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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브론·정자신·변코비, 봄농구 길목의 '3인3색' 리더십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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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브론·정자신·변코비, 봄농구 길목의 '3인3색' 리더십 열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2.20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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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확정 임영희·신정자·변연하, 1980년생·팀 내 최고참·AG 대표 출신 닮은꼴 리더들의 색다른 경쟁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지난해 11월 1일 막을 올린 여자프로농구가 마지막 7라운드에 접어들면서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춘천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 청주 KB스타즈가 '봄 농구' 초대권을 거머쥐었다.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남은 건 신한은행과 KB스타즈의 2위 싸움이다. 버금자리를 차지할 경우 플레이오프 1차전을 홈에서 치를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다.

모처럼 설 휴식기를 가진 가운데 3강 베테랑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이 시즌 막판 코트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포스트시즌 진출팀과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이긴다면 본 경기를 치르기 전 기선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

▲ 임영희(오른쪽)는 맏언니 다운 든든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상위 세 팀은 각각 임영희(35·우리은행), 신정자(35·신한은행), 변연하(35·KB스타즈)를 전면에 세워 맞대결 필승을 다짐한다.

이들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서른다섯 동갑내기로 저마다 팀 내 최고참이다. 또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20년만의 금메달을 함께 일궈냈다. 팽팽히 맞서는 이들 노장의 리더십은 승부만큼이나 풍성한 스토리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 '조용한 카리스마' 임브론, 맏언니 리더십

우리은행 캡틴 임영희는 신인 시절에만 해도 존재감이 있던 선수는 아니었다. 2009년 자유계약(FA)을 통해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뒤에도 팀이 바닥권을 맴돌았기 때문에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시선을 모은 시점은 위성우 감독, 전주원 코치가 나란히 부임한 2012~2013시즌. 주장으로서 궂은일에 앞장서며 맏언니 리더십을 발휘했다. 경기 중에도 선수들을 다독이며 분위기를 띄우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스킨십으로 다가간다.

아울러 최근 부진한 가운데서도 지난 14일 부천 하나외환전에서 14점(3점슛 2개) 3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제 리듬을 찾았다.

임영희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팀에 부상선수들이 많아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지만 정규시즌이 끝나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제 막 팀을 옮긴 신정자(가운데)가 신한은행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한층 조직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WKBL 제공]

◆ 리더 없는 신한은행에 '정신적 지주' 역할 부여받은 정자신

전 소속팀인 구리 KDB생명에서는 신정자의 리더 이미지가 워낙 강했다. 하지만 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실전에서 조직력을 키우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그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결국 안세환 감독이 물러나고 KDB생명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 첫 번째 걸음이 신정자를 신한은행으로 트레이드한 것이었다. 하은주의 부상 때문에 포스트에 약점을 안고 있었던 신한은행은 신정자를 영입하며 높이를 보강했다.

아울러 선수들을 확실하게 이끌어 줄 리더가 없었던 신한은행은 신정자의 영입으로 구심점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그가 정신적 지주로서 자리매김한다면 신한은행에 긍정적인 효과가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정자는 지난 11일 친정팀 KDB생명전 승리 후 인터뷰를 통해 “신한은행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남은 정규시즌 동안 팀이 조직적으로 단단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변연하는 어느 자리에 있든 자기 몫을 다해주는 선수다. 후배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교본과 같은 선배다. [사진=WKBL 제공]

◆ '살아있는 교본' 변코비, 행동하는 리더의 전형

‘변코비’ 변연하는 KB스타즈 선수들의 교본과도 같다. 주로 2번(슈팅가드)과 3번(스몰포워드) 자리를 오가며 슈터 역할을 수행하는 그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날카로운 슛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아울러 주전 포인트가드 홍아란이 막혔을 때 대신 1번 자리를 수행하기도 했다. 변연하의 넓은 시야와 송곳 같은 패스는 후배들이 보고 배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부진했던 홍아란은 변연하의 플레이를 본 뒤 공격이 한층 과감해졌고 식스맨 심성영의 플레이도 살아났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예전만큼 폭발적인 득점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변연하는 노련함으로 후배들을 이끌며 ‘행동하는 리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일 우리은행전에서 15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끈 변연하는 “최근에 슛 적중률이 저조했는데, 언제든지 기회가 생기면 공격적으로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고 강조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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