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대만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이 0-1로 뒤진 2회말 2사 2, 3루에서 김성윤(삼성 라이온즈)이 1루쪽으로 땅볼을 때렸다. 대만 1루수가 타구를 포구한 후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는 대만 선발 린위민에게 공을 건넸다. 김성윤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들어갔다. 세이프로 보였으나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이후 리플레이 화면에서는 김성윤의 손이 린위민의 발보다 빠른 것처럼 보였다. 경기 초반 동점을 만들 기회를 날린 분위기를 내준 채 끌려갔고 6회와 7회, 9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한 점도 못 냈다. 0-4로 대만에 졌다.

심판의 미숙한 판정은 이날만 있었던 게 아니다. 1일 홍콩전에서는 판정을 번복하면서 20분가량 경기를 지연시켰다.

3회 무사 1, 2루에서 강백호가 우측 타구를 날렸고 홍콩 우익수가 몸을 날려 잡았다. 현장 취재를 한 언론사들에 따르면 이때 2루 주자 최지훈(SSG 랜더스)은 3루로 뛰다 돌아왔고 1루 주자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2루로 뛰다가 최지훈을 앞질렀다. 최지훈은 2루에서 포스 아웃되고 노시환은 돌아오지 못해서 포스 아웃이 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의 항의에 심판진들은 판정을 뒤집고 최지훈을 2루로, 노시환을 더그아웃으로 보냈다. 이때 1루심은 최지훈과 노시환을 구분하지 못해 복잡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장면은 TV 중계에 나오지 않아 현장 팬들이나 취재 언론사를 제외하고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결국 20분가량 지연된 2사 1루로 경기가 재개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경기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낙제점이다. 심판들은 연달아 미숙한 판정을 하고 있다. 전광판에는 투수들의 구속이 제대로 찍히지도 않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제작하는 중계방송도 팬들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비디오 판독도 없어 긴가민가한 판정에 항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홍콩과의 경기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구속이 나왔다.

한국 선발 투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가 2회 2사 후 장천이우를 향해 던진 공의 구속이 현지 중계방송에 시속 1km가 찍혔다. 7회에는 장현석(LA 다저스)이 2사 3루에서 탐호인에게 던진 공은 시속 194km가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광판에 투수들의 정상 구속이 찍히지 않고 있다. 평소 140km 중반대가 넘는 직구를 던지는 원태인은 이날 경기에서 시속 130km대에 그쳤다. 원태인의 컨디션이 나쁜 게 아니다. 전광판에 다른 구장에 비해 구속이 10km 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드건이 오락가락하면서 현지 관중들과 언론사들은 물론, TV로 경기를 보는 팬들도 투수들의 구속을 제대로 알 수 없게 됐다.

중계방송에서는 리플레이 영상이 잘 나오지 않고 투수가 1루에 견제구를 던질 때 타석의 타자를 비추기도 한다. 비디오 판독도 없어 한 번 판정이 나오면 뒤집기가 어렵다. 대만전에서 2회 김성윤이 아웃된 상황은 비디오 판독으로 충분히 제대로 된 판정을 가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시아에서 야구는 인기 스포츠다. 한국과 일본, 대만을 필두로 뿌리 깊은 리그의 역사가 있다. 하지만 무색하게도 국제 대회에서의 경기 운영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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