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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희생'으로 '반전'을 만든 온주완 "'펀치' 희생양이라고 생각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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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희생'으로 '반전'을 만든 온주완 "'펀치' 희생양이라고 생각 안해요"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3.05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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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지난 2004년 영화 '태풍 태양'으로 연기자에 입문한 온주완은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배우로 평가받는다. 조연을 시작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연기를 갈고 닦았고 이후 주연까지 올라선 인물이다. 차곡차곡 실력을 쌓은 만큼 연기력 또한 준수하다. 이런 그가 최근 드라마 '펀치'에서 파격적인 악역으로 변신했다. 성공적이었다. 온주완은 스스로 '자신의 진짜 연기 실력'을 증명한 것이다.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노민규 기자 ] 지난 17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펀치'는 연기파 배우들의 향연이었다. 조재현을 비롯해 김래원, 박혁권 등 개성파 배우들이 즐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드라마 후반부에 최고의 연기력으로 시청자 시선을 빼앗은 배우가 있다. 바로 온주완이다.

◆ '펀치' 선역으로 시작해 개연성 없는 악역으로 급변신

이번 드라마에서 온주완은 사실 희생양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펀치'에서 맡은 배역은 이호성 검사다. 극 초반 이호성은 털털한 이미지에 여주인공 신하경을 뒤에서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극 중반부터 호성은 제대로 된 개연성도 없이 악인으로 돌변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온주완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하경이의 '키다리 아저씨'로 드라마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8부에서 윤지숙 장관과 대화를 나누다 악역으로 돌변했죠. 솔직히 감독님의 선택은 이해가 갔습니다. 드라마가 악역이 부족해졌기 때문이에요. 드라마 스토리 구조상 더 나쁜 사람이 많이 필요했던 거죠."

"하지만 호성이가 악인으로 돌변한 것이 타당한 설명이 있어야 했는데 그게 부족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물었어요. 너무 갑자기 선역에서 악인으로 변하는 게 아니냐고, 그러니 감독님께서는 '실제 세상은 선한 사람이 악인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다'라는 말씀을 남기셨죠. 전 이 말씀을 듣고 수긍했습니다."

 

◆ '급반전'에 당혹스러웠지만 "희생양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사실 이 상황은 온주완이 희생한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처음 맡은 배역이 한순간에 뒤바뀐다는 것은 아무리 뛰어난 배우도 극복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주완은 해냈고 '불안'을 '성공'으로 바꿨다. 극 막판에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펀치'의 최대수혜자라는 말까지 들었다.

"최대 수혜자라는 말은 너무 높게 평가를 해주시는 거고요. (웃음) 사실 16~19부까지 호성이가 극을 움직였다고 봅니다. 현장에서는 18~19부가 시청률이 제일 잘 나와서 제가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었어요."

"실제로 조재현 선배가 '네가 잘해서 시청률이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나랑 래원이가 미드필더에서 공을 몰고 갔는데 골은 네 발 맞고 들어갔어'라고 농담도 하시더라고요. 뿌듯했죠."

"솔직히 선역에서 악역으로 바뀌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낙오자가 되기 싫었어요. 이런 상황도 배우가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죠. 전 희생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작품이 잘된 것 같아 기쁩니다."

"느닷없는 변신도 배우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못 받아들이고 어색하게 연기하고 짜증을 낸다면 그건 배우가 아니라고 봐요. 어떤 이유에서든 시청자가 우선이니까요."

 

◆ "설렘 남겨준 '펀치'에 감사합니다"

온주완은 수많은 곡절이 있던 '펀치'를 쉽게 잊지 못하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진솔한 소감을 남기고 '펀치'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고 간단한 뒤풀이 후 집에 가서 OST를 들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환이랑 하경이가 보고 싶어졌고 시청자들이 떠올랐어요. 아직도 설렘이 남아 있죠. 이런 느낌을 느끼게 해준 '펀치'에 감사하고 있어요."

 

◆ 12년 연기인생 "방향성 없이 달려 왔죠"

올해로 온주완은 배우생활 12년 차가 됐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온주완은 엘리트 배우의 코스를 밟으며 성장한 느낌이 강하다. 실제로 그는 영화 조연을 시작해 자신의 이미지에 맞거나 희생하는 역을 선별하며 주연까지 올랐다. 이 부분에 대해 온주완은 일부는 동의했지만, 일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면 맞는 소리일 수 있어요. 신인 때부터 안 하고 싶은 배역은 참여하지 않았죠. 그러다 보니 이미지가 약간은 한 쪽의 캐릭터로 굳어지고 튀지 않는 배우라는 느낌이 강했죠."

"하지만 꼭 주연을 위해 뛴다는 방향성을 두고 달려오지는 않았습니다. 주연을 따지기보다는 연기의 경쟁력을 키워야하는 것이 맞기 때문이죠."

"그래서 현재는 그동안 밟아온 과정을 뛰어넘고 차기작에서는 꼭 튀는 역을 해보고 싶어요. 아예 부드럽거나 아예 더 세거나 극단적인 캐릭터를요. 이제 어중간 한 것은 안 하고 싶어요."

 

◆ 온주완이 가장 배우라고 느끼는 순간은?

온주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자신이 배우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영화제를 가면 특히 배우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영화제에서만큼은 '배우 온주완입니다'라고 말을 하고 다닙니다. 어릴 때부터 항상 배우라는 이름을 동경했고 바라왔는데 이것이 영화제 같은 행사에서 폭발하는 것 같아요." (웃음)

 

◆ "앞으로 계획은 제 작품을 찾는 것이죠"

온주환은 앞으로 본인의 계획에 대해 뚜렷한 생각이 있었다. 본인의 작품을 찾는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예능 출연을 계기로 이런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앞서 온주완은 예능을 통해서 크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예능 출연 제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제 계획은 제 대표 작품을 찾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예능에 출연해서 크게 알려지면서 했던 생각이에요. 제 대표 작품이 없으면 예능에서조차  제 이름을 대는 것이 당당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예능 같은 외도 보다는 좋은 작품을 찾고 완성하는 데 전력투구를 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잘 지켜봐 주세요."

 

[취재 후기] 온주완은 강렬한 인상과는 다르게 무척 재미있고 재치가 있는 배우였다. 소위 말하는 연예인으로서의 '끼'가 철철 넘쳤다. 하지만 온주완은 앞으로 '끼'만 넘치는 배우가 돼서는 안된다. 그의 말처럼 대표작을 가진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거듭나야 한다. 지금 그의 노력이라면 그런 날이 머지않아 보였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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