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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레바 눈물-디우프 다짐, 혹사 속 유종의미 가능할까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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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레바 눈물-디우프 다짐, 혹사 속 유종의미 가능할까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3.0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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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여자배구 V리그 순위싸움이 막바지다. 프로배구 여자부 득점 1, 2위에 올라있는 안나 라자레바(24·러시아)와 발렌티나 디우프(28·이탈리아)의 시즌 막판 행보에 시선이 모아진다. 둘 모두 6개 구단 외국인선수 중 가장 혹사하는 공격수로 꼽힌다. V리그 2년차 디우프는 득점왕 2연패 욕심을 감추지 않았고, 라자레바는 강행군 속에 결국 코트 위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라자레바는 지난달 27일 열린 4위 김천 한국도로공사(승점 39)와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3점(공격성공률 50.63%)을 쏟아내며 분투했음에도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기업은행은 승점 1을 따내고, 도로공사에 승점 2를 내줬다. 3위 기업은행(승점 40)과 도로공사의 간격은 승점 1로 좁혀졌다. 도로공사가 한 경기 덜 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안한 리드다.

라자레바는 1, 2세트에만 무려 25점을 뽑아내며 공격을 이끌었고, 기업은행은 2세트까지 내리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문제는 이후였다.

통증을 참고 뛰던 라자레바가 눈물을 보였다. [사진=KBSN스포츠 중계 캡처]

라자레바는 3세트부터 점프하고 내려온 뒤 허리를 주무르면서 통증을 견뎌내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1, 2세트를 먼저 따낸 상황에서 기업은행은 쉽사리 그를 벤치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스스로 경기 중요성을 잘 알고 있던 라자레바는 통증을 안고 경기를 소화했지만 5세트 들어 한계에 도달했다. 결국 눈물을 흘리며 코트를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팀 공격 43.12%를 책임지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835)을 뽑아낸 에이스의 컨디션 관리는 기업은행의 봄 배구 도전 관건으로 꼽힌다. 라자레바는 공격성공률 3위, 후위공격 1위, 오픈공격 3위, 서브 4위 등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기존에 뛰던 유럽리그보다 일정이 타이트한 V리그에서 체력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라자레바 혹사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으로 국내 무대에서 '특급 외인' 별명을 얻은 그지만 국내 공격수들의 활약이 미진한 상황에서 최근 그의 공격 비중은 높아져 갔다. 올 시즌 평균 공격점유율은 43.12%지만 최근 6경기 중 4경기에서 이를 상회하는 비율로 공격을 처리했다. 50%가 넘는 공격점유율을 보인 것도 2차례나 된다.

기업은행은 라자레바의 이상신호를 감지하고도 출전을 강행했지만 결국 승리까지 놓치고 말았으니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많은 이들은 라자레바가 마음까지 다치진 않았을까 우려했다.

라자레바는 지난달 16일 인천 흥국생명전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한국배구가 내가 해왔던 환경과는 다르다. 연습량이 많은데, 내 몸이 아직 이에 적응하지 못해 힘든 것 같아 때때로 쉬는 날을 요구하고 있다"며 "(김우재) 감독님께서 항상 들어주는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휴식을 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후 라자레바는 별도 병원 치료 없이 구단 내부에서 물리치료를 받으며 휴식을 취했다. 2일부터 팀 훈련에 돌아왔다. 다음 경기가 7일 인삼공사전이니 도로공사전 이후 정확히 일주일 쉴 시간을 번 셈이다.

디우프는 지난 시즌 못잖게 많은 공을 때리고 있다. [사진=KOVO]

라자레바보다도 많은 공을 쳐내는 선수도 있다. 디우프다.

디우프의 올 시즌 공격점유율은 50.2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26경기에서 1830차례 공격을 시도한 디우프는 올 시즌에도 지금까지 26경기를 소화하면서 1832번 공격을 때렸다. 앞으로 4경기가 더 남았으니 공격시도 2000회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달 26일 수원 현대건설전에선 54점을 몰아치며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안겼다. 올 시즌 여자부 개인 최다득점 기록이다. 현재 득점 2위(820점)에 올라있는 그는 2연속 득점왕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자신의 활약이 곧 팀 승리와 직결된다는 걸 잘 안다. 사실상 봄 배구 진입이 좌절된 상황에서 개인 타이틀 수성은 물론 탈꼴찌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디우프 역시 올 시즌 세터 염혜선과 불화설이 나온 것은 물론 경기 도중 짜증 섞인 표정을 보이는 등 감정조절에 실패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에서 좋은 기억을 안은 덕에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2시즌 연속된 혹사에 디우프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디우프는 현대건설전을 마친 뒤 이에 대해 묻자 "시즌 막판엔 모든 선수가 피곤한 법"이라며 "몸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힘줬다.

인삼공사는 여자부에서 가장 많은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우승을 다투는 서울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이상 승점 53), 3위 경쟁을 하는 IBK기업은행, 도로공사를 모두 상대하는 일정이라 디우프 경기력에 따라 봄 배구 향방도 갈릴 공산이 있어 흥미롭다.

V리그를 빛내고 있는 두 외인 모두 끝까지 책임감을 보여줄 수 있을까. 성적과 별개로 웃으며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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