 차 곰팡이가 피는, 좋지 않은 환경으로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도시공사에서 코로사로 이적해 온 용민호는 "이 정도인지 몰랐다. 부모님도 이런 환경에서 생활하는지 모르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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