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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점점 강해진다, GS칼텍스전 '시선집중'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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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점점 강해진다, GS칼텍스전 '시선집중'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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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인천 흥국생명이 여자배구 2라운드 일정까지 마쳤다. 예상대로 전승. 정규리그 개막 앞서 한국배구연맹(KOVO)컵 준우승에 그쳤던 ‘분홍거미’ 군단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말에 걸맞은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흥국생명은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홈경기에서 대전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1(16-25 27-25 25-11 25-20)로 꺾었다.

개막 10연승이자 지난 시즌 말미 4연승까지 더해 14연승이다.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 개막 뒤 내리 10경기를 이긴 것도 KGC인삼공사가 지난 2007~2008시즌 세운 6연승 기록을 크게 경신한 수치다.

월드클래스 윙 스파이커(레프트) 김연경이 11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왔다. 기존 이재영에 국가대표팀 주전 세터 이다영까지 들여 최강 전력을 구축한 팀답다. 오는 5일 서울 GS칼텍스와 3라운드 첫 경기를 통해 역대 최다인 15연승에 도전한다.

흥국생명이 개막 10연승, 지난 시즌 포함 14연승을 달성했다. [사진=KOVO 제공]

이날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득점 1위(832점) 외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발렌티나 디우프를 앞세워 흥국생명을 몰아세웠다. 경기 전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세터 염혜선에게 “비판은 내가 받을 테니, 디우프를 충분히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경기 중반부터 몸이 풀리는 경향이 있는 디우프가 이날은 초반부터 날아올랐다.

디우프는 1세트 팀 공격 62.5%를 책임지며 9점을 올렸다. 2세트에도 13점이나 내면서 흥국생명을 괴롭혔지만 흥국생명이 듀스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를 균형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2세트 26-25에서 흥국생명이 보여준 수비가 인상적이다. 

이다영이 디우프의 날카로운 대각 공격에 2차례 연속 몸을 던져 디그에 성공했고, 염혜선이 미들 블로커(센터) 한송이를 선택하자 김세영이 블로킹하며 세트를 끝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까지 강한 흥국생명 진면목을 보여준 장면. 2세트까지 졌을 경우 자칫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릴 뻔했는데 승부처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3세트부터는 흥국생명이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매듭지었다. 김연경이 56.25% 높은 공격성공률로 20점을 냈고, 이재영도 18점을 거들었다. 어깨 부상 통증으로 출전시간이 짧았던 라이트 루시아도 11점을 보탰다.

KGC인삼공사는 3연패에 빠졌다. 디우프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3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어우흥'이란 말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자연스레 올 시즌 여자배구 최대 관심사는 ‘어떤 팀이 흥국생명 전승 행진에 제동을 걸 것인가’다.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KOVO컵에서 셧아웃 패배를 안긴 GS칼텍스다. 지난 1, 2라운드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명승부를 연출했다. 특히 직전 경기에선 풀세트 듀스 접전을 벌였고, 김연경 네트 논란이 생길만큼 치열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컵대회 때 ‘어우흥’, ‘무실세트 우승’ 등 말을 들으면서 엄청난 부담을 느꼈는데, GS칼텍스전 패배가 보약이 됐다”며 KOVO컵 패배 이후 더 단단해진 팀을 돌아봤다.

GS칼텍스는 여자부 최강 삼각편대로 통하는 러츠-강소휘-이소영 공격 조합을 갖췄다. 에이스 강소휘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2라운드 흥국생명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모든 경기가 어렵지만 GS칼텍스전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며 “우리를 상대하는 팀들이 매번 다른 전술을 들고 코트에 선다. GS칼텍스도 1, 2라운드 때와 다른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경계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이틀만 쉬고 GS칼텍스와 만난다. 체력 회복이 관건”이라고 했다.

오는 5일 GS칼텍스전은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KOVO 제공]

흥국생명은 무패 우승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인지하고 있다. 전승 우승을 목표로 하는 건 당연하되 연패가 끊기더라도 최대한 승점을 벌겠다는 각오다. 김연경은 “언젠가 연승은 끊길 것이다. 그래도 승점을 최대한 벌어놓은 뒤 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이 올라오고 있다. 이다영과 김연경-이재영 등 공격진 호흡이 나아지고 있다. 서브가 좋은 김미연, 박현주 등도 적시에 코트에 들어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리베로 도수빈과 박상미도 점점 안정을 찾고 있다. 루시아까지 제 컨디션을 찾으면 더 무서운 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 영입은 경기력 상승은 물론 흥행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김연경은 현재 공격성공률 1위(48.5%), 서브 1위(세트 당 0.436개)다. 리시브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와중에도 득점 4위(241점)에 올라있기도 하다. 그는 “성공률 48.5%가 괜찮은 성적이긴 하지만 마음 같아선 50%를 넘기고 싶다. 지금도 나쁘지 않게 하고 있지만 만족할 수는 없다. 늘 더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코트 안팎에서 보여주는 리더십은 말할 것도 없다. 네트 논란이 아직도 시끄럽지만 여자부를 넘어 배구판 전체를 부흥시킬 흥행요소라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5일 계양체육관에서 열릴 GS칼텍스전 역시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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