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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이 갑' 정우람-손승락-윤길현, 타고투저가 부른 FA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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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이 갑' 정우람-손승락-윤길현, 타고투저가 부른 FA 지형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1.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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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평균자책점 10개 구단 모두 4.50 이상, 극심한 타고투저 속 과감한 시장행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계투나 마무리 투수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간판타자나 에이스에 비교하면 늘 뒷전. 매일 대기하며 마음을 졸여서일까. 롱런하는 투수도 드물다. 몸값도 낮다. 그래서 불펜은 힘들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불펜도 특급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현대 야구에서 나날이 비중이 커져가면서, KBO리그의 투수 자원이 턱없이 부족해지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뒤집기 승부가 난무하는 판국이다. 똘똘한 계투가 버티면 우승으로 가는 길이 수월해진다. 불펜을 ‘모셔야’ 하는 시대다.

▲ 정우람(왼쪽)과 손승락. 극심한 타고투서 현상 속에서 특급 불펜들은 시장의 평가를 받으러 이제 망설임 없이 나선다. [사진=스포츠Q DB]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획득한 정우람, 윤길현(이상 SK), 손승락(넥센)이 시장으로 나왔다. 셋 모두 어느 구단이든 군침을 흘릴 만한 좋은 투수들이다. 정우람은 통산 평균자책점이 2.85다. 손승락은 (올해 주춤하긴 했지만) 3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윤길현은 3점대 평균자책점이 확실시 되는 선수다. 이만한 불펜을 찾기가 힘들다.

2015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이 5점대인 팀은 kt 위즈(5.21), 두산 베어스(5.41), 롯데 자이언츠(5.43). 넥센 히어로즈(4.90), 한화 이글스(4.97)도 형편없었다. 그렇다고 불펜 상위 5개 팀이 압도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모든 팀이 4.50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의 벌떼 마운드(전병두, 이승호, 고효준, 송은범, 정대현, 정우람 등)와 두산의 KILL(고창성-임태훈-이재우-이용찬) 라인, 삼성 라이온즈의 왕조를 구축한 안지만-오승환 같은 승리 보증수표는 이제 없다.

외국인 보유 한도가 둘에서 셋으로 늘어나며 에릭 테임즈, 야마이코 나바로 같은 무시무시한 파워히터들이 타선에 배치됐다.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합류로 10구단 144경기 체제가 되면서 투수들의 피로도는 가중됐다. 설상가상 지난해에는 공인구 반발력 문제까지 불거지며 타고투저 현상이 더욱 심해져버렸다.

선수 입장에서 FA는 목돈을 단단히 챙길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더군다나 불펜은 서러웠던 지난날을 보상받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기 딱 좋은 포지션이다. 지난해 안지만이 원 소속팀 삼성과 4년 65억 원에 도장을 찍는 것을 보고선 정우람, 윤길현, 손승락은 ‘1년 후’를 외쳤을 것이다.

불펜이 ‘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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