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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돌아온 로큰롤라디오 "비주얼 아닌 '음악' 즐기던 관객들 인상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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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돌아온 로큰롤라디오 "비주얼 아닌 '음악' 즐기던 관객들 인상적" [인터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6.2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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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잘 하니까요. 음악이 좋으니까."

밴드 로큰롤라디오의 자신감과 실력은 프랑스에서도 통했다. 로큰롤라디오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음악마켓 '미뎀(MIDEM) 2015' 참가 및 투어 공연, 앨범 작업으로 14일간의 일찬 일정을 보냈다.

49년의 역사를 지닌 '미뎀'에선 각국의 음악 기업 간 비즈니스가 이뤄진다. '미뎀' 쇼케이스 무대에서 로큰롤라디오는 한국 팀 중 마지막을 장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케이팝나이트아웃(K-pop Night Out)'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약 3배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 로큰롤라디오 [사진=뮤직램프 제공]

라몬즈와 마돈나를 발굴한 제작자 시모어 스타인은 로큰롤라디오에 "한국에 프로듀서를 보내겠다"고 높은 관심을 나타냈고 비욘세와 마돈나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라이언 레슬리와는 공동 작업을 논의했다.

짧은 시간 속 많은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그간 5kg가 빠졌고, 유명 관광지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했으나 이번 프랑스 투어에서 얻은 성과는 보다 구체적이라 고무적이다. 김진규(코러스, 기타), 김내현(보컬, 기타), 이민우(코러스, 베이스), 최민규(드럼, 퍼커션)를 만나 짧지만 알찼던 프랑스 투어 이야기를 들었다.

◆ "비주얼 아닌 음악만 감상하는 관객, 신선했다" 

"'한국에서 이런 음악을 하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죠. 'K팝'에는 아이돌그룹의 댄스음악만 있다고 알고 있던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미국이나 프랑스나, 비주얼보다는 음악 자체에 집중하는 느낌이 있어요. 연주에만 집중해도 되니 연주자 입장에서도 편하고요." (김내현, 이민우)

로큰롤라디오가 입을 모아 말한 것은 음악에의 집중이었다. 무대를 보지 않고 귀로 음악에만 집중에 즐기는 관객을 보며 얻은 감상이었다. '셧 업 앤 댄스 (Shut up & Dance)' '원 위크(One week)' '레드문(Red Moon)' 등으로 무대를 꾸미면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춤이 시작됐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낯선 외국 밴드의 음악을 이렇게 즐겨줄 줄은 몰랐다"고 했다.

▲ 로큰롤라디오 프랑스 투어. 공연, 현지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뮤직램프 제공]

특히 멤버들이 꼽는 최고의 공연은 리옹에서였다. 대학 시험기간과 겹쳤음에도 수많은 젊은 관객이 모였고, 그중 가장 열정적으로 호응한 관객은 알고보니 대학에서 베이스를 가르치는 교수였다. 반응이 좋아 앙코르 공연을 1시간 가까이 했고, 공연장의 대표는 밥을 해 주는 데 이어 숙소를 제공하겠다는 등 호의를 베풀기도 했다.

"공연을 시작했을 땐 아무도 없었는데, 한 곡을 마치고 나니 저희보다 더 땀을 흘리며 춤을 추는 사람들이 가득해졌죠. 너무나 열광적인 분위기였고 춤사위를 잊을 수가 없네요. 일정 상 숙소에서 자고 갈 순 없었지만, 그 호의만으로도 정을 느꼈어요." (최민규)

◆ "한국 밴드 해외진출 가능성 충분", "한국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한국'"

로큰롤라디오는 지난해 미국에 이어 프랑스 투어를 진행했다. 국내의 밴드 수요가 크지 않다보니 해외에서 더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이 해외 팀을 맞닥뜨리며 느낀 것은 놀라움과 부러움보다는 한국 아티스트들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팝의 고장에서 왔다고 해서 노래를 잘 부르거나, 흑인이라고 모두 '소울'이 있는 건 아닌 모습"을 보며 "이 정도면 한국 밴드가 겨룰 수 있겠다"고 국내 밴드의 해외진출 성공 가능성을 자신하게 됐다.

"미국의 신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이 어마어마하게 크죠. 큰 신에서 잘 하는 사람이 많이 나오고요. 한국 신은 작은데도 잘 하는 팀이 꾸준히 나온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해외진출을 하면 다 잘 될 거예요.

공연 후 어린 친구들 셋이 와서 밴드 '칵스'에 대해 물어보더라고요. 프랑스에 가서 칵스 얘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죠. 아이돌그룹뿐 아니라 국내 밴드도 생각보다 많이 알려져 있었어요. 몇몇 밴드가 주목받는 흐름이 이어져 신 자체로 확대되는 낙수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대상이 저희라면 더 좋겠고요.(웃음)" (김내현)

"요즘 인디 신은 오리지널리티가 강해졌어요. 과거 10여년 정도는 유행을 좇아가는 추세가 있어서, 무조건 하드코어 아니면 펑크였죠. 지금은 보다 자유로워져 자신의 정체성이 있는 팀이 많아요. 사실 저희 안에서는 그렇게 색깔이 다양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해외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니 한국 밴드들이 굉장히 다양한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김진규)

▲ 로큰롤라디오. 김내현, 김진규, 최민규, 이민우. [사진=뮤직램프 제공]

사실 '케이팝'을 말하며 '한국적인 음악을 한다'거나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표현은 조금 낯간지럽기도 하다. 로큰롤라디오가 말하는 한국적인 음악은 일부러 한국 문화를 접목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색깔이다.

"펑크, 록 등 음악 자체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한 장르인데, 이를 한국어로 노래하는 자체가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봐요. 굳이 국악기 연주를 넣지 않아도 사용 언어가 한국어라는 것 자체에서 한국의 색이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김내현)

"저희는 한국 음악이 아닌 그저 밴드 음악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굉장히 한국적이다'는 말을 많이 듣거든요. 언어에서 오는 느낌인 것 같아요. 저희가 더 유명해진다면 해외 팬들이 한국어를 공부할 때가 오지 않을까요." (김진규)

◆ 현지 프로듀서와 녹음은 새로운 경험, 한국·프랑스 동시발매 계획

이번 프랑스 일정에서는 앨범도 작업했다. '레이디(Lady)'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프랑스 밴드 '모조(Modjo)'의 멤버이자 프로듀서인 로맹 트란샤르와 프로덕션 동료인 그레고리 루이스, 믹싱엔지니어 얀 멤미와 작업했다. 한국에서 보낸 신곡 데모를 들은 프로듀서들이 만족스런 반응을 보여 녹음이 성사됐다.

파리에 처음 생겨 150여년의 역사를 지닌 스튜디오 마흐꺄데에서의 작업은 로큰롤라디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새 EP앨범은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 발매할 계획이다.

"사실 그동안 저희끼리 작업했지, 프로듀서와 함께한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게다가 UK 차트 1위를 했던 해외 아티스트다보니 기대가 컸죠. 작업, 녹음 방식 하나하나가 달랐어요. 무엇보다 공을 들였던 부분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거였죠.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세팅, 조율했어요." (김진규)

▲ 로큰롤라디오는 프랑스 파리 마흐꺄데 스튜디오에서 새 앨범을 작업했다. [사진=뮤직램프 제공]

프로듀서들에게도 한국 팀과의 작업은 처음이었다. 일정이 바쁘다보니 휴일에도 녹음이 이어졌다. 노동시간과 쉬는시간이 철저히 나눠진 유럽인에게는 이례적인 일이라 멤버들이 사과하자 프로듀서들은 손을 내저었다. '도리어 우리가 즐거움을 얻는 작업이다. 연주실력이 너무나 훌륭하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로큰롤라디오는 7월 안산M밸리록페스티벌, 8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페스티벌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9월에는 전국공연을 계획 중에 있다.

▲ 밴드 로큰롤라디오

김진규(코러스, 기타), 김내현(보컬, 기타), 이민우(코러스, 베이스), 최민규(드럼, 퍼커션). 댄서블한 록을 유려한 멜로디와 연주로 구현한다.

2011년 밴드 결성 후 2012년 대한민국라이브 뮤직 콘테스트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CJ문화재단Azit ‘Tune Up’선정, 2013년 EBS 스페이스 공감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 2014년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미국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가을 미국 뉴욕에서 열린 CMJ뮤직마라톤,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컬처콜라이드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LA위클리 등 현지 언론의 호평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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