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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원, 김자인-사솔이 놓친 클라이밍 정상 등극... 카누 용선 남북단일팀 최초 金 [2018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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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원, 김자인-사솔이 놓친 클라이밍 정상 등극... 카누 용선 남북단일팀 최초 金 [2018 아시안게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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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29·디스커버리 ICN)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아시안게임 무대는 눈물로 마무리됐다. 사솔(24·노스페이스 클라이밍)이 예상 외 선전했지만 한 끗 차이로 금메달을 놓쳤다. 천종원(23·중부경남 클라이밍)가 선배들의 아쉬움을 지웠다.

천종원은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월 클라이밍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스피드 2위, 볼더링 1위, 리드 3위, 합계 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상 외 금메달이기에 더욱 반가웠다.

 

▲ 김자인(왼쪽부터)과 천종원, 사솔이 26일 클라이밍에서 메달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라이밍이라는 종목 자체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스포츠 팬이라면 김자인이라는 이름은 누구나 한 번씩 들어봤을 법하다. 클라이밍에서는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스타다.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감이 컸다.

등반을 마친 뒤 땅에 발을 디딘 뒤부터 눈시울을 붉혔던 김자인은 15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하고 시상식을 마친 뒤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자인은 “많은 분께서 금메달을 기대하셨을지 모르지만 사실 메달 색과 관계없이 제가 최선을 다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아쉬움의 눈물은 아니었다. 김자인은 “저는 동메달을 딴 것이 정말 행복하다”며 “주 종목인 리드 말고 다른 종목까지 3개를 다 한다는 것이 큰 도전이었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후련함이 이 눈물의 의미”라고 베테랑 다운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은 15m 높이의 타임 패드를 빠르게 찍는 스피드, 고난도의 코스를 떨어지지 않고 수행하는 볼더링, 6분 이내 15m 높이를 완주하는 리드까지 3개 종목 성적 합산으로 순위를 매긴다. 3개 분야에 자기 순위를 곱한 것이 점수가 되고 적을수록 높은 순위가 된다.

스피드 종목에서 전체 6명 중 5위로 밀렸고 볼더링에서도 3위에 그쳤다. 세계랭킹 2위인 주 종목 리드에서 완등하며 만회했지만 결과를 완전히 뒤집을 순 없었다. 콤바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 김자인이 동메달을 따낸 뒤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는 올림픽에서 또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를 올림픽으로 향하는 첫걸음으로 여기고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세 종목을 재미있게 훈련하겠다”고 더욱 발전할 것을 다짐했다.

후배의 성장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사솔은 스피드 1위, 볼더링 4위, 리드 3위로 12점으로 일본 노구치 아키요와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2개 종목에서 사솔보다 좋은 성적을 낸 노구치에 아깝게 금메달을 내줘야 했다.

볼더링 세계 9위 사솔은 4개 코스 중 2개 코스에서 중도 탈락해 4위에 머물며 점수가 크게 상승한 게 점수가 치솟는 원인이 됐다.

이날의 주인공은 천종원이었다. 먼저 열린 스피드에서 2위에 이어 랭킹 3위 볼더링에서 1위, 선두로 올라선 천종원은 다른 선수들이 모두 6점을 넘겨 리드에서 최하위에 그쳐도 금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안정적인 등반으로 마무리하며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천종원은 평생을 후회할 선택을 할 뻔했다. 랭킹을 유지하기 위해 당초 아시안게임이 아닌 월드컵에 출전하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 그러나 주변의 설득 끝에 결국 아시안게임에 나섰고 정상을 차지한 뒤 “너무 행복하고 살면서 제일 좋은 날”이라고 기뻐했다.

올림픽에서도 전망이 밝다. 볼더링 부문 2015년과 2017년에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그는 클라이밍 한국에 첫 아시안게임 클라이밍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감을 높였다.

 

▲ 카누 용선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여자 남북 단일팀 정예성(왼쪽부터), 김수향, 리향, 윤은정, 도명숙. [사진=연합뉴스]

 

주 종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월드컵과 달리 스피드와 리드까지 병행해야 했기에 더욱 쉽지 않았지만 결국 이겨냈고 “부모님, 감독, 코치님, 함께 훈련한 선수들 특히 대회에 같이 나온 김한울 선수에게 고맙다”며 주변에 공을 돌렸다.

떨어진 랭킹에 대해 “열심히 하면 내년에 1등 할 수 있다”고 말한 천종원은 “최종 목표는 올림픽인데 다음 달 월드챔피언십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남북 단일팀으로 나선 카누 용선에서도 낭보가 전해졌다. 카누 여자 남북 단일팀은 26일 카누 용선 500m 결선에서 2분 24초 788로 중국(2분 25초 092)을 0초304 차로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북 단일팀으로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서 처음 따낸 금메달이다. 전날 용선 여자 200m 동메달에 이어 또다시 쾌거를 이뤘다. 한국의 메달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시상식에서 아리랑이 울려퍼지며 또 다른 감동을 자아냈다.

유해란(숭일고), 임희정(동광고), 정윤지(현일고)가 함께 나선 여자 골프 단체전에서는 합계 19언더파 557타를 쳐 필리핀에 3타 뒤져 은메달을 수확했다.

2연패에 도전한 김민지(창원시청)는 사격 여자 스키트 결선에서 42점으로 동메달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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