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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변호사' 이선균 "법정신 위해 송강호 하정우 연기 참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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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변호사' 이선균 "법정신 위해 송강호 하정우 연기 참고" [인터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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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이상민기자] 배우 이선균(40)이 범죄 액션영화 ‘성난 변호사’(감독 허종호)의 로펌 에이스 변호사로 출격한다.

“이기는 게 곧 정의”라는 신념을 지닌 변호성은 딱 떨어지는 피트의 수트와 스니커즈, 선글라스와 백팩을 맨 채 다닌다. 허세 작렬에 속물근성, 유머와 에너지가 넘친다. 케이스마다 승승장구하던 촉망 받는 변호성이 시체도 증거도 없는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 피의자 변호 의뢰를 맡게 된다. 비상한 두뇌를 이용해 승리를 목전에 둔 순간, 판세가 뒤집히며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다.

 

345만 관객을 동원한 추격 스릴러 ‘끝까지 간다’에서 궁지에 몰린 인물의 절박함과 고군분투를 호소력 있게 표현했던 이선균의 고행이 다시금 시작되는 셈이다. 하지만 훨씬 유쾌하며 유들유들하다.

“해야 될 몫(많은 분량)이 많아 부담이 컸다. ‘끝까지 간다’와는 톤 앤 매너가 다른 것 같다. ‘성난 변호사’가 더욱 대중적이고 오락성이 부각되는 영화인 듯하다.”

‘끝까지 간다’ 성공 이후 들어오는 시나리오와 캐릭터들이 엇비슷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연극원과 영상원)이자 친구 사이인 허종호 감독과는 드라마 ‘커피프린스’를 마친 직후인 2010년, '성난 변호사'가 아닌 다른 영화에서 함께 작업할 계획이었는데 중단돼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 깨끗이 털어냈다.

“‘성난 변호사’는 도전할 여지가 많은 작품이었다. 과거의 경험 탓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빠른 결정을 하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빨리 해서 집중해서 해보자,란 마음이 컸다.”

변호사 역은 처음이었다. 전형적인 법정영화는 아니나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법정장면은 부담이 됐다. 특히 검사와 변호사 역할은 난도 높은 대사처리, 감정의 집중과 긴장의 고조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연기파 배우들이 맡는 게 대부분이다.

 

“쟁쟁한 배우들이 많이 했는데 ‘얘도 해?’라고 비교 당할까봐 부담이 되더라. 그래서 (송)강호 형이나 (하)정우씨의 출연 장면을 주의 깊게, 재밌게 봤다. 그런데 ‘성난 변호사’의 경우 공방이 주된 게 아니니까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법정신이 변호성 캐릭터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 쇼타임 같은 거로 생각됐. 자유로운 모양새로 배심원을 현혹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어떤 말솜씨가 제스처가 필요할지 집중했다. 목사님 설교, 홈쇼핑 호스트, 토크쇼 진행자들을 관찰했다. 듣게 만드는 재주를 지닌 그들의 화술을 연구했다. ‘밀당’과 ‘강약 조절’이 관건이었다. 그들의 템포와 제스처를 접목해 법정 안 변호성에게 날개를 달았다.

요리사, 수의사, 의사, 형사, 변호사 등 ‘사’자 붙은 직업을 연이어 맡아 '전문직 전문 배우'란 소리를 듣고 있다. 이런 직업의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어떤 준비를 할까?

“어떤 옷(역할)을 입을 때 빠른 시간 안에 편해지는 게 중요하다. 배우마다 준비과정과 접근방식이 다른데 내 것처럼 편해지는 게 핵심인 것 같다. 노력을 치열하게 한다고, 대본을 많이 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현장, 감독, 배우가가 붙는 시기가 있는데 연륜이고 시간인 듯하다. 전문직 캐릭터라고 빨리 붙는 건 아니고, 어떤 캐릭터든 배우의 내공이자 여유가 좌우한다. 드라마 ‘파스타’의 셰프 때가 제일 힘들었다. 첫 남주라 부담이 컸고 예민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일사천리로 촬영했던 지하철 도주 장면은 깔끔하면서도 압축적으로 나왔고, 후배 검사 진선미 역 김고은과의 티격태격하는 장면도 귀엽게 찍혔다. 즉흥연기로 촬영한 엔딩장면과 공들인 법정신 역시 만족스럽다.

“법정영화다보니 적법하게 찍어보자,란 생각이 우리를 지배했다.(웃음) 정확히 표준계약에 맞춰 찍은 최초의 영화이지 싶다.”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운 액션장면을 두고는 감독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코미디는 호불호가 있는데 이선균은 싫어하는 편이다. 감독과 주연배우가 친구 사이이기에 발생한 ‘폐단’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보통은 감독님을 처음 뵈면 눈치 보이고 조율기간 필요하다.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한 남녀사이 같다. 그런데 친구 사이면 그런 과정이 필요 없어서 좋다. 충고와 조언을 자주 하고, 의견 충돌이 생겼다가도 바로바로 푼다. 대신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게 단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아~ 변했네’란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또 책임을 지면서 치열하게 부딪혀야 하니까 예민해지기도 한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까지는 서로가 절박해서 후회 없이 작업했다. 하하.”

이야기가 종점에 다다랐을 무렵, 영화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로 흥행 3연타를 친 이선균이 자신에 대해 “기질 상 배우는 아니다”고 밝혔다. 드러내는 걸 싫어하는 천성 탓이다. 하지만 “고마운 건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끊임없이 나를 돌이켜보고, 움직이게 하고, 반성케 할까 싶어 배우하기를 잘했다고 여긴다”는 말로 반전을 꾀했다. 배우인 듯 배우 같지 않은 배우의 개봉(10월8일) 전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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