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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들어선 '왕년 스타' 아끼는 스타 출신 감독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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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들어선 '왕년 스타' 아끼는 스타 출신 감독 마음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12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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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박주영, 부담 느끼지 않게 배려"…김도훈 감독도 "이천수, 경기 외적으로 큰 도움"

[인천=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타 선수의 마음은 스타 출신 감독이 안다?

김도훈(44) 인천 감독과 최용수(43) FC 서울 감독이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맞대결에서 이천수(33·인천)와 박주영(30·FC 서울)을 나란히 선발로 내보내면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의 큰 관심은 역시 박주영과 이천수가 맞대결을 펼치고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할 수 있느냐였다.

이천수는 올 시즌 들어 선발과 교체를 번갈아가면서 출전했다. 지난달 7일 광주와 홈경기와 지난달 22일 전북 현대와 홈경기는 선발로 나섰지만 지난달 14일 수원 삼성전과 지난 5일 전남전에서는 교체로 출전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FC 서울 박주영(왼쪽)과 인천 이천수가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맞대결에서 함께 선발로 나서 뛰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이천수가 아직까지 90분 풀타임을 모두 뛸 수 있는 능력은 되지 못한다. 선발과 교체를 번갈아 뛰게 하면서 체력을 안배해주고 있다"며 "이천수가 아직까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 경기 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 더 많은 것을 해주는 선수다. 이천수를 보면서 많은 후배들이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천수나 박주영 모두 젊었을 때 활약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그 기대감이 큰 것 같다"며 "이천수가 아직까지 골을 기록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그렇다고 위협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기회가 나면 좀 욕심을 부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지난달 7일 광주와 홈 개막전에서 어시스트 하나를 올리며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지만 득점은 하나도 없다. 지난해 10월 11일 포항과 홈경기 이후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이천수가 팀의 리더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되도록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다. 다만 욕심을 좀 더 부려 득점까지 넣어주면 금상첨화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최용수 감독은 이제 박주영이 본격적으로 실전 감각을 쌓아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 서울 주전 대부분이 주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차전 원정을 치르느라 호주에 다녀왔기 때문에 심신이 많이 피곤하다. 아직 AFC 챔피언스리그 등록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조별리그에 출전할 수 없는 박주영은 국내에 남아 인천과 경기에 집중해왔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 제주와 경기에서는 본인이 상당히 부담을 느껴하는 것 같아서 후반 교체로 뛰게 배려했다. 하지만 인천과 경기는 덜 긴장감을 느껴해 선발로 기용했다"며 "현재 몸 상태는 지난 제주전보다 약간 오른 75%다.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박주영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한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FC 서울 최용수 감독(왼쪽)과 인천 김도훈 감독이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맞대결 직전 만나 인사하고 있다.

또 최 감독은 "훈련에서는 이제 호흡도 맞고 몸 상태도 많이 올라왔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실전이다. 훈련은 훈련이고 자꾸 뛰게 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지금 75%라고 하더라도 골을 넣지 못하고 자신감이 떨어진다면 언제든지 45%로도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주영이가 마음 같아서는 오늘 공격포인트를 올렸으면 좋겠다"며 "주영이에게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늘 감사해라. 선수들을 믿고 경기 감각을 일관성있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의 바람 때문이었는지 박주영은 전반 9분만에 에벨톤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차 넣으며 2416일만의 K리그 선발 출전에서 2562일만에 복귀골을 기록했다.

김도훈 감독도 박주영을 한껏 경계했다. 김도훈 감독은 "공격수는 골 냄새를 맡을 줄 알아야 하는데 박주영이 바로 이런 점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우리 수비수들에게 침투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를 모두 종합했을 때 어느덧 30대에 들어선 후배 스타들을 향한 스타 출신 감독들의 마음은 역시 '배려'였다. 경기력이 아직 정상이 아니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는 것이 그들의 마음이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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