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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빠진 '나가수3', 문제는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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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빠진 '나가수3', 문제는 '스피릿'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2.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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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MBC TV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시즌3(연출 강영선·김준현)이 지난달 30일 첫 전파를 탔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로 선보인 시즌 1(2011)과 2(2012)를 통해 기성 가수들의 가창 경연이라는 흥미로운 콘셉트로 브랜드화에 성공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추석특집으로 졸속 방영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시즌 3은 ‘MBC 대표 음악버라이어티’라는 타이틀을 내건 채 단독 프로그램으로 야심차게 준비했음에도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밴드 엠씨더맥스의 이수가 첫 녹화를 마친 뒤 하차 통보를 받아 ‘통편집’됐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이 그가 공익근무요원 복무 중이던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을 지적했고, MBC는 이수 측과 아무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퇴출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 '나가수3' 경연 무대[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우여곡절 끝에 막을 올린 ‘나가수3’ 첫 회는 MC 겸 참가자인 박정현을 비롯해 소찬휘, 하동균, 효린, 양파, 스윗소로우 6팀의 히트곡 열창으로 무대가 꾸며졌다. 세대별 청중평가단의 점수로 매회 탈락자가 정해지는 포맷은 동일했다. 반면 개그맨 매니저 시스템이 사라지고, 작곡가 권태은·작사가 김이나·방송인 이본·가수 조규찬과 김연우가 참석하는 ‘음악감상실’을 통해 경연자들의 무대를 평가하는 형식이 추가됐다. 첫 방송 시청률은 TNmS 수도권 기준 8.8%를 기록했다.

시즌3는 익숙한 포맷과 높은 인지도라는 장점을 안고 출발했음에도 전반적으로 맥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시즌1, 2의 막강 라인업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출연진 구성에 기인한다. 지난 시즌 각 장르에서 거장의 숨결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던(물론 일부는 함량 미달이기도 했다) 가수들이 즐비했다면 이번엔 시즌1에서 명예 졸업한 R&B 디바 박정현과 ‘불후의 명곡’에 두 차례 출연한 재야의 숨은 고수 하동균 정도가 두드러졌다. 국카스텐처럼 혁신적인 신인을 발굴해내는 모습도 부재했다. 재료가 부실하다보니 맛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또 지난 시즌엔 신뢰할 만한 음악평론가, 음반 프로듀서와 작곡가들이 프로그램 중간중간 전문 평으로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면 신설된 ‘음악감상실’의 평가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가수들의 열창에 울먹이는 청중의 얼굴을 클로즈 업하는 진부한 편집은 식상했다.

첫 회만 놓고 봤을 때 어정쩡한 '나가수3'은 가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후발주자인 KBS 2TV '불후의 명곡', JTBC의 '히든 싱어'에 밀리는 모양새다. '불후의 명곡'은 레전드 가수들의 음악세계에 대한 조명, '히든 싱어'는 가수의 재발견과 팬심과의 소통이라는 ‘정신’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나가수’가 공전의 히트를 한 이유는 제작진의 역발상에서 기인했다. 가수 지망생도 아닌 스타 가수들을 서바이벌 무대로 끌어들여 한 명씩 탈락시킨다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로선 생각지도 못했던 실험 및 도전정신이 이런저런 비판을 잠재우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음원시장에서도 큰 효과를 냈다. 그렇다면 ‘나가수3’의 정신은 무얼까. 단순히 과거의 영화를 우려먹으려 든다면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현 시기에 걸맞은 '정신'과 '미덕'이 동반해야 한다.

시즌3는 6일 오후 10시 방영될 2회부터 탈락이 이뤄지는 본격적인 경연을 시작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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