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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배구 '극일 카드' 최홍석, 무엇이 일본의 허를 찔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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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배구 '극일 카드' 최홍석, 무엇이 일본의 허를 찔렀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14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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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스파이크·블로킹·서브로 다양하게 15득점 팀내 최다득점…셧아웃 승리 일등공신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문용관 감독이 내민 '극일 카드'는 기대 이상이었다.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보낸 최홍석(27·우리카드) 카드가 일본전 2연패를 끊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일본과 대륙간 라운드 D조 6차전에서 최다 득점을 올린 최홍석(15득점)을 앞세워 3-0(25-20 25-21 25-18)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국 남자배구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과 13일 월드리그 5차전 등 일본전 2연패 사슬을 끊고 역대 120번째 맞대결을 통해 71승 49패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 최홍석 외에도 14득점을 올린 송명근(22·안산 OK저축은행)을 앞세워 일본을 압도했지만 이 가운데 최홍석 카드가 가장 주효했다. 13일 패배가 서브와 리시브, 연결과정에서 불안했던 것이 원인이었다고 판단한 문용관 감독은 송명근을 라이트로 돌리고 최홍석을 레프트에 배치시켰다. 최홍석은 문용관 감독의 신뢰에 100%의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 최홍석이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 남자배구 월드리그 경기에서 힘차게 스파이크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FIVB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서재덕 무릎 부상 속 공수 맹활약, 위기 구한 영웅

한국은 서재덕(26·수원 한국전력)의 무릎이 좋지 않아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최홍석은 그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냈다. 문용관 감독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부상 선수가 많아서 어려웠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며 "서재덕이 무릎이 좋지 않아 힘들 것이라고 봤는데 최홍석이 잘 해줘 손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선 5경기에서 68득점을 올린 서재덕 대신 투입된 최홍석은 공수에서 발군이었다. 공격 시도에서 16개 가운데 8개를 성공시켰고 블로킹으로만 4득점을 올렸다. 서브 에이스도 3개를 올리며 일본의 수비 라인을 뒤흔들었다.

1세트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최홍석은 일본 코트에 강한 서브를 꽂아 넣으며 첫 번째 서브 에이스를 올렸다. 또 18-15에서도 다시 한 번 서브 에이스를 올려 쐐기 득점을 만들었다. 최홍석은 서브 에이스 외에도 2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4점을 올렸다.

최홍석은 2세트에서도 일본의 공세에 밀리는 상황 속에서도 해결사로 나섰다. 최홍석의 강한 서브는 서브 에이스는 물론이고 일본의 리시브가 한국 코트로 곧바로 넘어와 다이렉트 스파이크로 연결시켜 득점이 되는 등 백점 만점 효과였다.

▲ 최홍석(왼쪽)이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 남자배구 월드리그 경기에서 리베로 정민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FIVB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서재덕 없이도 자신있다, 최홍석의 새로운 발견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의 레프트 공격진은 서재덕과 송명근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홍석도 우리카드의 에이스이긴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는 다소 밀린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홍석은 지난 2월 OK저축은행전에서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 늦게 합류했다. 대표팀 지각 합류는 가뜩이나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최홍석은 서재덕이나 송명근이 지칠 때 투입되는 교체카드로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서재덕의 부상으로 주어진 기회를 서브와 블로킹으로 확실하게 잡으며 또 다른 레프트 공격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대해 주장 신영석은 "서브와 블로킹, 연결과정 등 3개에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는데 이 가운데 서브와 블로킹이 제대로 된 것 같다"며 "연결과정이 아직 좋지 않은 것은 아직 훈련 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홍석이 서브, 블로킹을 제대로 해줘 다행이다. 오늘의 최우수선수(MVP)"라고 추켜세웠다.

최홍석은 "전날 경기에서 리시브가 많이 흔들렸고 서브도 많이 밀렸지만 오늘은 서브로 일본을 잘 공략한 것 같다"며 "월드리그를 계속 치르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제 원정 경기만 남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 시간도 충분하기 때문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홍석이 공격에 힘을 보태면서 한국 남자배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대회인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아시아 랭킹 3위 안에 들면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최홍석의 부활은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한국 남자배구의 큰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 최홍석(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4일 일본전에서 3-0 완승을 확정지은 뒤 동료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FIVB 공식 홈페이지 캡처]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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