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30 11:44 (화)
[이슈Q] 음원 차트 속 맥못추는 가수들...'무한도전 가요제' '쇼미더머니4'가 문제일까?
상태바
[이슈Q] 음원 차트 속 맥못추는 가수들...'무한도전 가요제' '쇼미더머니4'가 문제일까?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5.08.24 0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이은혜 기자] 음원 차트에서 가수들이 사라졌다. 경쟁력 있는 가수들의 이름이 차트 안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방송 직후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음원을 공개했다. 이번 가요제를 통해 공개된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은 23일 오후 11시 기준 엠넷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부터 6위를 모두 선점했다. 일명 ‘음원 줄 세우기’에 성공한 것이다.

▲ '레옹'의 박명수와 아이유. [사진=MBC 무한도전 제공]

매 방송 후 음원을 발표해 온 Mnet ‘쇼미더머니4’의 음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쇼미더머니4’와 관련된 음원은 엠넷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7위, 9위, 11위, 12위, 13위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과 관련된 음원이 음원 차트를 점령하자 상위권에서 ‘경연 프로그램’과 관련되지 않은 음원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만큼 '무한도전 가요제'와 '쇼미더머니4' 무대에 오른 출연진의 수준과 음악성, 곡의 완성도, 화제성 모두가 뛰어났다는 방증이다.

‘무한도전’과 ‘쇼미더머니4’의 음원이 발매된 이후 엠넷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는 이 달 신곡을 발표한 SG워너비, 현아, 소녀시대의 음원만 분투하고 있을 뿐 다른 가수들의 이름을 상위권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비단 엠넷 실시간 차트만의 현상이 아니다. 벅스, 멜론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특히 국내 최대 음원 제공 사이트인 멜론의 경우 23일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1위부터 6위까지는 ‘무한도전’이, 6위부터 9위까지는 ‘쇼미더머니4’ 음원이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10위권에는 SG워너비의 신곡만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음원 차트의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방송 경연 프로그램들의 음원이 음원 차트를 이렇게 점령해도 괜찮은가에 대한 논쟁을 펼치고 있다. 논쟁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인지도가 높고 팬층이 두터운 유명 가수들도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리는 기간을 피해 신곡 발표를 연기하거나 가요제 기간을 피해 빠르게 음원을 발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한도전 가요제'의 음원과 앨범의 수익금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될 예정이어서 당장 출연진에게 이익이 돌아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 [사진=Mnet 쇼미더머니4 제공]

그럼에도 음원 차트와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그들의 경연 음원이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한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방송의 선택을 받은 소수에게 혜택이 집중된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의 막강한 콘텐츠 파워와 자금력이 유형무형으로 음원의 폭발적인 인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수혜자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가수들의 음원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방송에 출연한 가수들은 과거 자신들이 발표했던 음원이 다시 상위권에 오르거나 유명하지 않았던 음원들이 방송을 통해 유명해지며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MBC ‘무한도전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의 경우 출연진인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혁오 밴드의 ‘위잉위잉’ 등 출연진의 음원이 차트에서 ‘역주행’을 하며 현재까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반복되면 국내 가요시장의 왜곡이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메이저 기획사와 스타 제작자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가요시장에 또 다른 막강 파워가 가세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음원 차트의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의문은 꽤 오랜 시간 전부터 있었다. 현재의 문제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정확한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음원 사재기’ 문제, 팬들이 수십개의 아이디를 생성해 음원 차트에 반영되는 스트리밍 횟수를 늘리는 문제 등 공정성과 투명성 저해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시장의 왜곡현상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연 프로그램’의 확대와 음원 발표는 자칫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사회적 영향력이나 자금력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많은 음악인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물론 '무한도전 가요제'와 '쇼미더머니4'의 음원들은 기존의 음악들이 가지지 못한 신선함으로 대중들을 자극시켰다는 점도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와 같이 기존 가수들은 경연 프로그램 음원들이 갖는 화제성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음원과 비교해 자신들의 음원이 가지지 못한 약점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도 있다. 그럼에도 경연 프로그램 곡들의 음원 차트 점령은 국내 가요계에 적잖은 숙제를 제공하고 열린 논의를 요하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