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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 시작은 창대했으나...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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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 시작은 창대했으나... [프로야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1.03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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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김하성이 떠난다. 강정호는 안 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년 키움 히어로즈가 우승할 적기를 놓쳤다.

키움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LG(엘지) 트윈스와 13이닝 접전을 펼친 끝에 3-4로 져 농사를 접었다.

10구단 중 절반만 초대받는 가을야구를 치렀으니 완전한 실패라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도 키움팬에겐 아쉬움만 가득한 한 해다. 시즌 전 전문가‧팬들의 예상, 객관적 전력 등을 고려하면, 5위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순위다.

V1을 염원한 키움 응원단. 우승 적기를 놓치고 말았다. [사진=연합뉴스]

 

키움은 당초 디펜딩챔피언 두산 베어스와 더불어 2강으로 꼽혔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제리 샌즈를 붙잡는데 실패했지만 한국시리즈를 치러본 경험을 무시할 수 없었다. 박병호, 이정후, 김하성, 서건창 등 토종 야수 개개인의 능력이 워낙 출중해 창단 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 내내 안팎에서 발생한 잡음으로 오롯이 야구에 집중하기가 힘든 환경에 휩싸였다. 준우승 감독(장정석)을 내치고 영입한 손혁 감독은 허민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과도한 개입 속에 물러났다. 사퇴 시점 성적이 플레이오프 직행이 가능한 3위였기에 야구인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와중에 부상자는 줄줄이 발생했다. 원투펀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부터 최원태 이승호까지 줄줄이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왔다. 야수 중에는 임병욱이 햄스트링으로 시즌 아웃됐고 박병호가 손목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했다. 설상가상 지난해 62⅔이닝을 소화한 불펜 윤영삼은 사생활에서 참사를 저질렀고 이후 선수단의 신뢰를 잃어 방출됐다.

에디슨 러셀의 부진은 너무 뼈아프다. 테일러 모터의 대체외인으로 입성할 때만 해도 그는 시카고 컵스의 2016 월드시리즈 우승멤버라는 이유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박병호의 복귀와 맞물리면 키움의 공격력이 배가될 줄 알았으나 ‘물방망이’에 ‘돌글러브질’로 실망만 안겼다.

마운드에 모인 나이트 코치(왼쪽부터), 박동원, 안우진. 2일 LG전이 키움의 2020년 마지막 경기가 됐다. [사진=스포츠Q DB]

 

새해는 암울해진다. 독보적 기량을 자랑하는 30홈런 유격수 김하성은 일찌감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김하성이 빠진 자리를 완벽히 메울 수 있는 강정호는 여론에 막혀 복귀가 무산됐다. 홈런왕 레이스를 펼쳤어야 할 1986년생 박병호는 정규리그 타율 0.223, 21홈런으로 에이징 커브(운동능력 저하, 기량 하락) 우려를 자아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8시즌 중 2017년 빼고 매해 상위권에 있었던 키움이다. 김하성, 이정후가 만개하고 신진급들이 뒤를 받친 올해야말로 대권을 잡을 절호의 찬스였다. 더군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늦춰져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가 안방 고척 스카이돔에서 거행된 2020년이다.

어수선한 가운데 팀을 지휘한 김창현 감독대행은 “여러 가지로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며 “무엇보다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오히려 제가 힘을 받아 코치님들과 함께 이끌 수 있었다”고 한 해를 정리했다.

용두사미로 끝난 키움은 새 감독 인선, 자유계약(FA) 서건창 김상수와 협상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트로피도 팬심도 놓쳐버린 키움의 내년은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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