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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투혼 깨우는 이적생 박형철 '질식수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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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투혼 깨우는 이적생 박형철 '질식수비'의 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05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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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득점원 막는 수비로 팀 승리의 조연 역할…변기훈 공백 충분히 메워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트레이드 후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서 자신감이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 SK 포인트가드 박형철(27)이 이적 후 악착같은 수비로 안방불패를 견인하며 선두 추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형철은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질식수비로 활로을 텄다. 득점은 4점에 불과했지만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높아 문경은 감독을 만족시켰다.

박형철의 활약 속에 SK는 전자랜드에 76-70 승리를 거두고 홈 8연승을 질주, 16승5패를 기록했다. 선두 울산 모비스와 격차를 다시 1경기로 줄였다.

상대팀보다 득점이 많으면 이기는 것이 농구이지만 수비가 잘 돼야 공격도 잘 풀리는 법이다. 박형철은 팀에 부족한 수비력을 메워주며 조용히 이적생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 박형철이 지난달 28일 모비스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주득점원 철저하게 막으며 분위기 반전

전자랜드전에서 SK는 1쿼터를 17-18로 뒤진채 마쳤다. 외곽슛이 좋은 정영삼에게 3점슛 1개 포함 8점이나 내주며 끌려갔다. 4일 전 원주 동부전에서 26점차로 진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상대팀 주요 득점원에 대한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낸 SK는 2쿼터 시작과 함께 박형철을 투입, 수비의 안정화를 꾀했다.

이 작전은 제대로 적중했다. 박형철은 정영삼을 악착같이 막으며 더 이상 점수를 올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정영삼은 1쿼터 이후 10분여 동안 코트를 더 밟았지만 득점이 없었다.

이날 19분53초만을 소화했으나 박형철의 질식수비는 팀 동료들의 투혼을 깨웠다. 2쿼터와 3쿼터 전자랜드의 득점을 모두 31점으로 묶으며 3쿼터까지 65-49로 앞섰다.

특히 3쿼터에서 대인방어를 사용하지 않고 5명 모두 로테이션에 따라 바꿔막기를 시도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포워드 라인 높이에서 우위를 지켰고 가드진의 웨이트도 밀리지 않았다. 전자랜드의 득점을 막은 SK는 이를 공격기회로 만들며 점수차를 벌렸다.

▲ 박형철(왼쪽서 두번째)이 지난달 9일 KCC전에서 김선형(왼쪽서 세번째)과 웃고 있다. [사진=KBL 제공]

◆ 트레이드 후 활짝 핀 농구인생, '위기를 기회로'

연세대 재학 시절까지만 해도 박형철은 장신 포인트가드로서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선수였지만 프로 데뷔 후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해 점점 잊혀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박형철이 트레이드를 계기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정성수의 반대급부로 창원 LG에서 SK 유니폼을 입게 된 박형철은 2013~2014 시즌을 마치고 군입대를 한 변기훈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 득점력에서는 뒤지지만 장신 선수들이 많은 SK에 꼭 필요한 수비력을 끌어올려주고 있다.

이적 후 두 경기에서는 득점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당시 리그 1위였던 고양 오리온스를 맞아 3점슛 3개를 적중시키며 13점을 기록, 팀 승리를 견인한 것. 상대 추격에 잇따라 찬물을 끼얹는 3점슛이 인상적이었다.

박형철의 활약은 지난달 5일 KT전에서도 이어졌다. 교체 투입돼 전태풍의 수비를 전담한 그는 큰 신장을 이용해 전태풍의 득점 루트를 차단했고 공격에서는 3점슛 2방을 터뜨리며 8점을 기록했다.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한 박형철이다.

위기가 곧 기회. LG에서 전력 외로 분류돼 쓸쓸히 팀을 떠나야했던 박형철이 SK에서 농구인생 2막을 화려하게 펼치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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