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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승에도 채찍질하는 위성우 감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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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승에도 채찍질하는 위성우 감독, 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05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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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전 이겼지만 3점슛 성공률 '0'…"안일하게 경기했다" 자기 반성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춘천 우리은행이 단일리그 출범 이후 개막 최다연승인 10연승을 달렸지만 위성우(43) 감독은 아직까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표정이다. 더욱 채찍질을 한다. 힘차게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는 '주마가편(走馬加鞭)' 바로 그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4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부천 하나외환과 2014~2015 KB국민카드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사샤 굿렛(19득점, 15리바운드)과 샤데 휴스턴(13득점, 5리바운드), 임영희(14득점, 6어시스트)의 고른 활약으로 67-59, 8점차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자신이 지난 2013~2014 시즌 세웠던 단일리그 후 개막 최다 연승인 9연승을 넘어 10연승을 달렸다. 역대 개막 최다 연승은 2003년 여름리그에서 용인 삼성이 세웠던 15연승이다.

지금까지 흐름을 보면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워낙 팀 전력차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7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다시 한번 하나외환을 만난다. 3라운드 첫 경기다. 이후 청주 KB스타즈(11일, 청주 원정), 인천 신한은행(13일, 춘천 홈), 삼성(17일, 춘천 홈), 구리 KDB생명(19일, 춘천 홈) 등을 차례로 만난다.

우리은행 연승 행진의 걸림돌은 그나마 우리은행을 위협하는 존재인 KB와 신한은행이다. 이 때문인지 위성우 감독은 마음을 놓지 못한다. 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4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외환과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하나외환전 3점슛 성공률 0% 굴욕

위성우 감독은 하나외환전을 마친 뒤 3점슛이 터지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위 감독은 "연승을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의식하지 말자고 했지만 선수들이 어디 자기 마음대로 되겠느냐"며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다보니 3점슛이 안들어갔다. 리그를 치르다보면 좋은 경기와 안좋은 경기가 있는데 하나외환전은 안일하게 한 면이 없지 않았다. 선수들과 얘기를 좀 해야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승리하긴 했지만 3점슛이 안터져도 너무 안터졌다. 16개를 던져서 단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0%의 굴욕이다.

수비도 제대로 안됐다. 하나외환을 59점으로 막았으니 성공이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특정 선수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내줬다. 하나외환에서 신지현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23점을 올렸고 강이슬 역시 3점슛 3개 등으로 13득점했다. 이들의 활약 때문에 우리은행은 3쿼터 한때 1점차까찌 쫓기기도 했다.

위 감독도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신지현과 강이슬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줬다. 사실 수비에서는 내 잘못이 크다"며 "선수들은 내 지시대로 수비를 했다. 외곽슛을 허용해도 좋으니까 골밑 드라이빙만 제대로 막아내라고 했는데 예상과 반대로 빗나가면서 경기를 어렵게 했다. 역시 이 부분도 안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라운드까지는 패배 없이 잘했지만 3라운드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경계심도 함께 내비쳤다.

▲ 우리은행 선수들이 4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외환과 여자프로농구 경기를 이기고 개막 10연승을 달린 뒤 하이파이브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레알 신한'에 아직 못미치는 우리은행, 그래서 더 분발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42) 코치는 임달식(50) 전 신한은행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 사이다. 당시 위성우 감독은 수석코치였고 전주원은 선수로 뛰다가 은퇴 뒤 코치가 됐다. 위성우 감독은 임달식 감독이 잠시 부재중일 때 잠시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위 감독과 전 코치는 만족을 모른다. 무엇보다도 '레알 신한은행'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당시와 비교했을 때 우리은행은 아직까지 멀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사실 신한은행은 여자프로농구에서 쉽게 탄생할 수 없는 팀이다. 어쩌면 앞으로도 영영 이런 팀이 만들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도 역대 국내 최고의 가드로 평가받는 전주원에 최고의 포워드 정선민까지 있었다. 여기에 부상이 없는 하은주까지 있었다. 난공불락이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비교하자면 한 팀에 클레이튼 커쇼와 전성기 때 랜디 존슨, 그렉 매덕스, 커트 실링, 사이 영을 모두 모아놓은 것과 같았다. 축구로 따지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함께 뛰는 것과 같았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은 아직 선수들 이름값에서는 크게 뒤진다. 임영희(34)는 이제서야 뒤늦게 꽃을 피웠고 양지희(30), 박혜진(24) 등도 신한은행의 당시 구성원과 비교했을 때 기량차가 많이 난다.

레알 신한 시대를 함께 했던 강영숙(33) 역시 적지 않은 나이여서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박혜진을 비롯해 이은혜(25), 이승아(22) 등 젊은 선수들이 많다. 신한은행에 있는 김단비와 동명이인인 김단비(22) 역시 점점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위 감독과 전 코치는 젊은 선수들을 더욱 채찍질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더욱 발전해줘야만 우리은행이 계속 최강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4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외환과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또 우리은행이 계속 최강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다른 팀들의 전력이 크게 떨어진 것에 대한 반사이득이라는 면이 크다.

신한은행도 예전처럼 더이상 강한 모습이 아니고 KB도 변연하(34)의 부상으로 최상 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신한은행과 KB 모두 우리은행과 대적할 수 있는 상대이긴 하지만 전력 편차가 크다.

이외 삼성이나 KDB생명, 하나외환은 우리은행과 대적할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삼성에 이미선(35)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성기를 지난 나이다. 은퇴한 박정은(37)처럼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없는 것이 삼성의 약점이다. KDB생명은 선수 구성은 좋지만 잦은 감독 교체로 조직력이 와해돼 리빌딩 중이고 하나외환 역시 상위권 전력과 거리가 멀다.

위 감독은 앞으로 남은 일정에 대해 더욱 고심한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모든 경기를 이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2라운드 10경기는 잘 치렀지만 25경기가 남았다.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경기를 치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잘 나가고 있지만 더욱 분발을 요구하는 이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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