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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석 고졸최초 1순위-김준환 미지명,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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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석 고졸최초 1순위-김준환 미지명,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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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취업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었다. 스포츠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런 와중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프로 문턱을 넘어선 이들이 있는가 하면 대학가를 평정하고도 지명 받지 못한 이가 발생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이야기다.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선 사상 최초 고졸 1순위가 나왔다.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서울 삼성이 포워드 차민석(19·200㎝·제물포고)을 호명했다.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 이래 1998년 처음 국내신인 드래프트를 열었고, 해마다 대졸 선수가 1순위 지명 영예를 안았다. 국내 야구와 축구의 경우 대졸 신인이 프로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점점 찾기 어려워지는 반면 농구는 꾸준히 고교 졸업 후 대학을 거치는 게 자연스런 코스로 여겨져 왔다.

2020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선 사상 최초 고졸 1순위가 나왔다. 제물포고 졸업을 앞둔 차민석(오른쪽)이 서울 삼성 지명을 받았다. [사진=KBL 제공]

최근에는 농구 판에서도 고졸 선수가 프로에 직행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이날 2라운드 4번이자 전체 14순위로 조석호(18·180㎝·부산중앙고)가 고양 오리온에 호명되는 등 프로농구 드래프트 사상 최초로 고졸 선수 2명이 프로에 지명됐다.

지난해까지 프로농구 1군 신인 드래프트 기준 고졸 선수가 지명된 사례는 총 5번 있었다. 2004년 이항범이 전체 14순위로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에 지명된 뒤 전주 KCC로 트레이드된 게 첫 케이스였고, 2005년 교포 선수 한상웅이 전체 4순위로 서울 SK 부름을 받았다.

이후 한동안 고졸 선수는 드래프트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015년 송교창, 2018년 서명진이 나란히 3순위로 KCC, 현대모비스와 계약했다. 지난해엔 김형빈이 전체 5순위로 서울 SK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 중 특히 송교창은 올해 프로 6년차를 맞았는데, 평균 15점 6.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핵심으로 성장했다.

2017년 전체 2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양홍석(부산 KT)은 중앙대 1학년을 마친 시점이라 ‘고졸 선수’로 분류되진 않는다.

2017년 양홍석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3년 연속 고졸 지명 사례가 나왔고, 특히 올해는 2명으로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또 대학 ‘재학’ 중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민 8명 가운데 5명이나 선발되는 등 대학을 ‘졸업’한 신인이 대부분이던 예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 드래프트 최연소 참가자 만 18세 조석호(오른쪽)도 고양 오리온에 입단하는 기쁨을 누렸다. [사진=KBL 제공]

차민석은 고등학교 2학년 때 5개 대회에 출전해 24경기 평균 26.2점 12.8리바운드 4.5어시스트 2.3블록슛을 기록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와서 형들에게 실력이 뒤지겠지만 크게 밀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찍 프로에 도전했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또 “(대졸 신인보다) 4년 먼저 프로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라며 조기 프로진출 장점을 설명했다.

고교 무대를 평정한 차민석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경기 출전 기록이 없다. 때문에 2학년 때까지 약점으로 지적된 3점슛에 대한 평가 역시 여전히 박한 상황. 그는 “고2 때 영상으로 저를 판단하시겠지만 저는 많이 달라졌다”며 “슛이 기본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신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오전 트라이아웃에서 자기 어필을 잘한 것 같다. 키나 스피드, 센스를 두루 갖춘 선수”라며 차민석을 선택한 배경을 전했다.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KT는 연세대 가드 박지원(22·191㎝)을, 3순위 현대모비스는 고려대 가드 이우석(21·196㎝)을 택했다.

박지원은 올해 U리그 1차대회에서 연세대를 정상에 올리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재능이다. 2017년 U리그 우승을 합작한 허훈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또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에서 2018~2019시즌 신인왕을 받은 박지현(20)의 오빠로도 잘 알려졌다. 이우석은 고려대에서 주희정 감독의 가르침을 받은 데 이어 현대모비스에서 또 다시 포인트가드 출신 유재학 감독 지도를 받게 돼 기대를 키운다.

김준환(오른쪽)의 이름이 불리지 않은 건 의외라는 평가다. [사진=KBL 제공]

반면 1라운더 지명 유력후보로 거론된 경희대 4학년 가드 김준환(187㎝)의 이름은 없었다. U리그 1차대회에서 평균 33.7점을 올리며 득점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올해 드래프트 선수풀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가운데서도 김준환은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기에 더 의외의 결과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변수가 많았다. 1라운드 지명후보는 사전에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지만 2라운드부터는 그야말로 안개 국면이었다. 각 구단이 지향하는 드래프트 목표는 서로 다르다. 뽑을 인원 역시 정해진 상황이었고, 예상 외 지명들이 쌓이면서 김준환이 10개 구단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가 좋은 선수로 평가받는 것과 별개로 이미 다수의 선수를 보유한 구단들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많은 인원을 선발할 여력이 없기도 했다.

이날 신인 드래프트 참가자 48명 중 24명이 프로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지명률 50%는 1·2군 선발 구분이 없어진 2014년 이래 최근 7년 중 2018년(45.7%,21명/46명)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지난해엔 41명이 취업시장에 나와 22명이 선발돼 지명률 53.7%를 기록했다.

1라운드에 선발된 선수들은 3∼5년 계약을 맺게 된다. 1∼4순위 선수들 연봉은 7000만 원~1억 원, 5∼10순위 선수들 급여는 5000만 원~7000만 원 선에서 책정된다. 이들은 D리그(2군리그)의 경우 12월 2일 경기부터 뛸 수 있고, 정규리그는 각 구단의 2라운드 8번째 경기부터 출전 가능하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선발되지 않은 선수는 내년 이후 일반인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해 프로 관문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 2020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지명 명단
△ 1R 1순위 = 차민석(삼성, 제물포고, 포워드, 200㎝)
△ 1R 2순위 = 박지원(KT, 연세대, 가드, 191㎝)
△ 1R 3순위 = 이우석(현대모비스, 고려대, 가드, 196㎝)
△ 1R 4순위 = 양준우(전자랜드, 성균관대, 가드, 185㎝)
△ 1R 5순위 = 한승희(KGC, 연세대, 포워드, 196㎝)
△ 1R 6순위 = 윤원상(LG, 단국대, 가드, 181㎝)
△ 1R 7순위 = 박진철(오리온, 중앙대, 센터, 200㎝)
△ 1R 8순위 = 이근휘(KCC, 한양대, 포워드 188㎝)
△ 1R 9순위 = 이용우(DB, 건국대, 가드, 183㎝)
△ 1R 10순위 = 임현택(SK,단국대, 포워드 197㎝)

△ 2R 1순위 = 오재현(SK, 한양대, 가드, 187㎝)
△ 2R 2순위 = 이준희(DB, 중앙대, 가드, 193㎝)
△ 2R 3순위 = 곽정훈(KCC, 상명대, 포워드, 188㎝)
△ 2R 4순위 = 조석호(오리온, 부산중앙고, 가드, 179㎝)
△ 2R 5순위 = 이광진(LG, 동국대, 포워드, 194㎝)
△ 2R 7순위 = 이윤기(전자랜드, 성균관대, 포워드 189㎝)
△ 2R 9순위 = 이호준(KT, 상명대, 가드, 183㎝)
△ 2R 10순위 = 전형준(삼성, 연세대, 가드, 182㎝)

△ 3R 1순위 = 박민우(삼성, 고려대, 포워드, 197㎝)
△ 3R 3순위 = 김형진(현대모비스, 고려대, 가드, 177㎝)
△ 3R 4순위 = 이도헌(전자랜드, 명지대, 가드, 184㎝)
△ 3R 5순위 = 양승면(KGC, 성균관대, 가드, 187㎝)
△ 3R 6순위 = 김영현(LG, 단국대, 센터, 199㎝)
△ 3R 8순위 = 함승호(KCC, 오사카가쿠인대, 가드,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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