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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전진 배치, '상암벌' 지킨 FC서울 승리의 '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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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전진 배치, '상암벌' 지킨 FC서울 승리의 '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3.17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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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호영 광주FC 감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돌아오며 감상에 젖었다. 지난 시즌 FC서울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적장이 된 그가 '상암벌'을 방문하며 필승 각오를 내비쳤지만, 서울에는 기성용(32)이 버티고 있었다.

FC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5라운드 홈경기에서 광주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교체 투입된 기성용이 2경기 연속 결승골로 도합 승점 6을 안겼다. 특히 이날은 FC서울 소속으로 모든 대회 통틀어 100번째 나선 경기로 입장객들에게 그의 얼굴이 새겨진 스페셜 티켓을 발권한 날이기도 해 의미를 더했다.

전반을 주도한 광주는 1-1로 후반을 맞자 공격형 미드필더 김종우 대신 펠리페를 투입,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에 맞서 기성용을 넣고 전진 배치한 서울과 중원 싸움에서 밀렸고, 주도권을 뺏긴 뒤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기성용(오른쪽)이 김호영 광주FC 감독의 승리 의지를 무력화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호영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속도를 활용, 상대를 곤란에 빠뜨리고자 했지만 오늘 잘 안됐다. 계속 중간에 끊겨 다시 수비하는 상황이 발생해 체력적인 부하로 이어졌다. 결국 미드필드 공간에서 슛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박진섭 서울 감독은 "전반에는 상대 압박에 고전했지만, 후반에 상대 압박이 풀릴 거라 생각했다. 예상대로 광주 체력이 떨어진 게 역전 동력"이라며 "기성용의 피로감이 쌓여 '후반에 들어가 팀에 더 도움 될 수 있는 플레이를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결승골까지 넣어줘 고맙다"고 밝혔다.

이날 기성용은 포백 앞에 위치하는 대신 오스마르보다 한 단계 앞으로 전진했다. 수시로 측면 공간으로 뛰어들었고,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몇차례 슛 기회를 잡았다. 결국 후반 40분 정확한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문 빈 곳을 정확히 찔렀다. 12년 만에 K리그에서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상대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2명 놓기 때문에 기성용을 전진시켰다. 우리 팀에는 오스마르도 있어 기성용은 전진 배치시키는 게 낫다고 봤다. 기성용은 공격력도 좋기 때문에 한 단계 위에서 공격을 풀어주기를 바랐는데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기성용은 "오늘은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 받았다. 공격적인 역할에도 자신 있기 때문에, 기회를 노리고자 위로 올라섰다.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득점에도 관여하면 팀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더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득점 직후 구단 엠블럼을 가리키며 서포터즈석으로 다가가는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기성용이 2경기 연속 결승골로 FC서울에 승리를 안겼다. 개인사로 어지러운 와중에도 피치 위에선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성용은 "인천 유나이티드전 승리 이후 선수들과 '순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며 결의를 다졌다. 홈 팬들 앞에서 더 좋은 축구, 이기는 축구를 위해 노력했다. 결과를 내 만족한다"며 "서울로 돌아와 팬들 앞에서 처음 골을 넣어 큰 감동이고 기쁨이었다.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2선 공격형 미드필더와 3선 중원 라인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박주영 외에 이렇다 할 원톱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최전방이 약하다는 분석도 따른다. 박진섭 감독 역시 이를 잘 인지하고 있고, 외국인 공격수 보강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이날까지 나상호가 3골을 넣은 반면 나머지 공격진은 아직 득점이 없다.

기성용이 승부처에 결정력을 발휘하며 공격에서도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도움도 아닌 골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으니 서울 승리의 '키(Key)'가 아닐 수 없다. 

특히나 최근 기성용은 학창시절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보자와 논쟁을 벌이고 있는 터라 마음이 어지러울 법도 하나 프로페셔널리즘을 잃지 않아 경이롭다. 전날 한 방송을 통해 재차 이슈가 재점화됐지만 피치 위 기성용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기성용은 "내 직업은 프로축구선수다.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장 안에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지금 같은 경우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걸로 흔들린다면 핑계다. 피치 안에선 프로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며 "나는 팬들 앞에서 뛰면 더 신이나는 것 같다. 밖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그라운드 위에선 신이 난다"고 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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