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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기던 한국영화, 8월 들어 '3-3진용' 파죽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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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기던 한국영화, 8월 들어 '3-3진용' 파죽지세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8.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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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돌파 '암살' 필두로 '베테랑' '협녀'...복병 '앨리스' '미쓰 와이프' '뷰티 인사이드' 가세

[스포츠Q 용원중기자] 올해 상반기에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한국영화가 달라졌다. 8월 극장가에 '3-3진용'을 구축한 한국영화 잔치가 벌어질 조짐이다.

반등의 모멘텀은 7월22일 개봉한 '암살'이 잡았다. 4일 오전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라는 소재가 애국심을 자극한 점, 오락과 액션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주는 점으로 인해 10대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관객 확장성을 보여 천만 영화 등극이 점쳐지고 있다.

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돌풍을 선도할 대작 '암살' '베테랑' '협녀, 칼의 기억'(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5일에는 오락액션 영화의 귀재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 콤비의 범죄 액션영화 '베테랑'이 개봉한다. 언론 및 일반시사 이후 '재미' 면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쌓고 있다.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의 범죄행각을 좇는 광역수사대의 활약상을 그린 '베테랑'은 타이밍 면에서도 적절하다. 재벌들의 추태, 갑을관계에 대한 분노와 공정사회 열망이 비등점을 향해 치솟는 현실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에는 여검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무협사극 '협녀, 칼의 기억'이 베일을 벗는다. 고려 말 무신정권 속 세 검객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대작으로 기존 한국 영화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이라는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벌이는 검술 액션과 탄탄한 연기술이 기대 요인이다.

이들 3편의 영화는 이미 7~8월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서 블록버스터 외화들과 맞붙을 대작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아 왔다. 문제(?)는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중간급 영화들이 특별한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간판을 내거는 로맨틱 코미디 '미쓰 아줌마'와 코믹 잔혹극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일 관객과 만나는 판타지 로맨스 '뷰티 인사이드'는 뚜렷한 색깔과 배우들의 맞춤형 연기로 중무장한 복병들이다.

대작은 아니나 뚜렷한 개성과 완성도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뷰티 인사이드' '미쓰 와이프'(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N포 세대를 위로하는 스토리와 통쾌한 복수극으로 다양성 영화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행복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지만 더 나아지지 않는 수남(이정현)의 잔혹한 현실이 양극화의 한쪽 편에 선 사람들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또한 수남이 방해꾼들에게 당하고만 있지 않는 모습에서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순수와 광기를 넘나드는 여배우 이정현의 열연, 신랄한 세태 풍자와 코믹한 생활형 액션이 관람 포인트다. 독립영화의 요람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제작하고, 안국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미쓰 와이프’는 인생반전 코미디 영화다. 뉴욕 본사 발령을 앞둔 고액 연봉 변호사 연우(엄정화)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눈을 떠보니 애 둘 딸린 구청 공무원 성환(송승헌)의 아내가 돼 전쟁 같은 일상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판타지와 코미디, 후반부엔 누선을 자극하는 휴먼 드라마를 매끄럽게 엮어낸 연출력이 돋보인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내공 깊은 여배우 엄정화의 원맨쇼다.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능란하게 끌어낸다. 어깨에 힘을 뺀 조각미남 송승헌의 변신은 여심을 낚아채기에 부족함이 없다.

'뷰티 인사이드'는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가구 디자이너 우진과 그가 사랑하게 된 여자 이수(한효주)가 선사하는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처음엔 독특한 설정과 최고 배우들의 멀티 캐스팅이 화제였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감성적인 스토리를 비롯해 순도 높은 멜로 감수성, 21명 남녀 배우들이 연기하는 우진 캐릭터 직조술이 기대 이상으로 재밌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뮤직비디오·CF에서 기량을 연마한 백감독의 영상미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7월30일 개봉한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 4일 오전 300만 고지를 밟으며 기염을 토하고 있으나 '암살'의 철벽 수비로 가공할 파괴력을 보이고 있진 못하는 양상이다. 이후 블록버스터로는 10년 만에 리부트되는 히어로 무비 '판타스틱4'(20일 개봉)가 눈에 띌 뿐이다. 그 사이를 수작 한국영화들이 촘촘히 메우고 있어 8월 극장가에 토종의 본격적인 역습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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