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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웃을 수 없는 K리그2 챔피언 아산 무궁화, 박동혁 감독의 간절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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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웃을 수 없는 K리그2 챔피언 아산 무궁화, 박동혁 감독의 간절한 외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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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산 무궁화가 K리그2(프로축구 2부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그러나 선수단과 박동혁 감독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우승팀 특전인 K리그1(1부) 승격을 장담할 수 없는 암담한 현실 때문이다.

아산은 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 2018 KEB하나은행 K리그2 34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파상공세를 펼치며 4-0 대승을 거뒀다.

19승 9무 6패(승점 66)을 기록한 아산은 2위 성남FC(승점 59)와 승점 차를 7까지 벌렸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잔여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 아산 무궁화가 27일 서울 이랜드와 2018 KEB하나은행 K리그2 34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파상공세를 펼치며 4-0 대승을 거두며 리그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 14분 이랜드 안성빈의 자책골로 우위를 점한 아산은 후반 2분 이명주의 추가골과 17분 조성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김도혁이 마무리하며 3-0까지 달아났고 후반 33분 김륜도의 쐐기골까지 보태 완승을 거뒀다.

K리그2 우승팀에게는 K리그1 자동승격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아산은 승격은커녕 존폐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정부가 의경 감축 정책을 밝혔고 이에 따라 경찰청은 내년부터 의경 소속으로 선발되는 아산과 경찰 야구단에 신규 선수를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상 프로 구단은 20명 이상의 등록 선수를 보유해야 하는데 아산은 내년 3월 추가 전역자가 발생하면 등록 선수가 14명으로 줄어 리그 참여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연맹은 아산에 다음달 11일까지 선수 충원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승격 자격 박탈과 함께 내년 리그 참가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산으로선 뚜렷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의경 감축 방안으로 인해 구단 해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이 현실이긴 하지만 충분한 협의없는 갑작스런 해체는 선수들에게 큰 피해를 안길 수 있다. 당장 내년 남게 되는 14명의 선수들은 10개월 가량 공식 경기 출전은 물론이고 훈련에도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 박동혁 아산 무궁화 감독은 우승을 확정한 뒤 관계자들이 이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구단의 해체가 철회되기를 소망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산 선수단은 우승을 통해 이 문제를 더욱 널리 알리길 바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승을 확정지은 아산 박동혁 감독은 “아직은 평상시와 같다. 우승이 실감 나기보다도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는 느낌이다. 선수들과 스태프, 구단, 팬들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 후배들이 축구 인생에서 좋은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며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경찰청장님이나 대한축구협회장님, 프로축구연맹 총재님께 우리가 우승했다는 것을 부각하고 싶다. 이만큼 잘했고 우승까지 한 팀을 없애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소신발언을 했다.

팀을 이끌고도 지휘봉을 내려놔야 할지도 모르는 비관적인 처지에 놓인 박 감독은 “이렇게 승격을 따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준비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모든 팀 사람들이 안다”며 “이런 것들이 헛되지 않게 다시 심사숙고하게 기회를 만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산 팬들과 축구 팬들은 지난 12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아산 일방적 해체 반대 서명을 벌이기도 했다. 많은 팬들이 동참했지만 아직 특별한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아산의 우승이 더 큰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암울한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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