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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 이동준 송민규! 사실상 승자 김학범호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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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 이동준 송민규! 사실상 승자 김학범호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13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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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기분 나쁘지 않은 패배였다. 오히려 밝은 미래를 확인한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지난 9일에 이어 12일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국가(A)대표팀과 2020 하나은행컵 벤투호 VS 김학범호 스페셜 매치 2연전을 치렀다. 결과는 합계 2-5(2-2 0-3) 패배.

그러나 축구 팬들의 시선은 자존심을 지킨 형들보단 많은 기대감을 안겨준 김학범호에 쏠렸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뛴 10개월 만의 경기에서 얻은 수확이 기대보다 많았다.

이동준(가운데)이 12일 2020 하나은행컵 벤투호 VS 김학범호 스페셜 매치 2차전에서 올림픽대표팀 수비진을 뚫고 돌파하고 있다.

 

◆ 동료들 겨눈 이동준, 부산 넘어 전국구 스타로

이날 가장 빛난 선수를 단 한 명만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동준(23·부산 아이파크)을 뽑을 것이다. 지난 시즌 K리그2 MVP로 선정되며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린 수준까진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2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했다. 이날도 전반 초반부터 후반 38분 교체되기 전까지 우측 측면을 마음껏 휘젓고 다녔다.

전반 10분 올림픽대표팀의 거친 수비에 휘청이면서도 다시 일어나 김태환에게 전진 패스를 넣었고 후반 9분 발군의 스피드를 앞세워 수비수 2명을 따돌리며 이동경의 선제골을 완벽히 도왔다. 나상호의 낮은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을 땐 관중석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고 교체 아웃될 땐 박수 세례까지 받았다.

1차전 이후 이동준을 칭찬하며 오히려 자신이 잘 활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던 벤투 감독은 “이동준은 첫 경기서도 본인 움직임이나 스피드로 팀 공격에 힘을 더해줬고 이날도 그런 부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호평했다.

이동준은 “대표팀 첫 선발 경기여서 많이 설렜고 긴장도 했다”며 “친한 동료들 상대로 좋은 경기하고 결과도 잘 나와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더 가다듬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동준(왼쪽)과 이동경이 첫 골을 합작한 뒤 포옹을 하고 있다.

 

◆ ‘벤투의 검’ 이동경, 위기를 기회로

벤투 감독은 2차전 선발 명단에 많은 변화를 줬다. 평소 선수 선발과 기용에 있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벤투지만 K리거로만 구성해야 하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선수를 테스트했다. 그럼에도 이동경(23·울산 현대)은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벤투 감독의 신뢰를 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이동경은 지난해 9월 벤투 감독에 깜짝 호출되며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국가대표 경기 위주로 국내 축구를 접하는 팬들에겐 매우 생소했지만 날카로운 왼발킥과 날카로운 몸놀림으로 벤투의 선택을 수긍하게 만들었다.

이날도 뛰어난 발재간과 날카로운 패스로 올림픽대표팀 수비진에 부담감을 안겼다. 전반 초반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긴 했지만 김인성의 패스를 받아 깔끔한 마무리를 하며 예감 좋게 시작했다. 경기 내내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인 이동경은 후반 9분 이동준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소속팀에선 지난해와 달리 오히려 기회가 줄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이동경을 다시 한 번 발탁했고 이동경은 믿음에 보답했다. 벤투는 “이동경은 이날 자신이 더 뛰기 편한 포지션에서 기용돼 1차전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학범 감독 또한 이동준과 이동경의 활약에 “발전하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무한 경쟁에 대해 이동경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회 전까지 경쟁을 펼쳐 더 잘하는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는 게 맞다. 잘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송민규가 공을 잡을 때마다 수비진은 긴장했고 관중석에선 감탄이 나왔다.

 

◆ 가장 큰 발견, 송민규

이번 2경기 가장 큰 발견은 송민규(21·포항 스틸러스)였다. 현란한 발재간과 강력한 슛, 감각적인 패스 능력을 더해 K리그에서 10골 5도움으로 가장 매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그는 A대표팀에 뽑혔어도 이상하지 않을 컨디션을 보여왔다.

놀라운 건 김학범호에도 첫 소집됐다는 것. 첫 경기 선발로 나섰던 송민규는 A대표팀 수비진 사이를 자유자재로 헤집고 다녔다. 수비 3명을 따돌리며 터뜨린 골은 축구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날 후반 교체로 나서 보여줄 게 많지 않았던 송민규지만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들은 기대감을 가졌다. 한 차례 수비진을 벗겨내며 돌파력을 뽐낸 뒤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유일한 단점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포지션이 겹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벌써부터 대표팀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는 송민규다. K리그 활약과 이번 2경기로 도쿄행에 대한 청신호를 제대로 밝혔다.

후반 투입된 오세훈(가운데)은 몇 차례 헤더로 이날 올림픽대표팀 공격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 엄원상 오세훈 “우리도 있다”

송민규와 함께 K리그 영플레이어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엄원상(21·광주FC) 역시 한층 발전한 기량을 뽐내며 김학범호의 2선 무한 경쟁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그는 ‘엄살라’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스피드를 활용해 대표팀 수비를 흔들어 놨다. 나아가 기존에 약점으로 지적됐던 투박함을 벗고 A대표팀의 골문을 수차례 노크하기도 했다. 2차전엔 후반 투입됐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무리하게 강점을 보여주기 위해 돌파를 시도하기보다는 수비가 막아서면 패스로 동료에게 기회를 전달했고 비어있을 땐 과감히 치고 나가며 크로스를 시도했다.

제 2의 김신욱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세훈(21·상주 상무)도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그는 K리그에서 스스로 기회를 찾아 아산 무궁화, 상주 입대 등으로 출전 기회를 늘렸고 그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엄원상의 스피드에 침착성을 더해 김학범호에서도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올림픽대표팀의 결정적인 기회도 오세훈이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오세훈의 날카로운 헤더는 골로 충분히 골 망을 흔들만 했다. 김학범 감독도 “조현우가 너무 잘했다”고 아쉬움을 보일 정도였다. 제공권을 살린 플레이는 물론이고 연계 플레이로도 공격 활로를 열었다.

오세훈은 “잘 막았다기보다 더 세밀하게 했으면 득점할 수 있었기에 아쉬웠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러나 선배들을 상대로 펼친 위협적 플레이에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분명한 수확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끝나기 전까지 경쟁이다. 누구라도 올림픽에 간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다만 계속 경쟁하고 열심히 하는 건 감독으로선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이강인(19·발렌시아), 백승호(23·다름 슈타트)를 비롯해 와일드카드 선발이 유력한 권창훈(26·프라이부르크) 등 쟁쟁한 후보들이 올림픽행을 노리고 있다. 특히나 2선 자원은 차고 넘치는 수준. 무한 경쟁 시너지를 내줄 자원들을 더 발견할 수 있어 김학범호로선 패배의 아픔보다도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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