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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호날두 거절의 이면, 메시와 '비교열세' 우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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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호날두 거절의 이면, 메시와 '비교열세' 우려 때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1.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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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차이나 머니’의 파격 제안을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거절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축구 슈퍼리그의 한 구단이 호날두에게 제시한 연봉은 무려 1억 유로(1261억 원)에 달했다.

호날두는 2일(한국시간) 이집트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자신에게 돈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 호날두가 거절 의사를 표한 이유다.

중국 슈퍼리그는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벤투스 등에서 맹활약했던 카를로스 테베스, 첼시의 오스카도 중국행을 택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명장들까지 영입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슈퍼리그는 여전히 호날두가 거절할 수밖에 없는 부족함이 많은 리그인 것일까. 호날두는 최근 9년간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양분하고 있다. 호날두가 4차례로 5회 수상의 메시보다 한 차례 뒤져있다.

호날두와 메시 중 누가 최고의 축구선수인지에 대한 논란은 세계 축구계에서 논쟁이 되는 주제다. 각종 기록 등을 통해 비교를 하지만 이를 명확히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 면에서 발롱도르는 나름의 기준을 제시해주는 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호날두는 한 번만 더 수상의 영예를 누린다면 메시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흐름은 메시에 뒤처진다. 리그 성적은 레알이 앞서 있지만 득점 부문에서는 메시(12골)가 호날두(10골)에 앞서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메시는 10골로 호날두(2골)를 크게 앞서고 있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발롱도르 2연패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날두가 거절 대신 승낙 사인을 낸다면 어떻게 될까. 메시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무대가 사라지는 것이다. 유럽에 비해 수준이 두세 단계 아래로 평가받는 아시아 무대에 있는 호날두가 메시보다 많은 골을 넣는다고 해도 동일선상에서 평가받기는 어려워진다.

또 기량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질 수 있다. 이른바 국내에서 한 때 논란이 됐던 ‘중국 현지’에 대한 걱정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호날두 거절에 앞서 중국에 먼저 입성한 유명 선수들의 사례를 통해 기량 하락을 짐작해볼 수 있다.

에세키엘 라베치는 지난해 2월 허베이 화샤 싱푸 이적 후 10경기에 나섰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2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 칠레전에도 뛰었다.

그라치아노 펠레는 지난해 7월 산둥 루넝 입성 후 13경기 5골, 이후에도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2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다. 두 선수 모두 중국에서 뛰었다고 기량이 하락했다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하지만 중국 슈퍼리그에서의 활약이 높게 평가받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뎀바 바는 2015년 상하이 선화의 유니폼을 입고 29경기에서 20골을 넣었다. 헐크도 상하이 상강에서 7경기 5골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 진출 이후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기량이 하락세에 있던 선수들도 아니다. 중국 진출 전 각각 베식타스와 제니트에서 정상급 선수로서 활약했다.

여기서 호날두가 거절한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다면 자신의 기량이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과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세계 축구계에서 평가절하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 슈퍼리그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무한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마음을 돌릴 정도의 경쟁력은 갖추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호날두 거절은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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