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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샤2' 독특 신예 황승언 "예쁜 '척'은 내려놓은지 오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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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샤2' 독특 신예 황승언 "예쁜 '척'은 내려놓은지 오래" [인터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6.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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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식샤를 합시다'2 황혜림 역 배우 황승언

[200자 Tip!] "인터뷰 체질이 아닌 것 같아요. 항상 긴장하고 실제의 나를 포장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서… 사실 이미지에 대한 고민이나 관리는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내가 아닌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 좀 힘들더라고요. 하하."

화려하고 뚜렷한 이목구비로 도도한 느낌을 주는 배우 황승언(27)은 의외로 수수했다. 인터뷰 내용도 꾸밈없는 솔직한 대답이 따라왔다.

[스포츠Q 오소영 기자] 황승언은 지난해 영화 '족구왕'의 학교 여신 '서안나'로 주목받은 후 올 상반기까지 드라마 '나쁜 녀석들' '스웨덴 세탁소' '하트 투 하트' '달콤청춘' '식샤를 합시다2' 출연을 이어왔고, 장현승의 '니가 처음이야' 뮤직비디오로는 도발적인 모습까지 선보였다. 청순함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마스크와 몸매로 광고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블루칩이다. 그런 '미모의 신예'의 소탈함은 신선했다.

▲ 황승언 [사진=얼반웍스이엔티 제공]

◆ "'식샤2' 혜림 분량은 짐작 못 해, 연기는 많이 아쉬워"

'식샤를 합시다2'에서 황승언은 눈에 띄는 미모로 많은 남자들의 사랑을 받는 황혜림을 연기했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애교부리며 일을 부탁하거나 이른바 '어장관리'로 처음에는 미움을 사기도 했다. 극이 점차 진행되며 혜림은 이주승(이주승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이점이(김지영 분) 할머니와 한 집에 살며 싹싹한 모습으로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황승언 스스로도 자신의 분량이 이 정도로 클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

"초중반까지는 혜림이가 미워보이기만 했을 수 있는데, 작가님께서 너무나 감사하게도 혜림이의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어요. 사실 처음엔 중요한 배역으로 들어간 줄 몰랐어요. 1회는 나오지 않았고, 2~4회엔 1~2신 정도였거든요. '식샤2' 포스터를 찍을 때도 저보고 서라고 하시길래 '나는 들어갈 만한 비중이 아닐텐데 자리가 비어서 그런가' 생각했어요.(웃음)"

'식샤2'는 세종시를 배경으로 촬영했지만 혜림이 아르바이트한 편의점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근처다. 황승언이 어린시절을 보낸 동네로, 졸업한 초·중학교 앞 편의점에서 촬영해 감회가 새롭기도 했다.

혜림은 백수지(서현진 분)를 은근히 약올리거나 이주승과의 러브라인으로 극에 재미를 주며 시청자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황승언은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을 표했다.

"'식샤2'에서의 제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3점 정도? 기본 5점도 못 채우겠어요. 좀더 준비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커요."

▲ tvN '식샤를 합시다2' 황혜림 역 황승언 [사진=CJ E&M 제공]

◆ 뜻하지 않은 공백기 후 맞은 다작, 연기 아쉬워

황승언의 남다른 아쉬움에는 이유가 있었다. 2009년 데뷔해 햇수로 7년차 배우지만 그간 공백기가 길었다. 기획사와의 관계, 갑작스럽게 어려워진 집안사정 등 쉽지 않은 일들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황승언은 쉴 틈 없었던 다작에 "연기를 못 했던 시간이 많다보니 조급했고, 나를 필요로 하시는 분들께 감사함이 컸다"며 "하지만 최선을 다할 수 없다면 서로에게 민폐란 걸 깨달았다"고 했다.

'스웨덴 세탁소'에선 어린 철부지를, '하트 투 하트'에선 20대 후반의 차분한 인물을 연기했다. 두 작품의 촬영시기가 겹치며 완벽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두 가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지 못했던 거죠. '스웨센 세탁소'에 너무 몰입하다보니 '하트 투 하트'는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거예요. 겉도는 연기를 제 눈으로 확인하니 정말 속상했어요. '황승언 연기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는 글을 보기도 했고요."

이 때문에 '식샤2'를 하면서는 회사 측에 "앞으로 촬영이 겹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 덕에 지금 차기작이 없다"면서도 황승언은 밝게 웃었다.

"일을 쭉 이어 하다가 갑자기 놀게 되니 불안하기도 해요. 그래도 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인지도를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적은 사람에게 보여지는 기회더라도 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요."

▲ 황승언 [사진=얼반웍스이엔티 제공]

◆ 황승언의 2015년, 이제야 하나씩 풀린다 

올해 뜨거운 신예로 주목받고 있지만 황승언은 벌써 초연한 태도를 갖췄다. 이는 공백기 전 이상하리만큼 모든 일이 잘 풀렸다가, 뜻밖의 침체기를 맞았기 때문이었다. 데뷔작 '요가학원'에선 유진, 차수연, 조은지, 박한별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 선 신예였고, tvN 드라마로 계획됐던 '압구정 다이어리'의 주연 4인 중 한 명으로 뽑혀 약간의 촬영도 마쳤다. 그러나 드라마 제작이 취소되고, 집안사정이 어려워지는 등 힘든 일들이 겹쳤다.

"다른 분들은 점점 올라가는데, 저는 처음에만 반짝했다가 하향 노선을 탄 거예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 삶이 모든 사람과 같아야 할 이유는 없더라고요. 30~40대에 빛을 보시는 선배님들도 많고, 정해진 코스는 없는 거란 생각이 들어요.

예전엔 내 단점을 감추고 원하는 이미지로 보여지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지금은 억지로 저를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제 모습을 보여드리니 편안해요. 과거 힘든 시기는 지금의 저를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아주 값진 날들이었어요."

황승언이 '이미지'를 벗어던진 데는 이런 이유가 한 몫했다. 스타가 되기 위한 욕심을 내려놓고 연기의 본질을 보게 됐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물음에 황승언은 "그 자체로 충분하다"며 웃었다.

"아직 저는 연예인도 아니고 그냥 '연기자', 연기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연기자와 배우는 달라요. 배우라는 말을 붙였을 때 부끄럽지 않을 정도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제 목표를 이룬 게 되겠죠. 그런데 목표는 그거고, 꿈은 또 따로 있어요."

황승언의 꿈은 '좋은 배우'다. 배우가 된 후엔 좋은 배우가 되고 싶고, 그 다음 목표는 좋은 아내, 엄마가 되길 희망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초연했다.

"그런데 이걸 다 할 순 없단 걸 아니까 말 그대로 '꿈'이예요.(웃음) 사람이 꿈이 없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잖아요. 못 이룰 걸 알지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황승언 [사진=얼반웍스이엔티 제공]

[취재후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털털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황승언은 '소탈함의 끝'을 달리는 배우다. 초면의 기자에게 음료를 권하며 "먹는 건 직접 보고 골라야 한다"며 함께 메뉴를 고르며 이것저것 추천을 해 준다. 케이크를 먹으면서는 "사실 '식샤2'를 찍으며 주전부리로 3kg가 쪘다"면서도 "그래도 맛있는 건 포기할 수 없다"며 웃는다. 친근한 성격에는 배려 또한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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