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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군 '아파도 안방 개근', 포수 출신 김경문의 속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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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군 '아파도 안방 개근', 포수 출신 김경문의 속뜻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29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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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0구단 포수 중 유일하게 전경기 소화…내부경쟁으로 동기부여 지속

[창원=스포츠Q 이세영 기자] “뼈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교체하지 않을 것이다. 아파도 뛰어보는 게 필요하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주전 포수 김태군(26)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다소 매몰차게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김 감독은 김태군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지 않는 이상 포수로서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태군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뛰는 포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개근 출장하고 있다. 144경기 체제로 늘어나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백업 포수에게 마스크를 쓸 기회를 주는 다른 구단 포수들과는 다른 행보. 무거운 장비를 찬 채로 장시간 쪼그려 앉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지만 김태군은 꿋꿋이 홈을 지키고 있다.

▲ KBO리그 10개 구단 포수 중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김태군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2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4회말 팀이 2-0으로 달아나는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렸다.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김태군은 팀의 창단 최다 8연승을 견인하며 활짝 웃었다. 공룡군단의 숨은 공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태군이다.

◆ 3년간 주전마스크 쓰며 '일취월장'

올해로 NC 입단 3년차. 김태군은 이제 확실히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았다. 출전 경기수를 늘리며 주전으로서 손색없을 만큼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대동중,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8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태군은 백업 포수로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2011년까지 4년간 148경기에 출전할 뿐이었다. 2012년 100경기에 나서며 ‘이제 주전이 되나’ 했지만 이듬해 특별지명을 통해 NC로 둥지를 옮겼다.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이 안 될 법도 할 터. 하지만 김태군은 이를 또 다른 기회라고 여기고 한 걸음씩 전진했다. 2013년 102경기, 지난해 109경기에 출장하며 포수로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144경기 체제로 늘어난 올해는 47차례 전 경기 마스크를 쓰고 있어 한 시즌 개인 최다경기 출장이 유력하다. 아울러 올해 37안타를 치고 있는 김태군은 데뷔 첫 단일 시즌 100안타도 바라보고 있다.

출장 경기수를 늘리면서 많은 것을 얻는 김태군이다. 포수로서 중요한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매년 커리어 하이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쳤다. 김태군을 전 경기 출장시키는 김경문 감독의 속뜻이기도 하다.

▲ 김태군(오른쪽)이 2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전에서 에릭 테임즈와 홈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건강한 내부경쟁은 더 좋은 결과물을 낳는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김태군이 스스로 붙박이 주전이라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백업 포수 박광열(20)을 대기시켜 언제든 경기에 투입시켰다. 박광열은 두산과 주중 3연전 가운데 두 차례 교체 마스크를 썼다.

이는 김태군이 더욱 자신을 채찍질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백업 포수를 봤던 이승재(32)가 부상으로 은퇴하면서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잡게끔 한 것.

김경문 감독은 “주전 포수가 힘들다고 빠져서 백업 포수가 나갔다가 투수와 호흡이 잘 맞으면 감독은 두 포수를 두고 저울질하게 된다. 그 순간 주전 포수는 백업 포수에게 자리를 뺏기는 것”이라는 말로 김태군의 지속적인 분발을 당부했다.

포수의 사정을 잘 아는 포수 출신 감독 밑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는 김태군은 팀 최다연승 기록을 새로 쓴 NC의 숨은 MVP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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