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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며느리' 웃음 속에 담긴 세 며느리 이야기도 주목해주세요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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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며느리' 웃음 속에 담긴 세 며느리 이야기도 주목해주세요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8.25 0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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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아직 시청률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는 성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KBS 월화드라마 ‘별난 며느리’는 확실히 유별난 작품이다. 인기 없는 걸그룹 리더가 종갓집 며느리 체험 예능을 찍는다는 신선한 콘셉트에 실제 예능의 형식을 얹어낸 시도도 유별나지만,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위치와 입장에 처한 세 며느리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 솜씨 또한 매우 유별나다.

24일 방송된 KBS 월화드라마 ‘별난 며느리’ 3화는 지난주 방송된 1화와 2화에 비해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웃음’의 요소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별난 며느리’가 첫 주에 아무리 인기가 없다고 해도 걸그룹 루비의 리더인 오인영(다솜 분)에게 ‘방귀’, ‘거름통에 빠지기’ 등 다양한 굴욕을 선사하며 웃음의 포인트를 잡아냈다면, 24일 방송된 3화는 ‘웃음’보다 서로 다른 처지의 세 며느리의 이야기를 좀 더 중점적으로 풀어내며 숱하게 방송에서 다뤄진 흔하디 흔한 ‘고부갈등’이 아닌 진짜 며느리들의 고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별난 며느리’에 등장하는 며느리는 모두 세 명.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으로 종갓집 며느리 체험에 나선 가짜 며느리 다솜이 첫 번째 며느리라면, 학원강사라는 사회에서의 모습과 종갓집 며느리라는 가정에서의 모습 사이의 괴리감에 좌절을 느끼는 김윤서가 두 번째 며느리이고, 마마보이인 남편과 자신을 싫어하는 시어머니 사이에서 고민하는 손은서가 세 번째 며느리다.

▲ '별난 며느리'에 등장하는 세 명의 며느리. 시어머니 고두심에게 혼나고 긴장하는 다솜, 늦게 들어온다고 혼내는 시어머니 고두심에게 "저도 여태 학원일하고 온 거예요"라고 말하는 김윤서, 시어머니 김보연에게 혼나는 손은서 [사진 = KBS '별난 며느리' 방송화면 캡처]

이 세 명의 며느리가 처한 입장은 모두 다르다. 가짜 며느리인 다솜은 비록 예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종갓집 며느리 체험에 나서고 있지만,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진짜 가족 중 한 명처럼 시어머니 고두심과 가상 남편 류수영의 마음 한 편에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별난 며느리’의 중심축은 바로 가짜 며느리인 다솜이 종갓집 시어머니 고두심과 가상 남편 류수영의 사랑을 쟁취해가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두 번째 ‘별난 며느리’인 김윤서는 어쩌면 지금 이 시대 많은 며느리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회적으로는 학원강사라는 대외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집에서는 집안일은 내팽겨두고 밖으로만 돌아다닌다고 시어머니 고두심에게 구박만 받는 삶. 많은 여성들이 결혼 이후 가정주부로 살아가느냐, 아니면 사회인으로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가느냐를 고민하는 바로 그 문제를 김윤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별난 며느리’인 손은서는 김윤서와 비슷해보이면서도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손은서는 김윤서처럼 시어머니에 의해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마마보이인 남편과 자신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시어머니와의 불편한 관계 속에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윤서가 보여주는 며느리의 모습이 결혼이라는 것이 불러오는 사회적 관계에 대한 고찰이라면, 손은서가 보여주는 며느리의 모습은 결혼이라는 관계로 인해 형성되는 인간과 인간간의 만남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이다.

결국 ‘별난 며느리’는 24일 방송된 3회를 통해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진정한 ‘별난 며느리’가 겉모습부터 행동까지 톡톡 튀는 ‘가짜 며느리’ 다솜만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성의 문제로, 혹은 인간적 관계성의 문제로 고민하는 김윤서와 손은서도 모두 ‘별난 며느리’임을 보여줬다. 가짜 며느리 다솜의 연이은 굴욕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면, 이후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고민을 품은 세 명의 며느리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별난 며느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도 유난히 유별났던 드라마의 시작처럼, 앞으로 보여주는 이 며느리들의 이야기가 기존의 가족드라마처럼 상투적으로 흐르지 않고 제목처럼 ‘별난’ 해결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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