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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껌' 이동욱도 정려원도 없이 한 회를 모두 과거 이야기로…과감한 편성,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다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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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껌' 이동욱도 정려원도 없이 한 회를 모두 과거 이야기로…과감한 편성,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다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2.0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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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한국 드라마에서 이런 편성을 선보인 사례는 단언코 없었다. '풍선껌'이 아마도 한국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주인공 한 번 등장시키지 않고 방송 한 회를 통째로 과거 이야기에 사용하는 과감한 편성을 선보였다.

30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풍선껌' 11회를 보려고 TV를 켠 시청자들은 아마도 당황했을지 모른다. 두 주인공 김행아(정려원 분)와 박리환(이동욱 분)은 나오지 않고, 김행아와 박리환의 어린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됐기 때문. 그동안 '풍선껌'이 간혹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낸 적이 있긴 했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어린시절의 이야기로 시작한 적은 없었다.

▲ [사진= tvN '풍선껌' 방송 화면 캡처]

하지만 이날 방송된 '풍선껌' 11회는 마지막까지도 두 주인공 정려원과 이동욱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채 한 회 전체를 오롯이 '김행아'와 '박리환'의 어린시절 첫 만남부터 이들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로 채워냈다. 한국 드라마에서 마지막회가 다가오면 과도한 과거회상으로 분량을 채우는 경우는 흔했지만, 드라마 중반부에 이렇게 한 회를 전부 과거회상, 혹은 과거 이야기로 채우는 것은 그 전례가 없던 일이다.

'풍선껌'의 이런 과감한 시도는 박선영(배종옥 분)의 치매로 인해 서로 사랑하는 이동욱과 정려원이 헤어지게 된 상황에서, 정려원과 이동욱, 그리고 이들의 부모님인 박철민과 배종옥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동안 '풍선껌'에서 단편적으로 이들의 과거모습이 짧게 등장한 적은 있지만, 이날 방송에서 보여진 과거모습은 단편적인 이야기의 조합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한 회 분량을 작정하고 만든 제대로 된 과거 이야기였다.

'풍선껌' 11회에서는 그동안 대사나 짧은 과거 회상을 통해 보여준 단편적인 정보들을 제대로 보여준다. 홀로 이동욱을 키우던 배종옥이 "그 날 너무 좋았다고"라고 표현하던 박철민에게 프로포즈를 받던 날, 그리고 박리환이 중학생 시절 배종옥이 자살을 하려 했던 사건과 배종옥이 '김행아'를 "못 키우겠으면 버리면 된다"라고 말했던 사건들이 이날 방송에서 모두 제대로 된 이야기와 함께 등장했다.

특히 '풍선껌' 11회가 만들어낸 가장 큰 효과는 그동안 주어진 정보만으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정려원을 반대하는 배종옥의 심리를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이었다. 배종옥은 아이들이 다 자라면 박철민과 결혼을 하기로 약속을 했지만, 박철민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그렇게 다시 홀로 남아버린 배종옥에게 '김행아'의 얼굴을 보는 그 자체가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 [사진= tvN '풍선껌' 방송 화면 캡처]

결국 '풍선껌'은 11회의 과감한 과거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정려원과 이동욱, 그리고 배종옥의 관계에 대해 한층 깊이 있는 진심을 더할 수 있게 됐다. 남녀의 사랑보다 어쩌면 더욱 중요할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마음을 여는 것, 그리고 '풍선껌'은 이날 방송을 통해 배종옥의 마음을 열 수 있는 힌트를 시청자들에게 제시한 것이다.

tvN 월화드라마 '풍선껌'은 어렸을 때부터 가족같이 지내던 두 남녀 박리환(이동욱 분)과 김행아(정려원 분)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천진 낭만 로맨스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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