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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보다는 심리" 중국통 학범슨의 '광저우 8강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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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보다는 심리" 중국통 학범슨의 '광저우 8강 구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6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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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러운 광저우 원정…일방적인 6만 관중 응원 이겨낼 수 있는 선수들 마음자세가 중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전술보다는 선수들의 심리적인 준비가 중요하다."

김학범(55) 성남FC 감독의 '광저우 구상'은 끝났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27일 텐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8강에 오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미 성남은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16강 1차전에서 김두현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2-1로 이기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비기기만 해도 성남의 8강 진출이 확정된다.

하지만 2차전은 적지에서 치러진다. 6만석에 가까운 경기장은 성남 선수들의 마음을 압박할 것이 분명하다. 광저우의 스타급 선수들뿐 아니라 심적인 부담이라는 또 다른 적과 싸워야만 한다.

이 때문에 김학범 감독은 전술보다는 선수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술은 감독인 자신에게 맡겨두고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처럼 자신하는 것은 이미 중국리그 경험이 있는 '중국통'이기 때문이다. 2010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6개월 동안 허난 전예를 이끌었다.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중국리그 최강팀으로 성장한 것을 눈앞에서 직접 지켜봤고 중국 팬들의 성향이나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꿰뚫었다.

김학범 감독의 '중국 경험'은 이미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성남은 광저우 푸리와 조별리그 원정에서 1-0으로 이겨 광저우와 좋은 기억이 남아있다. 광저우 푸리 역시 지난해 중국리그에서 3위에 오른 만만치 않은 팀이었지만 김학범 감독의 지략 앞에 무릎을 꿇었다.

또 전술가이기도 한 김학범 감독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 비디오를 수차례 돌려보며 팀의 핵심인 정즈를 봉쇄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김두현이 앞선에서 정즈를 완벽하게 밀착 방어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이미 광저우 공략법과 맞춤형 전술은 나와있어 원정경기는 선수들의 심리 상태에 더욱 초점이 모아진다. 감독의 전술을 그라운드에서 재현해내려면 심리적 부담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 김학범 성남 감독은 27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의 성패는 전술보다 심리적 안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16강 1차전에서 조르징요와 하이파이브하는 김학범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학범 감독은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 구단이다. 경기 당일에 6만석 규모의 경기장이 꽉 차 우리 팀 벤치 뒤까지 광저우 팬들로 가득할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를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 전술적인 준비는 끝났고 선수들의 심리적인 준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성남은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 K리그 클래식 일정을 치르지 않고 24일 서둘러 광저우로 건너갔다. 24일에는 광저우의 명산인 백운산에 올라 훈련과 경기로 지친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산의 정기를 받았다.

25일에는 텐허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훈련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폭우에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붕이 있는 육상트랙에서 30분 남짓 몸을 푸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지만 김학범 감독은 "계속 훈련했던 몸들이라 상관없다. 지금은 훈련보다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고 관리할 때"라며 개의치 않았다. 이 역시 선수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발언이다.

최고의 전술가로 평가받으며 '학범슨'이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는 김학범 감독이 2차전에서도 시민구단 다윗이 갑부구단 골리앗을 잡는 대이변을 일으킬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잡는다면 이변이 아니라 실력의 승리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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