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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라' 허구연 총재? KBO 향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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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라' 허구연 총재? KBO 향한 기대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3.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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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40년 한국프로야구(KBO) 역사에 첫 야구인 총재가 탄생할까. 허구연(71) MBC 해설위원에 야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새 총재 물색에 나선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허구연 해설위원을 KBO 차기 총재로 추대하는 것에 긍정적 검토를 하고 있다. 

허 위원은 지난 2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2022년 3차 이사회에서 각 구단들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고 알려진다. KBO 정관상 이사회 재적이사 4분의 3이상 찬성을 얻지는 못해 구단주 총회에 추천되지 못했으나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이 KBO 최초 야구인 출신 총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회의 후 각 구단들은 구단주와 의견을 수렴했고 허 위원을 차기 총재 후보로 구단주 총회에 회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

그동안 KBO 총재는 기업 경영인, 고위 행정 관료 출신 등이 맡는 게 일반적이었다. 스폰서 물색 등에선 어느 정도 도움을 얻은 것이 사실이지만 KBO의 뿌리 깊은 문제를 해결해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그런 면에서 허 위원은 누구보다 KBO 사정을 뻔히 꿰뚫어보고 있고 긍정적인 변화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로서 좋은 인상을 던져준다.

KBO는 끊임없는 사건 사고와 국제 대회 경쟁력 약화 등으로 야구계 안팎의 시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정지택 총재는 지난달 8일 사퇴했다. KBO 규약에 따르면 총재가 사임, 해임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1개월 이내 보궐 선거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이로 인해 KBO 이사회가 움직이고 있다.

허 위원의 프로야구, 나아가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공로는 누구나 인정한다. 선수로서 경남고-고려대-한일은행을 거쳐 청보 핀토스 사령탑을 지냈고 프로야구 출범 후엔 해설위원으로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다. 행정가 경험도 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대한야구협회 이사를 맡았고 KBO 규칙위원장, 기술위 부위원장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KBO 총재 고문 역할을 소화했다.

야구계 많은 공헌을 한 허 위원(왼쪽)은 2017년 일구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인프라 구축을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야구경기 해설 도중에도 한국 야구의 부족한 인프라 확충에 대해 열변을 토하기를 반복했고 야구팬들은 모로가도 인프라로 결론을 맺는 그를 향해 ‘허프라’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실제로 이 같은 영향 덕분에 사시사철 야구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고척스카이돔이 건립됐고 광주-KIA(기아) 챔피언스필드와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 창원 NC파크 등 신축 구장이 연달아 생겨났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구단 등은 허 위원에게 자문을 구했고 창원NC파크 건립 후엔 NC와 창원시장으로부터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속에 2017년엔 일구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받았다.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프로야구 구단들이 2년 연속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렸는데 올해도 구단들이 활용한 부산 기장과 경남 통영 등의 야구장 건립에도 허 위원이 도움을 줬다.

나아가 동남아시아 지역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서도 힘을 쏟았다. 사비 1억 원을 들여 캄보디아에 야구장 건립을 도왔다. 베트남 첫 야구장 건립도 도왔다.

그동안 야구인 출신 총재가 없었기에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한국야구를 위한 헌신을 잘 알고 있는 허 총재 추대설에 야구 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KBO는 11일 4차 이사회를 연다. 이사 8명 이상 찬성을 얻는다면 구단주 총회에 총재 후보로 추대된다. 이후 서면을 통한 구단주들의 의견까지 종합한 뒤 첫 야구인 출신 총재 탄생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지택 전임 총재가 중도 사퇴했기 때문에 허 위원이 총재가 되면 정 전 총재의 잔여 임기까지인 내년 말까지 총재직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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