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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의 마지막을 빛낸 두 남자, 최용수와 슈틸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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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의 마지막을 빛낸 두 남자, 최용수와 슈틸리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2.01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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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풀백 베스트 11·포토제닉상 2관왕…"축구를 그만두는 날까지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최용수·슈틸리케 감독 덕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자신의 현역 생활을 화려하게 마감한 차두리(FC 서울)가 최용수 서울 감독과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자신이 행복한 축구 선수로서 끝까지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최용수 감독과 슈틸리케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차두리는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 클래식 베스트 11 오른쪽 수비수 부문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사진기자협회가 선정한 포토제닉상에서도 올스타전 당시 후배들의 헹가래를 받는 사진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아 2관왕이 됐다.

차두리는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상복이 터졌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차두리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오른쪽 수비수 부문 베스트 11에 뽑힌 뒤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날 최우수선수(MVP)상은 차두리, 감독상은 최강희 감독, 영플레이어상은 이재성이 받으면서 전북 현대의 상 잔치가 이어졌지만 차두리도 이에 못지 않게 빛났다. 그러나 차두리는 오늘의 자신이 있었던 것은 최용수 감독과 슈틸리케 감독의 덕분이라고 자신을 한껏 낮췄다.

차두리와 최용수 감독의 인연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록 대학은 연세대(최용수 감독)와 고려대(차두리)로 출신이 달랐고 나이차도 9년이나 났지만 최 감독은 차두리에게 살갑게 대했다. 당시 인연은 10년 뒤에도 이어져 최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생활을 마감하고 현역에서 은퇴하려는 차두리의 마음을 잡아줬다. 그리고 서울로 데려와 K리그에서 마지막 황혼을 불태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때문인지 차두리는 최용수 감독을 사석에서 '형'이라고 부르며 편하게 대했고 최 감독 역시 차두리를 친동생처럼 보살폈다. 차두리가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하려고 했을 때 마지막 1년을 함께 더 하자고 다시 마음을 잡아준 것도 최용수 감독이었다. 차두리는 '용수 형'의 조언을 듣고 1년만 더 현역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웠다.

차두리는 "당시 최 감독님의 말씀을 듣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대표팀에서 다시 뛸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평소에 말해왔다.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 지난해 대표팀에 취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에게 오른쪽 풀백을 맡기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이겼다면 차두리가 행복하게 은퇴식을 치를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하자 뉴질랜드와 친선 경기에서 한 번 더 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전반에 주장 완장을 채워 내보낸 뒤 하프타임에 대표팀 은퇴식을 치를 수 있도록 해줬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차두리(왼쪽)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K리그 대상 시상식을 마친 뒤 이동국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차두리는 "축구를 그만두는 날까지 인정을 받을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최용수 감독님과 슈틸리케 감독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제 용수형이라고 편하게 말하겠다. 또 슈틸리케 감독님은 대표팀에서 다시 기회를 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차두리는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차두리는 포토제닉상을 받으면서 "내가 헹가래를 받았지만 후배들이 아래에서 해줬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포토제닉상의 주인공은 내가 됐지만 결국 후배들이 있었기에 된 것이다. 영광을 후배들에게 돌린다"고 밝혔다.

이제 선수 차두리의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다. 차두리는 조만간 독일로 건너가 지도자 자격증에 대해 알아볼 계획이다. 최용수 감독과 슈틸리케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며 인생 1막을 마감한 차두리의 2막은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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