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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퍼매치 완전정복 전략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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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퍼매치 완전정복 전략 셋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17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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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울, 최전방 스트라이커보다 측면 공격 주력…후반 득점 많아 집중력이 관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73번째 슈퍼매치다. 지지대 더비로 시작한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양보없는 맞대결은 '총성없는 전쟁'이란 표현이 구태의연할 정도로 언제나 치열했다.

수원과 서울이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사나흘 간격으로 계속 이어지는 4월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 가장 긴장감이 넘치는 경기가 잡혔기에 절대 승리가 필요하다. 만약 라이벌 팀에 덜미를 잡히기라도 한다면 정신력, 자신감 하락이 체력 저하와 맞물려 끝모르는 추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서정원(45) 수원 감독과 최용수(44) 서울 감독의 머리 속은 바쁘게 돌아간다.

역대 전적에서는 수원이 31승 16무 25패로 우위다. 하지만 두 감독의 맞대결에서는 최용수 감독이 5승 1무 2패로 크게 앞서 있다. 서정원 감독으로서는 '설욕'을 벼르고, 최용수 감독은 수원전 승리를 통해 초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두 감독의 필승 전략은 무엇일까. 올 시즌 양 팀의 경기를 통해 슈퍼매치 완전정복 전략을 크게 셋으로 짚어본다.

▲ 수원 삼성은 정대세(오른쪽)가 원톱이긴 하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밀어준다. 현재 수원의 주된 공격루트는 측면이고 3골 3도움을 올리고 있는 염기훈(가운데)이 핵심이다. [사진=스포츠Q DB]

◆ 박주영과 정대세, 그 역할에 주목하라

두 팀의 최전방 공격수는 정대세(31·수원)와 박주영(30·서울)이다. 지난 2010년 남아공 FIFA 월드컵에서 각각 한국과 북한의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던 두 선수는 이제 한 그라운드에서 맞붙는다. K리그 무대에서는 첫 대결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득점을 하는 것이 최대 과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에게 맡겨진 역할은 따로 있다. 굳이 득점을 하지 않아도 팀동료의 공격력을 지원하는 것으로도 이들의 역할은 충분하다.

정대세는 올시즌 이타적인 플레이로 변신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골에만 집중하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평가였던 정대세는 올시즌 들어 동료 선수가 좋은 위치에 있을 경우 기회를 만들어주는 헌신의 플레이어로 변모했다.

정대세는 아직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지만 5경기에서 2개의 도움을 밀어줬다. 지난 시즌 28경기에서 7골 1도움에 그쳤던 것과 분명 다른 차이다. 특히 5경기에서 7개의 슛을 기록한 것은 그가 이제는 무작정 슛을 때리는 선수가 아님을 입증한다.

박주영도 K리그 클래식에서 2경기 연속 선발출전을 하면서 최전방 골잡이 대신 2선으로 빠지는 새로운 공격 옵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용수 감독이 박주영에게 원했던 것은 역시 최전방 골잡이였다. 그러나 아직 박주영의 몽상태나 경기력이 그러기엔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박주영이 3경기에 나서면서 때린 슛이 페널티킥 단 1개였다는 점에서 당장 골을 넣어달라고 요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대신 지난 15일 대전과 경기에서 2선으로 빠져 보여주는 움직임은 좋았다는 평가다. 최용수 감독도 "2선에서 연결이 좋았다. 박주영과 여러 공격수들의 조합을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고 박주영도 "2선 공격수를 선호하진 않지만 지금은 팀을 위해서 무조건 노력해야 할 때"라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수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팀과 상대하면서 박주영이 최전방에서 득점포를 쏘아올리기란 쉽지 않다. 역시 이번 슈퍼매치에서 박주영의 역할은 2선 공격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 수비를 끌어내면서 동료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 FC 서울은 박주영(왼쪽)의 골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2선 공격수 활약이 좋았다. 서울에서는 차두리(오른쪽)가 측면 공격을 지원하고 상대 염기훈을 막는 키 플레이어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스포츠Q DB]

◆ 주 공격루트는 측면, 풀백이 키 플레이어

정대세, 박주영이 원톱이지만 팀 동료들에게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경기를 보여준다면 역시 두 팀의 공격루트는 측면이다.

수원에서는 역시 '캡틴' 염기훈(33)이 핵심이다. 염기훈은 자신의 왼발을 사용해 최근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3골 3도움으로 수원이 6경기에서 넣은 9골 가운데 67%를 담당했다.

서울은 아직 6경기에서 5골에 그치고 있어 공격포인트 기록으로는 측면 공격수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몰리나(35), 에벨톤(29), 윤일록(23) 등의 측면 공격은 역시 서울의 핵심 공격루트다.

이들의 공격을 지원하고 상대팀의 측면 공격을 봉쇄하는 역할은 역시 양 측면 풀백이다. 그런만큼 측면 풀백이 슈퍼매치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수원은 홍철(25)-오범석(31), 서울은 김치우(32)-차두리(35) 조합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의 경우 홍철 대신 양상민(31)이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최근 양상민은 왼쪽보다 중앙 수비수에 집중한다.

양팀이 자랑하는 풀백 모두 오버래핑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력도 검증됐다. 홍철과 김치우는 워낙 오버래핑 능력이 뛰어나 왼쪽 미드필더로 출장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차두리는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통한 크로스로 수원의 골문을 노리는 것과 함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염기훈의 봉쇄도 함께 담당해야 한다. 염기훈과 차두리의 격돌이 슈퍼매치의 최대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최용수 서울 감독은 서정원 수원 감독과 사령탑 맞대결에서는 5승 1무 2패로 앞서있다. 하지만 현역 시절 맞대결에서는 서정원 감독이 3승 2패로 앞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후반 중반 이후가 진짜 승부

올시즌 수원은 후반, 특히 추가시간에 득점이 집중되고 있다. 수원의 9골 가운데 3골이 모두 추가시간에 나왔고 이 가운데 승점 1 경기를 승점 3으로 바꾼 것이 두차례나 된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인천과 2라운드에서 정대세의 도움을 받은 염기훈이 왼발로 결정지으면서 2-1로 이겼고 역시 홈에서 벌어졌던 부산과 4라운드에서도 김은선의 오른발 골로 2-1로 승리했다.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성남FC와 3라운드에서는 카이오가 이상호의 도움을 받아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으면서 3-1로 이기기도 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넣은 것은 아니지만 울산 현대와 6라운드 원정에서도 후반 21분 카이오가 염기훈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골을 넣어 0-1로 뒤지던 경기를 1-1 무승부로 만들어냈다.

아직 2승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는 서울도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후반에 뽑아냈다. 0-0으로 끝날 것 같았던 분위기에서 서울은 후반 44분 에벨톤의 오른발 골로 3연패 끝에 첫 승을 따냈다.

지난 대전과 6라운드 홈경기에서는 후반 17분에 윤일록의 도움으로 김현성이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1-0으로 승리했다.

두 팀 모두 후반 득점이 집중되고 있고 후반 막판에 넣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슈퍼매치는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더구나 역대 슈퍼매치에서도 후반 중반에서야 골이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벌어졌던 8차례 슈퍼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이 터졌던 시간은 후반이었다. 8경기 가운데 15골이 나왔고 이 가운데 후반에 10골이 나왔다. 또 후반 30분 이후에 6골이 터졌다. 주심 휘슬이 불릴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11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두 팀의 맞대결이 가장 좋은 예다. 수원이 후반 초반 서울을 거세게 몰아치면서 압도해갔지만 승리는 서울의 것이었다. 경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던 후반 추가시간 3분에 고요한이 고광민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시키면서 수원의 골문을 열었다.

결국 후반 마지막까지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팀이 슈퍼매치에서 웃을 수 있다. 순간의 방심이 경기를 그르치고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칠 수도 있다.

▲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슈퍼매치는 늘 화제를 불러온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치러지는 슈퍼매치에서 자칫 패하기라도 한다면 하락세를 탈 우려가 있어 양팀 모두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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