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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김영민 필승카드, 넥센의 '믿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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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김영민 필승카드, 넥센의 '믿을맨'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05.06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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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 지난해보다 위력 배가…제구력 향상된 김영민, 한현희 빈자리 들어가 탄탄한 뒷문 완성

[목동=스포츠Q 김지법 기자] 넥센은 지난 시즌까지 조상우(21)와 한현희(22)가 뒷문을 지켰다. 둘은 마무리 손승락(33) 앞에서 더블 셋업맨으로 활약하면서 넥센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올 시즌 한현희는 필승조에서 선발로 이동했다. 한현희의 빈자리는 제법 컸지만 올 시즌 불펜 투수로 거듭난 김영민(28)이 가세하면서 새로운 뒷문 조합이 만들어졌다. 한현희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고 있는 김영민 덕분에 넥센은 조상우, 김영민,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 트리오'를 완성했다.

조상우는 지난 시즌부터 넥센의 '믿을맨'으로 활약했다. 2년차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냉정했고 구위도 뛰어났다. 여기에 불펜 투수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김영민은 제구력을 가다듬었다. 원래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가 영점을 잡으면서 공의 위력은 배가됐다.

조상우와 김영민은 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 홈경기에서 나란히 7, 8회에 1이닝씩 맡았다. 이 두 명의 쾌투와 타선 폭발로 넥센은 9-4 대승을 거뒀다.

넥센은 타율 1위(0.289) 득점 1위(181) 홈런 3위(40)를 기록 중인 탄탄한 타선과 함께 조상우, 김영민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의 활약이 더해져 투타 안정감을 찾았다.

▲ 조상우가 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전에서 7회초 마운드에 올라 1피안타를 내줬지만 탈삼진 2개를 기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스포츠Q DB]

◆ 뛰어난 구위에 제구까지 완벽, '사기 캐릭터' 조상우

대부분 어린 투수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뛰어난 구속을 갖고 있는 선수들은 프로에 와서 제구에 애를 먹는다. 아마추어와 비교해 확연히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아마추어에서 혹사로 어깨가 정상이 아닌 선수들이다. 그들은 입단과 동시에 수술을 하거나 고교시절 보여줬던 빠른 공을 보여주지 못해 유망주에서 머물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조상우는 위의 두 가지 경우에 모두 속하지 않는다. 그는 2013시즌을 앞두고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넥센에 입단했다. 그는 2013시즌 퓨처스리그서 많은 경험을 쌓은 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1군 경기에 등판했다. 조상우는 뛰어난 활약으로 자신의 이름을 야구팬에 각인시켰다. 그는 지난해 속구 평균 구속이 149.3km가 나왔다.

조상우는 뛰어난 구위에 제구까지 잡았다. 2014시즌 69⅓이닝 동안 볼넷 29개만을 내주고 삼진을 73개나 잡아내며 신인답지 않은 면모를 보였다. 올 시즌에는 21⅔이닝 동안 볼넷 3개를 내줘 더욱 향상된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상우는 이날 삼성전에서도 8-4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박찬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어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고 도루와 폭투까지 겹쳐 1사 3루 위기를 맞았지만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박석민까지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올 시즌 1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2.08, 3볼넷 23탈삼진으로 불펜 핵심으로 자리 잡은 조상우는 점점 그의 등판이 곧 '상황 종료'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 김영민이 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전 8회초에 올라와 1이닝을 피안타 없이 '퍼펙트'로 막아냈다. [사진=스포츠Q DB]

◆ 새로운 마음가짐, 새롭게 태어난 김영민

김영민은 2006년 현대에 2차 2라운드 16순위로 뽑혔다. 팀내에서 촉망받는 투수로 인정받은 그는 다른 팀에서도 눈여겨볼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김영민은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그의 기량 발전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는 5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8.00을 기록했다. 흔들리는 제구 때문에 50이닝도 소화하지 못하며 초라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이와 함께 김영민은 사생활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다. 페이스북을 통해 퇴폐업소를 드나들었다는 '고해성사'에 실력이 아닌 사생활로 원치 않은 관심을 받아야만 했다. 김영민은 크게 반성하고 달라지겠다며 머리도 짧게 자르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올 시즌 대표적으로 달라진 선수는 김영민이다. 그는 지금까지 고집하던 스타일을 버리고 '제구력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감독 말대로 김영민은 올 시즌 제구에서 크게 향상했다. 17경기서 18이닝을 소화한 그는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그는 15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단 4개 볼넷만을 내줬다.

김영민은 삼성전에서도 조상우에 이어 8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이승엽을 2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구자욱과 진갑용을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묶고  무실점으로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특히 김영민은 세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한번도 불리한 볼카운드에 몰리지 않았다. 초구를 노려 아웃된 진갑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타자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jbq@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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