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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왕이 된 남자' 여진구, 1인2역 통해 '장르불문' 위한 초석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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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왕이 된 남자' 여진구, 1인2역 통해 '장르불문' 위한 초석 다졌다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9.03.11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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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올해로 연기 경력이 무려 15년차다. 현재 23살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지금까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배우’로 살아온 셈이다. 자신의 성장과정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나타내면서 ‘여진구’라는 필모그래피를 완성시키고 있는 여진구.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다소 지칠 법도 하지만 그는 아직도 ‘연기를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스포츠Q(큐) 이승훈 기자] 매 작품마다 특유의 낮고 매력적인 음색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여진구가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여진구는 사극’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앞서 출연한 MBC ‘해를 품은 달’(2012)과 SBS ‘대박’(2016), 영화 ‘대립군’(2017) 등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여진구는 ‘사극’만으로는 부족한 모양새다. 그는 ‘왕이 된 남자’ 종영과 동시에 아이유와 tvN ‘호텔 델루나’ 출연을 확정지으면서 새로운 연기 변신을 예고했기 때문. 일명 ‘진구오빠’라고 불리며 끊임없는 도전을 일삼고 있는 여진구가 배우로서 꿈꾸는 목표는 무엇일까?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왕이 된 남자’ 종영 인터뷰에서 여진구는 “나에게 큰 변화를 일으킨 작품이고 많은 분들한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이라며 드라마를 끝낸 소감을 전했다.

 

‘왕이 된 남자’ 여진구 [사진=JANUS ENT 제공]

 

◆ ‘1인 2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왕이 된 남자’, 이헌과 하선 그리고 여진구의 삼위일체

지난 1월 5.7% 시청률로 첫 방송을 시작한 ‘왕이 된 남자’가 두 배가량 상승한 10.9%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그 중심에는 배우 여진구와 광대인 하선, 한 나라의 임금인 이헌이 있었다. ‘여진구가 다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길 정도.

‘왕이 된 남자’의 여진구는 극명한 온도차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180도 다른 두 명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여진구는 평소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안정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증명해냈던 터라 대다수 대중에게 ‘1인 2역 연기도 걱정 없다’는 의견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는 여진구에게 굉장한 도전이었다. 아무리 수준급 연기 실력을 갖고 있는 배우라고 한들, 자칫 사소한 하나의 실수라도 하게 된다면 극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데도 힘들더라고요. ‘1인 2역’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거든요.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모습을 어떻게 동시에 보여드려야 하나 고민이었죠. 또 현장에서 제가 지금 잘 하고 있는지도 몰랐어요”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 속 1인 2역으로 인한 남다른 고충을 드러내며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실 1인 2역은 한 사람이 두 역할을 연기하기 때문에 독특한 촬영 기법과 상대 배우와 '티키타카' 할 수 있는 요소가 없어 고될 수밖에 없다.

여진구 역시 “실체가 없는 곳에서 연기를 해야 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면서 “서로 대사가 왔다 갔다 해야 되고,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함께 호흡을 컨트롤해야 되는데 앞에 공 하나를 두고 연기를 하다 보니까 헷갈렸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감이 오지 않았다. 경험이 좀 더 있었거나 지금의 나라면 좀 더 새로운 모습으로 연기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아쉬운 점을 고백했다.

그렇다면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의 이헌과 하선 중 어느 캐릭터에 조금이나마 애정이 더 있었을까? 또 이헌과 하선 중 여진구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역할은 누구였을까?

“왕이 되기 전 하선이라면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사실 저보다 더 낙천적이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친구죠. 이헌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누구나 마음속에 그런 사람 한 명쯤은 있잖아요. (웃음) 하지만 그 모습을 연기로 드러내기가 힘들었어요. 억눌려있고 집착하거나 광기 어려 있는 불안한 자아를 한 번도 연기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내가 연기하는 이헌과 하선을 시청자들이 잘 받아들여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놀랍기도 했고 신나서 더 즐겁게 연기했어요”

이어 여진구는 이규 역으로 함께 열연한 김상경이 자신의 1인 2역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면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왕이 된 남자’ 대본을 8회까지 보시고 저한테 ‘이건 너의 인생작’이라고 얘기하셨어요. 연기를 하기도 전이었죠. 사실 당시엔 속으로 ‘이 선배 왜 그러지?’ 했었는데 역시 이런 게 연륜인건가 싶더라고요. 대본만 읽어도 어느 정도 느낌을 받으시는구나 싶어서 놀라웠어요”

 

‘왕이 된 남자’ 여진구 [사진=JANUS ENT 제공]

 

◆ ‘아역배우 출신’들의 완벽한 호흡, ‘설렘 유발’ 폭발한 이세영과의 만남

“아역 생활을 하면서 작품을 통해 만난 건 ‘왕이 된 남자’가 처음이에요. 현장에서 굉장히 밝고 에너지가 넘치시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셔서 고마웠어요. 제가 노력하는 것보다 더 크게 보답을 해주셔서 잊지 못할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올해로 데뷔 15년차에 접어든 여진구 못지않게 이세영 또한 23년차 연기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아역배우 출신 스타다. 나이는 여진구보다 5살 많은 28살.

그래서일까? ‘왕이 된 남자’는 처음부터 마지막 회까지 단 한 차례의 ‘연기력 논란’ 없이 대중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특히 여진구와 이세영은 ‘실제 연인’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면서 매회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여진구는 “저는 보통 ‘누나’라고 부르는데, 세영 누나는 저한테 ‘왕오빠’라고 했다”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현장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처음 볼 때부터 ‘믿음직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세영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처음 보자마자 ‘잘 하시지’라고 농담을 건넸어요. 세영 누나도 저한테 처음부터 ‘왕오빠’라고 하다 보니 호흡이 안 좋을 수가 없었죠. 또 세영 누나가 연기한 ‘유소운’ 역할 자체가 파격적인 부분도 많았지만, 하선과 이헌의 행동들에 리액션을 해주고 혼자 삼키고 누르는 감정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래서 항상 제 옆에서 많이 버텨주고 받아준다는 걸 직접 느껴서 감사하게 생각했죠”

 

 

‘왕이 된 남자’ 여진구 [사진=JANUS ENT 제공]

 

◆ ‘왕이 된 남자’ → ‘호텔 델루나’로 이어진 열일 행보, 여진구의 도전은 계속된다?

이 정도면 ‘강철 체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약 6개월간 촬영한 ‘왕이 된 남자’가 끝나기가 무섭게 여진구는 오는 4월부터 tvN ‘호텔 델루나’ 촬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웬만한 연기 욕심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스케줄이다.

여진구는 “‘장르 불문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한 장르 속에 나를 가두는 게 아니라 모든 장르를 잘했으면 좋겠다. 물론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계속해서 도전해나가면 지금처럼 새로운 역할과 장르를 드나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쉴 새 없이 일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도전을 멈출 수 없는 자신만의 생각을 털어놓으면서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얻게 된 수식어에 감사함을 드러냈다.

“모든 장르와 배역을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새로운 캐릭터와 장르 속에서 연기하는 게 저에게도 성숙된 느낌이더라고요. 그렇다보니까 도전을 멈춘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당장 2-3년의 제 모습도 중요하지만, 우선 지금은 계속 도전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또 부족한 모습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여진구는 사극 잘 한다’는 말을 듣고 행복했어요. 자칫 ‘사극이라는 틀에 갇히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게 저만의 무기인 것 같아요. 이렇게 하나하나씩 장르를 섭렵해나가다 보면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끝으로 여진구는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하면서 기분이 좋았던 건 나의 성장과정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고, 그 과정들을 통해 ‘여진구 잘 컸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 ‘여진구가 곧 나의 필모그래피’라고 말했다. “마치 ‘여진구’라는 영화나 드라마를 본 것 같은 느낌을 전하고 싶다”는 여진구의 미래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취재후기] 여진구는 진정 연기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천생 배우’라는 말이 더 적합할지도.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옛말처럼 여진구를 이길 자는 없어 보였다. 여진구의 적은 오직 여진구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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