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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당 연상? 기념일 미룬 ‘복면가왕’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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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당 연상? 기념일 미룬 ‘복면가왕’ 설왕설래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4.08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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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9주년을 맞은 '복면가왕'이 방송 하루 전 갑작스러운 결방을 알렸다. 이와 관련해 '특정 정당 기호를 연상한다'는 이유로 편성을 미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의 비판을 샀다.

MBC '복면가왕'은 지난 7일 9주년 특집 방송을 기획했다. 2015년 4월 5일 첫 방송해 9년 동안 큰 사랑을 받은 MBC 대표 장수 예능인만큼 생일 맞이 준비도 분주했다.

'복면가왕' 제적진은 "9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판정단 라인업과 실력파 복면 가수들의 무대로 녹화장 분위기가 뜨거웠다"고 자신했다. 특히 모두를 경악케 한 가요계 슈퍼스타가 스페셜 무대로 화려한 포문을 열어 녹화장이 발칵 뒤집혔다는 예고를 전하기도. 연예인 판정단으로는 YB 윤도현, 하동균, BMK, 송가인, 김현철, 남창희, 권은비, 드리핀 차준호 등 각 장르를 대표하는 이들이 출연 예정이었다.

[사진=MBC ‘복면가왕’ 예고편 갈무리]
[사진=MBC ‘복면가왕’ 예고편 갈무리]

하지만 MBC는 방송 하루 전인 6일 돌연 결방 소식을 전했다. 대신 재방송 편성인 '나 혼자 산다 스페셜'을 방송했다. 일요일 오후 6시, 주말 황금 시간대에 재방송을 편성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었으나 편성 변경 공지에서는 '제작 일정'이라는 간단한 내용만 적혔다. 

이후 한겨레 보도를 통해 전말이 밝혀졌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을 앞두고 책잡힐 만한 빌미를 제거하자는 내부 의견이 모인 것. 9주년 기념으로 인해 숫자 '9'가 자주 등장하는 만큼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을 원천 봉쇄하자는 이야기였다. 9번은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기호다.

[사진=MBC ‘복면가왕’ 예고편 갈무리]
[사진=MBC ‘복면가왕’ 예고편 갈무리]

'복면가왕'은 '은하철도 999'등 9를 강조한 선곡과 연출로 꾸며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편에도 '출9(구) 없는 매력의 대결!' 등 9를 강조하는 그래픽이 사용됐다.

MBC는 앞서 뉴스데스크 날씨예보에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최저값을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으로 강조해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정당색과 기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였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 결정을 받았다. 사측 차원에서는 날씨예보 관련 비판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방통위 징계 이후 내부적인 우려가 일 수밖에 없었는 전언이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사진=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정치권은 '복면가왕'의 결정에 저마다의 비판를 내놓았다. 이지수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대파 갖고도 저 난리이니 충분히 이해한다. 이해하면서도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서글프기도 하다"며 "불과 2년 전까지 '눈떠보니 선진국'이었는데 어느덧 '검열과 제재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입틀막, 귀틀막, 파틀막에 이어 이른바 '9틀막' 정권이라 부를 만하다"고 지적했다.

조국 대표 또한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유세 현장에서 '복면가왕' 결방이 MBC의 자체적인 결정인지, 대통령실의 요구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뭐 하는 짓이냐. 너무 한심하다. 이런 상식 밖의 결정을 누가 한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첩신고는 113에서 224로?"라는 짧은 글을 게재했다. 이는 '복면가왕' 사태를 비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기호 1번과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기호 3번으로 이뤄진 간첩신고 전화번호 '113'을 국민의힘 기호 2번과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기호 4번을 조합한 번호로 변경하라는 것. 

반면 MBC 노동조합(3노조)는 성명을 통해 "복면가왕 9주년이 조국혁신당 기호 9번과 겹쳐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 조용히 어떤 이유도 대지 않고 방송을 순연하면 된다"며 "그런데 이런 내용이 한 매체 단독 기사로 투표 사흘 전 나와 조국혁신당을 홍보해주는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미래 역시 "MBC는 지금이라도 '야당과 짜고 친다'는 정치권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당장 '복면가왕'을 방영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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