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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킹키부츠' 연출 제리 미첼 "응원할수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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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킹키부츠' 연출 제리 미첼 "응원할수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 매료"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2.02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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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전형적인 뮤지컬 주인공은 성숙하고 변하면서 주변 사람들까지 변화시키고 즐거움을 발산한다. 이런 이야기에 관객은 매력을 느끼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은 응원할 수 있는 사람들 이야기다. 나도 즐기기를 원하는 사람이라 즐거움을 주는 작품을 주로 선택한다."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킹키부츠'(2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의 연출가 제리 미첼이 세계 첫 라이선스 겸 한국 초연을 앞두고 1일 오후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미국 브로드웨이 스타 연출가 겸 안무가 제리 미첼의 손길을 거친 작품만 해도 '리걸리 블론드' '라카지' '헤어스프레이' '캐치 미 이프 유 캔' '풀몬티' 등 화려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제67회 토니상에서 작품상, 연출상, 안무상, 음악상 등 6관왕을 휩쓴 '킹키부츠'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킹키부츠'는 파산 위기에 빠진 신사화 구두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찰리 프라이스가 드랙퀸(여장쇼를 하는 남자) 롤라를 우연히 만나 여자남자들이 신을 수 있는 킹키부츠를 제작,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재기에 성공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1980년대 영국 노샘프턴의 남성 구두공장에서 일어난 실화를 소재로 했다. 원래 BBC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고, 2005년 영화로도 제작된 작품을 무대화한 무비컬이다.

제리 미첼은 연출 의뢰를 받아 DVD로 영화를 보고 나서 눈물을 훔쳤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두 남자(찰리·롤라)는 성적 성체성, 자라온 환경, 성격도 다르나 서로 공통점을 찾고 '킹키부츠'를 함께 제작하면서 화합하는 대목이 감동적인 데다 뮤지컬로서도 흥미로운 소재였기 때문이다. 특히 드랙퀸 롤라가 클럽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는 부분은 그의 장기인 안무와 화려한 연출력을 드러낼 수 있기도 했다.

특히 찰리의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평범한 마초 돈이 변화하는 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돈은 찰리가 용기와 남성성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신발 공장을 일으킨) 그를 받아들인다. 편견과 차이를 극복하고 화합하는 작품의 메시지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인물이다.

▲ '킹키부츠' 쇼케이스 장면

이와 함께 '킹키부츠'는 미국의 팝디바 신디 로퍼가 작곡을 맡아 주목받은 뮤지컬이다. 작품에는 흥겨운 디스코와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였다. 신디 로퍼는 이 뮤지컬로 작곡상을 받았다. 토니상 역사에서 여성 홀로 작곡상을 받은 건 신디 로퍼가 처음이다. 지난 1월 제56회 그래미어워즈에서는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받기도 했다.

"로퍼를 처음 만난 건 1990년대 중반 올림픽 이벤트에서 그녀의 노래에 맞춘 안무를 만들었을 때였다. 나중에 로퍼의 뮤직비디오를 리메이크했을 때 또 만났다. 로퍼와 친구 사이인 (오리지널 극본가) 하비 피어스타인이 로퍼에게 전화를 해서 제의를 했다. 로퍼가 두 곡을 만들어서 먼저 보내줬는데 한 곡이 '낫 마이 파더스 선'이었습니다. 롤라가 1막 마지막 화장실에서 부르는 곡인데 그 곡을 듣자마자 많이 울었다. 로퍼는 이 작품에 완벽한 사람이다."

특히 미첼은 "나와 로퍼 모두 외부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안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느낌이라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웃었다.

'킹키부츠는 2012년 시카고 초연에 이어 지난해 브로드웨이에 상륙할 당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M 공연사업부문이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해 화제가 됐다. 최근 LA에서 3주간 투어 공연을 했는데 CJ E&M 공연사업부문이 역시 투자를 해 400만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제리 미첼처럼 안무가 출신의 연출가가 많다. "'코러스 라인' '드림걸스'의 마이클 베넷, '시카고'의 밥 포시, '지붕 위의 바이올린'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제롬 로빈스 등이 그렇다.

"과거에  마이클 베넷과 제롬 로빈스의 어시스턴스를 하면서 협력 안무가로 활동했다. 그러다 보니 연출과 안무를 함께하는 게 쉬워졌다. 뮤지컬 작업은 하나의 비전을 구현하는 것이다. 안무와 연출이 끊김없이 잘 어우러져야 훌륭한 뮤지컬이 나온다. 그런 면에서 안무와 연출을 겸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이날 사회를 맡은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킹키부츠'애 대해 "재미가 있으면서도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성 소수자들이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보는 내내 힐링되는 기분이었다"고 평가했다.

'킹키부츠' 2일부터 내년 2월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찰리 역 김무열·지현우·윤소호, 롤라 역 오만석·강홍석, 로렌 역 정선아·최유하. 돈 역 고창석·심재현이 출연하며 화려한 쇼를 주도하는 엔젤로는 '댄싱9' 출신 현대무용가 한선천 등이 등장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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