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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만나고 싶다면 이태원 숯불고기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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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만나고 싶다면 이태원 숯불고기 집으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2.08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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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밖 사생활 공개, 평소에는 다정다감 할아버지…가정에서는 애처가 면모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은 참 다정다감해요. 언젠가 대한축구협회 지원 스태프와 회식을 하는데 임원진과 헤어진 뒤 따로 연락해서 직원들과 2차를 가질 정도라니까요."

이재철 대한축구협회 홍보부 과장이 슈틸리케 감독의 자상함이 드러나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를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보는 모습만 공개됐을 뿐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생활 14개월을 맞아 자신의 축구장 밖 인생을 공개했다. 늘 엄격하기만 할 것 같은 슈틸리케 감독은 소탈하고 다정다감한 할아버지와 같은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가진 취재진과 송년 간담회에서 14개월 동안 한국에서 지냈던 자신의 생활과 가족 관계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드러내지 않았던 슈틸리케 감독의 아내와 아들, 딸에 대해서도 밝혔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문화에 완전히 적응한 듯 했다. 독일 출신이지만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로 활약했고 스위스와 카타르, 코트디부아르 등 여러 외국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그만큼 외국 생활에 적응하는 법을 잘 알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연히 처음에 음식 적응하는 것은 어려웠다. 지금은 김치까지도 가리지 않고 먹지만 처음에는 파주에서도 외국인 코칭스태프를 위한 특별한 음식을 준비해줬다"며 "그러나 일주일 정도만 특식을 먹었고 지금은 선수들과 똑같은 식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으로서 타국에서 생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에 있는 사람들에 내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적응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국 생활을 많이 해봐서 그런지 한국 생활에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음식 가운데 숯불구이를 가장 좋아했다. '한우 마니아'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어디를 가나 고기집이 있고 모두 맛이 좋다. 한우가 워낙 맛있기 때문에 잘 먹는다"며 "사실 메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먹느냐, 무엇과 곁들여 먹느냐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맥주 또는 와인을 곁들이면 가장 맛있는 식사"라고 즐거워했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이태원은 지리적으로 집에서 가까운데다 셔틀버스만 타면 한번에 갈 수 있어 자주 가는 편이다. 게다가 좋은 식당과 음식이 있고 술집도 있다"며 "칼로리가 높은 식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는 주로 피트니스 운동을 하거나 강아지 산책을 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역시 슈틸리케 감독은 천상 축구인이다. 축구 경기를 보러다니지 않으면 집에서 늘 보는 것은 역시 축구 영상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독일 분데스리가 등 방송을 통해 중계해주는 경기 외에도 자신이 계약을 맺고 있는 축구 영상업체로부터 전세계 경기를 모두 돌려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집에 있는 방 하나를 사무실처럼 꾸며놨는데 평소 시간이 남으면 여기에 틀어박혀서 경기 영상을 계속 돌려본다. 요즘도 마찬가지"라며 "이 때문에 아내가 '대체 당신의 시즌은 언제 끝나는거냐'고 타박을 주곤 한다"고 빙그레 웃어보였다.

만약 슈틸리케 감독과 우연을 가장해(?) 만나고 싶다면 축구 경기가 없는 오후나 저녁에 이태원에 있는 숯불고기 집이나 분위기 있는 바를 찾아보면 될 것 같다. 어쩌면 그 곳에서 맛있게 한우를 구워먹거나 맥주 또는 와인 한 잔을 기울이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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