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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또 퇴장, '양날의 검'인가 [라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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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또 퇴장, '양날의 검'인가 [라리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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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강인(20·마요르카)의 장단점이 명확히 드러난 경기였다. 친정팀과 맞대결에서 자신의 공격재능을 유감 없이 발휘했지만 의욕이 넘친 탓에 필요 이상의 거친 플레이로 퇴장 당하고 말았다. 

이강인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2021~2022 라리가 10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전반 32분 앙헬 로드리게스의 선제골을 도우며 시즌 1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후반 10분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고, 2-0으로 앞서던 마요르카는 이강인이 빠진 뒤 2골을 내주며 무승부를 거두고 말았다.

지난 6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전 중앙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슛으로 시즌 첫 골을 넣은 데 이어 두 번째 공격포인트를 적립했지만 끝내 웃을 수 없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로부터 양 팀 선발 통틀어 최저평점(5.7)을 받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사진=AFP/연합뉴스]
마요르카 이강인(오른쪽)이 친정팀 발렌시아 원정에서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지만 경고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빛이 바랬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날 이강인은 10세 때 아카데미에 합류한 이후 지난 시즌까지 10년 동행한 발렌시아를 처음 적으로 상대했다. 그는 오랫동안 팀 내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고, 2018년 만 17세 나이로 1군에 데뷔한 이래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약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뒤로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이적을 원했지만 이강인을 지키려는 구단과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결국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기간을 1년 남기고 재계약이 불발, 이적이 성사됐다.

이강인은 바라던 대로 마요르카에서 착실히 기회를 얻고 있다. 이날까지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발렌시아의 미래로 통했던 이강인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홈구장 메스타야로 돌아왔으니 스페인 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이강인은 4-2-3-1 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스타팅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슛 2개, 키패스 2개, 드리블 성공 2회 등 날카로운 공격력을 자랑했다. 구단이 큰 재능을 놓쳤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듯 특유의 탈압박과 패스능력 등 공격재능을 뽐냈다. 전반 32분 페널티박스 밖 오른쪽에서 상대 태클을 따돌린 뒤 골라인을 타고 들어가 정확한 컷백 크로스로 로드리게스의 선제골을 도왔다. 

그 앞서 전반 31분 발렌시아 호세 가야와 몸싸움을 벌이다 팔을 써 경고를 받은 게 화근이었다. 가야는 발렌시아 시절 이강인과 프리킥 키커를 두고 언쟁을 벌인 껄끄러운 사이였기도 하다. 경고를 안고 후반전에도 피치를 밟은 이강인은 후반 10분 다니엘 바스와 경합 도중 무리한 발동작으로 다리를 가격하면서 퇴장당하고 말았다. 볼 터치가 길었고, 본능적으로 발을 뻗었지만 먼저 공에 발을 댄 바스를 위협하는 플레이가 됐다. 의욕이 부른 참사. 경기를 중계하던 한준희 스포티비 해설위원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강인은 반칙 직후 퇴장을 직감한 듯 피치에 누워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사진=AFP/연합뉴스]

파울 직후 퇴장을 직감한 이강인은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 채 함참이나 피치에 누워 있었다. 전 동료들의 위로를 받은 그는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떠났다. 마요르카는 수적 열세에도 잘 버텼지만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특히 추가시간 7분이 다 흐른 뒤 극장 동점골을 넣은 주인공이 가야라는 사실은 이강인을 더 뼈아프게 했다.

이강인이 프로 들어와 퇴장당한 건 이번이 3번째다. 발렌시아에서 주로 교체로 나서며 17경기를 소화했던 2019~2020시즌에도 두 차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팀을 곤경에 빠뜨린 바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라는 강팀을 맞아 이강인이 거친 태클로 반칙을 범했고, 가뜩이나 수세였던 팀은 수적 열세까지 안고 싸워야 했다. 팀은 2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이런 태클과 적극적인 수비는 이강인 특유의 승부욕과 투쟁심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지만 대표적인 약점으로도 지적받는다. 처진 스트라이커 내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이강인은 공격에 치중하는 선수지만 그렇다고 수비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양날의 검'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극복하려면 경기 중 평정심을 유지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과거 맨유의 황금기를 이끈 축구평론가 폴 스콜스도 선수시절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이따금씩 어설픈 태클로 퇴장 당해 평가가 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정확한 수비 위치선정과 완급조절 능력을 장착, 중앙 미드필더로서 세계 정상급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공 소유 능력과 공격 전개 능력만큼은 확실한 이강인에게 좋은 본보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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