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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황동일의 재발견, 삼성화재가 최강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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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황동일의 재발견, 삼성화재가 최강인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2.05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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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후 세터에서 첫 공격수 소화 9득점 기염, 2단 연결 효과 만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겨서 만족합니다.”

황동일(28·삼성화재)이 수줍은 표정으로 밝게 웃었다. 이토록 잘해낼 줄 몰랐다. 세터가 아닌 ‘공격수’ 황동일이 레오에 이은 두 번째 공격옵션으로 거듭났다.

황동일은 4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프로배구 남자부 원정경기 우리카드전에 라이트로 교체 출장해 성공률 57.14%의 순도 높은 공격으로 9점을 올려 팀의 3-2(19-25 25-17 25-27 25-23 15-7) 승리에 힘을 보탰다.

▲ 황동일이 라이트로 변신했다. 본 포지션이 세터인 그는 유광우가 수비를 했을 경우 매끄러운 2단 토스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안산-우리카드컵 대회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는 황동일. [사진=스포츠Q DB]

◆ 박철우 공백 문제 없다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군입대로 인해 라이트에 공백이 생긴 상태. 대체 자원인 김명진마저 허리가 좋지 않아 고생하고 있다. 황동일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철우형이 있을 때부터 라이트로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며 “좋은 성과로 나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2일 한국전력전에서 잠시 라이트 공격수로 출전한 적은 있지만 프로에 들어와 공격수로서 스파이크를 때려 득점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촌고 재학 시절 라이트와 세터를 오간 이후 10년만에 맛보는 짜릿함이었다.

그는 2008~2009 시즌 1라운드 4순위로 LIG손해보험에 입단한 후 2011년 11월 대한항공 이적, 지난 1월 삼성화재에 둥지를 틀 때까지 줄곧 토스만 올려왔다.

황동일은 “처음 배구를 배웠을 때 공격수로 배웠다. 마인드가 공격적이라 세터를 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라이트로 출전한 연이은 득점 행진에 신이 난 듯 동료들을 더욱 북돋웠다. 황동일의 '기살리기'는 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신치용 감독 역시 "황동일은 파이팅이 좋아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흡족해 했다.

◆ 2단 연결 시너지 효과, 8연패 도전 삼성화재 날개를 달다

신 감독은 황동일의 라이트 기용에 대해 “늘 생각해왔던 카드다. 황동일이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줬다. 내가 노린 것은 공격보다는 2단 연결이었다”며 “유광우가 디그를 하게 되면 꼭 가져가야할 옵션이다. 서브도 잘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황동일 역시 레오에게 올려주는 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세터로 공을 올릴 때 보다는 자신이 있었다. 부담이 덜 됐다”면서 “조금 더 팀에 헌신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8연승 신바람을 냈다. 10승2패(승점 29)를 기록하며 2위 OK저축은행과 승점차를 더욱 벌렸다. 2라운드에서는 모든 팀을 눌렀다. 부동의 라이트 박철우가 없음에도 8연패를 향해 쾌속순항중이다.

단숨에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 황동일은 “언제까지 공격수로 나설 지는 모르겠지만 세터와 공격수로 나서는 것 모두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삼성화재가 똘똘 뭉쳐서 우승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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