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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FA 강민호, '삼성맨'의 도전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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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FA 강민호, '삼성맨'의 도전 [프로야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26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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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제는 '삼성맨'이 된 강민호(36·삼성 라이온즈)가 생애 첫 정규리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데뷔 18년차 관록에 철저한 몸 관리로 최정상급 포수로 군림하고 있는 그가 숙원과제를 완수할 수 있을까.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17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강민호는 2017시즌까지 롯데 유니폼만 입고 뛰엇다. 2013시즌을 마치고 4년 총액 75억 원에 재계약하는 등 롯데의 상징과 같았던 그는 2018시즌 앞두고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때 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다.

4년 80억 원에 사인했으니 역시 대박이었다. 그리고 강민호는 이제 곧 3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또 다시 거액 잭팟을 터뜨려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정규리그 막바지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 삼성은 3경기, 2위 KT 위즈는 5경기 남은 시점에서 아직까지 정해진 건 없지만 역전 우승을 노리는 삼성은 가까스로 탈환한 선두를 뺏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강민호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강민호는 삼성이 1위로 올라서는 데 숨은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은 23일 KT전에서 강민호의 솔로 결승포에 힘입어 4개월 만에 순위표 가장 높은 곳으로 돌아왔다. 이어진 24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1-3으로 뒤진 8회말 2사 강민호가 투런 동점포를 때려내면서 무승부를 거둬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올 시즌 말 그대로 공수양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타율 0.300 121안타 18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6으로 삼성 이적 후 가장 좋은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도 4.11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로는 가장 좋다. 

주전 포수로 뛰면서 뷰캐넌(16승), 원태인, 백정현(이상 14승) 등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선발진의 호투를 도왔다. 공인된 도루 저지 능력과 풍부한 경험으로 불펜진 등 젊은 투수들의 중심을 잡아준 것은 물론 마무리 오승환과도 좋은 합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 24일 자신의 홈런으로 무승부를 따내면서 선두를 지킨 기쁨을 뒤로 하고 선발 뷰캐넌이 역투하고도 승수를 올리지 못한 걸 위로하는 등 안방마님으로서 품격을 드러냈다.

강민호는 골든글러브를 5차례 수상하고, 2008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2010 광저우·2014 인천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끈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지만 아직까지 프로야구 우승 경험이 없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강민호(왼쪽)는 안방마님으로서 마운드 안정에도 큰 힘을 보탰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롯데에서 보낸 14시즌 동안 꾸준히 한국 최고 포수로 군림했지만 부진한 팀 성적 탓에 대권 도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롯데 시절 가을야구를 6차례 경험했지만 플레이오프(PO)까지 치른 게 가장 높이 올라갔던 기억이다. 삼성에 온 뒤로도 계속 기대에 못 미쳤고, 팀도 암흑기를 견뎌내야 했다.

강민호는 올 시즌 앞서 경산 볼파크, 대구 홈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때 가장 먼저 출근하는 고참으로 통했다. 포지션 특성상 부상이 잦은 만큼 세월에 쓸려가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몸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강민호는 해마다 몸이 더 좋아진다"며 치켜세웠고, 그런 노력 덕인지 올 시즌 부활을 알렸다.

삼성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면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부산의 심장' 이대호보다 '사직 아이돌' 강민호가 먼저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게 된다. 올 시즌이 끝나면 보호선수 없는 FA C등급으로 분류돼 자신의 가치를 다시 검증받을 수 있기도 하다.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승리, 그리고 FA 대박까지 강민호가 삼성 이적 후 최고의 한해를 노리고 있다.

뜨거운 가을을 보내고 있는 그는 SBS와 인터뷰에서 "좋은 결실을 맺으면 팬들께서 내가 그동안 팀에 도움이 못 된 것을 용서해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라이온즈 파크로 초대하고 싶지만 팬 여러분이 추울 수 있기 때문에 고척돔으로 초대하겠다. 꼭 고척에서 야구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해보겠다"는 말로 한국시리즈 진출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는 일정이 미뤄진 탓에 고척돔 중립경기로 치러진다.

삼성은 2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잔여일정 3경기를 소화한다. 어김없이 강민호가 포수 미트를 끼고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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