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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출전에도...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엘살바도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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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출전에도...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엘살바도르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20 2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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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Q(큐) 글 김진수·사진 손힘찬 기자] 엘살바도르에 1-0으로 이기고 있던 후반 24분 대전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 붉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등장하자 3만9823명의 관중이 뜨거운 함성을 질렀다.

손흥민은 1분 뒤인 후반 25분 황희찬(울버햄튼)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스포츠탈장 수술 이후 컨디션 관리를 위해 지난 16일 페루와의 평가전에서는 결장했던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왼쪽 미드필더로 나서 수비까지 적극 가담했다. 하지만 답답한 공격을 펼친 한국의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한국은 오히려 후반 42분 엘살바도르의 알렉스 롤단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찐득찐득한 습도 높은 날을 체험하는 듯한 경기였다. 기회는 많았지만 끝내 터진 건 한 골이었다. 시원한 골 잔치를 바랐던 팬들은 몇 번이고 아쉬워 할만했다.

황의조(왼쪽)가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엘살바도르와 축구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후반전 49분 선제골을 넣은 뒤 몸을 풀고 있던 손흥민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황의조(왼쪽)가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엘살바도르와 축구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후반전 49분 선제골을 넣은 뒤 몸을 풀고 있던 손흥민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한국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6월 A매치 2번째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3월 부임 후 4경기(2무 2패)에서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이날 엘살바도르전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기였다. 엘살바도르는 세계랭킹 75위로 전력상 한국(21위)에 상당히 떨어지는 팀이었다. 게다가 가장 최근 일본전에서는 0-6으로 대패한 상태였다. 한국은 이날 골 점유율에서 65%-35%로 압도하고, 슈팅 수는 15대7로 2배가 넘었지만 압도적이라는 느낌이 적었다. 유효슈팅이 고작 4개에 그쳤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뒤 “3월(콜롬비아·우루과이전) 경기력이 좋았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그는 “이번에 선수들을 소집하면서 선수들의 부상이 있었고 수비라인은 전체적으로 다 바뀌었다”며 “많은 숙제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많은 숙제를 남겼다”고 말했다. 한국의 다음 A매치는 9월이다.

황의조가 20일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엘살바도르와 축구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후반전 49분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황의조가 20일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엘살바도르와 축구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후반전 49분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번 6월 A매치의 득점 부진의 원인으로 단순했던 공격 루트와 골 결정력 부재가 꼽힌다. 지난 3월 A매치에서 손흥민이 중원을 자유자재로 누비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면, 6월 A매치에서는 측면을 통한 공격이 대부분이었다. 이강인(마요르카)과 이재성(마인츠)이 잘 풀어나갔지만 중원에서 해법을 잘 찾았던 3월과는 확연히 달랐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도 장신 스트라이커 조규성(전북 현대)을 이용한 공격이 두드러졌다. 전반 9분 조규성이 문전에서 헤더를 했지만 크로스바를 왼쪽으로 흘렀다. 조규성은 전반 29분 김진수(전북)의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댔지만 상대 골키퍼가 먼저 쳐냈다.

페루전에서 가장 움직임이 좋았던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도 적극적이었다. 포백 수비수 설영우(울산 현대)와 우측 측면 공략에 나섰고 간간히 직접 슈팅까지 날렸다. 전반 27분에는 드리블을 치고 올라간 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왼발로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넘겼다.

이강인이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엘살바도르와 축구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슈팅이 막힌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강인이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엘살바도르와 축구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슈팅이 막힌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지난 페루전에서는 오현규(셀틱)가 상대 골키퍼와 2차례 일대일 찬스를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골 결정력 부재 해소 방안에 대해 “훈련을 더 많이 해야 되고 더 많이 해야 되고 더 많이 해야 한다”며 “운동장 나가서 득점할 수 있다는 믿음을 스스로 줘야 한다”고 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 동안 터지지 않았던 스트라이커의 득점이 나왔다는 점이다. 이날 후반 시작과 함께 이재성과 교체 투입된 황의조(FC서울)가 불과 4분 뒤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진영 페널티박스 왼쪽 부근에서 달려들던 황희찬이 황의조에게 패스했다. 페널티박스 내 왼쪽에서 공을 받은 황의조는 한 바퀴를 돌아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그대로 오른발로 공을 골문 오른쪽에 찔렀다.

지난해 6월 14일 이집트와의 평가전 이후 1년여 만의 나온 득점.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은 15골을 넣었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주전 자리에서 밀리는 등 부침을 겪다 오랜만에 골을 터뜨렸다.

황의조는 “골을 넣어 기뻤지만 승리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박지수(포르티모넨세)와 설영우 등 새로운 수비 자원의 활약도 위안거리다. 주전 수비수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이 각각 군사 훈련과 부상 때문에 부재한 상황 속에서 기회를 잡은 둘은 안정적인 실력을 보여줬다. 설영우는 엘살바도르전이 A매치 데뷔전이었다.

박지수는 “2연전에서 꼭 승리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실망도 했고 아쉽다. 9월에 소집하면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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