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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로코퀸 황정음, 뽀글머리 추녀 변신…시작부터 로코물의 클리셰를 깨다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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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로코퀸 황정음, 뽀글머리 추녀 변신…시작부터 로코물의 클리셰를 깨다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9.17 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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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지난 주 종영한 '밤을 걷는 선비'의 뒤를 이어 16일부터 새롭게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시작부터 로코퀸 황정음의 파격적인 변신과 함께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하는데 성공했다.

16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어린시절 부잣집 딸에 절세미인으로 소문이 자자했지만 가세도 기울고 나이가 들며 형편없이 역변해버린 혜진(황정음 분)과 어린시절 뚱뚱한 외모로 늘 자신감이 없었지만 어른이 되서 멋있고 근사하게 정변한 혜진의 첫사랑 성준(박서준 분), 그리고 늘씬한 몸매와 미모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흔드는 혜진의 절친 하리(고준희 분)와 털털한 성격에 멋진 외모의 소유자인 잡지 에디터 신혁(최시원 분)까지 네 명의 남녀가 펼치는 술래잡기 같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 '그녀는 예뻤다' 첫 시작부터 너무나 비교되는 외모로 등장한 황정음과 고준희 [사진 = 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

'그녀는 예뻤다'는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호텔 수영장에서 멋진 남성들에 둘러싸여 뜨거운 생일파티를 즐기고 있는 미모의 고준희와 어두컴컴한 술집에서 씩씩하게 서빙을 하고 있는 뽀글머리를 한 촌스러운 황정음. '그녀는 예뻤다'는 시작부터 두 여주인공의 강렬한 대비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이야기 역시 흥미로웠다. 황정음은 첫사랑 박서준에게 만나고 싶다는 메일을 받게 되고 기쁜 마음에 박서준을 만나러 나가지만, 박서준은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황정음을 알아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간다. 어린시절의 미모가 모두 사라지고 완벽하게 역변한 황정음이 그가 짝사랑하던 '혜진'일 것이라고는 차마 상상도 못한 것이다.

황정음은 박서준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그제서야 어린시절의 미모를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역변한 자신의 모습과 초라한 처지를 떠올리고 부끄러워서 몸을 숨긴다. 하지만 이대로 박서준을 돌려보낼 수 없기에 미모의 절친 고준희에게 부탁해 "첫사랑의 추억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즉 고준희에게 자신인 척 연기를 해달라는 것.

고준희는 황정음의 부탁대로 박서준을 만나고, 박서준에게 "내일 영국으로 유학간다"며 그가 더 이상 미련을 가지지 못하도록 못박고 돌아온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은 지나치게 얄궂었다. 황정음이 천신만고 끝에 잡지사 인턴으로 들어갔지만, 바로 그 잡지사의 부편집장으로 박서준이 오게 된 것이다.

▲ 성준(박서준 분)은 어린시절보다 너무나 역변한 혜진(황정음 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고, 혜진은 충격에 빠진다 [사진 = 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

'그녀는 예뻤다'의 핵심은 바로 역변한 자신의 외모를 너무나 멋있게 변한 첫사랑 박서준에게 들키는 것이 부끄러워 정체를 숨겨버린 황정음의 이야기다. 마치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보는 것 같은 이 이야기를 통해 '그녀는 예뻤다'는 시작부터 엉켜버린 네 남녀의 로맨스를 코믹한 웃음터치로 그려낼 것을 예고했고, 더 나아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외모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다룰 것을 선포한다.

'그녀는 예뻤다'는 황정음이 오해로 인해 잡지 '더 모스트'에서 일하게 되고, 결국 '더 모스트'에서 인턴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직전 잠시 거쳐간 관리팀 상사의 입을 통해 '외모에 대한 편견'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 상사는 자신이 강력하게 추천을 해 황정음을 뽑았다며 "요즘 여자애들 틈만 나면 남자친구랑 전화하고 남자친구 만나야 되서 일 못한다고 하고 좋은 대학 나와서 이런 일 못한다고 불만인데, 그런 의미에서 혜진씨는 못 생겨서 남자친구도 없고 지방대 나와서 시키는 일도 마다없이 잘 하고, 내가 이런 직원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며 면전에서 황정음을 모욕한다. 하지만 어쩌랴. 못 생기고 능력 없다 싶으면 대놓고 상대를 무시부터 하려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적이고 추악한 속성 아니겠는가.

'그녀는 예뻤다'는 역변한 외모와 초라한 처지가 부끄러워 자신의 정체까지 숨긴 '미운오리새끼' 황정음이 화려한 백조로 거듭나는 과정을 앞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황정음이 단순히 그녀를 어린시절부터 짝사랑해온 멋진 백마 탄 왕자 박서준에 의해 신분상승되는 그런 수동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힘으로 편견을 극복하고 능력을 인정받는 당찬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낼 것으로 예상된다.

▲ 꿈에 그리던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 혜진(황정음 분)은 적극적으로 시키는 일을 하고 나서지만, 못생긴 여자들이 일을 잘한다고 말하는 직장상사의 말에 허탈함을 느낀다 [사진 = 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

이미 첫 방송에서 황정음은 지방대 출신이라고 무시받지만, 엉겁결에 '더 모스트'에 새로 온 교정 프리랜서로 오해받아 번역과 교정일을 떠맡고 그것을 완벽하게 해내며 '더 모스트'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모습을 보였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신만의 힘으로 첫 관문을 돌파한 것이다.

사실 많은 드라마의 '콩쥐'형 여자주인공들이 자신을 시기하는 '팥쥐'들에게 능력을 선보이며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곤 하지만, 여기에는 대부분 '실장님'이나 '회장님 아들'로 대표되는 주인공을 도와주는 백마 탄 왕자들의 존재가 있었다. 그리고 백마 탄 왕자를 짝사랑하는 잘난 팥쥐들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예뻤다'는 첫 화부터 이런 장르의 클리셰를 조금씩 깨부순다. 황정음은 분명 콩쥐같은 캐릭터지만 황정음의 반대편에 서 있는 고준희는 '팥쥐'가 아닌 황정음의 절친이며, 황정음이 일하는 공간 역시 '실장님'이 좌지우지하는 일반 회사가 아니라 좀 더 트렌디하고 자유로운 잡지사라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황정음은 누군가의 도움보다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성공과 사랑을 쟁취해야만 한다. 부디 '그녀는 예뻤다'가 흔한 로맨틱코미디의 클리셰에 마지막까지 함몰되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황정음처럼 마지막까지 꿋꿋하게 클리셰를 이겨내는 로맨틱코미디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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